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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만대 리콜 부담됐나…LG전자, 건조기 '콘덴서'만 무상보증

소비자 모임 "본질 무시한 대처" vs LG電 "악취 등은 일반화 어려운 극히 일부 사례"

임재덕 기자 | ljd@newsprime.co.kr | 2019.07.09 15:40:03

[프라임경제] LG전자(066570)가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의 '콘덴서'를 앞으로 10년간 무상보증하기로 했다.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먼지 쌓임' 현상이 발견된 데 따른 소비자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본질을 무시한 눈 가리고 아웅 식 대처"라며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기 전까지 소비자보호원 신고와 같은 단체행동을 불사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LG 히트펌프 건조기 개념 설명 이미지. 소비자들은 빨간 테두리의 콘덴서 자동건조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다양한 결함이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LG전자는 이날 파란 테두리의 콘덴서만 무상보증 대상에 포함하면서 이번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LG전자


◆격화된 여론에…LG電 "콘덴서 10년간 무상보증"

LG전자는 9일 의류건조기 자동세척 콘덴서(응축기)에 대해 '10년 무상보증'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문제가 격화한 지 약 닷새 만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 의류건조기는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옷감을 건조해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며 "그런데도 최근 일부 고객들이 우려하는 상황에 대해 고객의 입장에서 고민한 결과보다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세척 콘덴서에 대한 10년 무상보증 서비스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증 기간 내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이 LG전자 서비스에 연락하면 서비스 엔지니어가 방문해 제품 상태를 점검한 후 경우에 따라 적절한 서비스를 무상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의 이 같은 결단은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를 최소화하기 위한 결과다.

앞서 프라임경제는 지난 4일 '[단독] "먼지·악취로 범벅"…LG전자, 건조기 '자동세척' 결함 논란'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해당 문제를 처음 제기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자신의 의류건조기 내부 콘덴서를 촬영한 사진.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이 탑재됐음에도 외관에 먼지가 절반 이상을 뒤덮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프라임경제


본지는 이 보도에서 LG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의류건조기 고객들의 말을 빌려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먼지를 제대로 씻어내지 못한 탓에 콘덴서는 먼지범벅이 되고 응축수와 만나 찌든때처럼 눌어붙는 치명적 결함이 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콘덴서를 씻어내기 위해 상시 고여 있는 응축수가 썩어 악취를 유발한다"고도 지적했다.

본지 보도 후 실사용자들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은 격화됐고, 이 같은 피해를 주장하는 고객들이 모여 만든 네이버 밴드(밴드명 엘지건조기 자동콘덴서 문제점)에는 개설 열흘 만인 이날 오전 기준으로 가입자만 1만7800여명, 인증 사진과 영상만 2700여건을 넘어섰다.

◆문제는 그게 아닌데…140만대 전면 리콜 부담됐나?

LG전자의 '콘덴서 10년 무상보증' 발표에, 소비자들은 '눈 가리고 아웅' 식 대처라며 반발하고 있다. 진짜 문제는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인데, 콘덴서만 무상점검해주는 수준에서 갈음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엘지건조기 자동콘덴서 문제점 네이버 밴드 리더인 강 모씨는 "우리는 콘덴서만이 아닌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란다"며 "콘덴서 무상보증이 자동세척 기능을 잃어버린 콘덴서 먼지 쌓임 현상과 그 아래 고인 응축수의 악취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이 제시되지 않는 한 우리는 불매운동을 비롯해 소비자보호원 신고와 같은 집단행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도 소비자들의 주장과 유사한 분석이 나온다.

LG전자 건조기 분해사진. 콘덴서를 들어내자 바닥에 물과 먼지가 만나 응고된 액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소비자들은 이 액체가 악취를 유발하는 데다 배수 펌프를 막아 기기의 성능상 문제를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네이버 카페

콘덴서 자동세척은 건조할 때마다 3개의 물살(응축수)로 콘덴서의 먼지를 씻어주는 LG 의류건조기 만의 차별화 기능이다. 건조시 발생한 응축수를 콘덴서 하단에 모은 뒤 일정량(1.3ℓ)이 채워지면 콘덴서를 세척한 후 펌프를 통해 배출한다.

그런데, 소량건조·이불털기 등 물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 동작을 주로 할 경우 △콘덴서 외관의 먼지를 제대로 제거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응축수를 모으는 과정에서 일부가 응고(물+먼지)돼 악취가 발생하고 △이 응고된 액체가 배출되면서 펌프(배관)를 막아 기기 결함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전언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펌프가 막히면 건조기의 센서는 물통이 가득 찼다고 판단해 동작을 멈춘다"며 "건조기 사용 시 물통이 텅텅 비었음에도 '물비움 에러'가 뜨는 건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 구조상 콘덴서 무상보증 만으로는 이 같은 문제들을 영구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LG전자는 보다 본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LG전자도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인지는 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수일 전부터 무상점검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응축수 레벨을 낮춰 물이 조금만 모여도 자동세척 기능이 동작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 △배수 펌프 교체 등 세척 성능 개선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콘덴서 이슈 외 고객들이 주장하는 사례는 극히 일부"라며 "만약 이에 그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면, 한건 한건(케이스 바이 케이스) 상황에 맞춰 점검해야 할 문제"고 해명했다.

한편, LG전자가 최근 수리기사들에게 배포한 '콘덴서 먼지 응대 시나리오' 비공개 문서를 보면, 이번에 문제 된 히트펌프식(모델명 RH**) 건조기는 총 140여만대(9㎏ 3년간 87만대·14/16㎏ 1년간 54만대)가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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