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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사대 논평' 말고 '부산다운 글' 내놔라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9.07.26 15:37:25

[프라임경제] 일본의 경제적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불산 등 핵심소재 수출길을 옥죄면 한국의 경제활동에 목줄을 누를 수 있다는 잔인하고 얄팍한 판단에 우리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에 우리 국민들은 자발적인 불매운동을 펼치기에 이르렀다. 한국인들만의 감정적 반응이 아니다. 블룸버그 등 유력 외국언론도 이 일본의 행각에 세계무역 질서와 협업 체계를 모두 붕괴시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짚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당수 국민들이 느끼는 바와 달리 사태를 분석하고 방향을 논의하는 유력 정당이 있다면 그건 감각에 문제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잘못된 행동을 어떤 기정사실처럼 한 수 접어주는 듯, 어찌 보면 일본의 행동을 그럴 수도 있는 일인 것처럼 옹호하는 듯까지도 보이는 논평이라면 공당으로서의 자격이 의심스럽다 할 것이다. 그런 논평이 공당인 자유한국당 일각에서 나와 친일정당이라는 국민적 여론이 비등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25일 자유한국당 부산시당은 일본에 특사를 파견해 한일정상회담을 서둘러야 한다는 결론의 수석대변인발 공식논평을 내놨다.

이 논평으로 인해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될 것으로 걱정되는 이유는 이렇다.

논평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부당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으며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라고 말하면서도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로 촉발된 한일간의 정치·외교문제를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경제전쟁으로까지 확대시키고 위기상황으로 몰아간 것은 정부의 안이한 현실인식과 무능의 결과"라며 양국간 갈등의 원인과 책임을 전적으로 우리 정부에게 묻고 있다.

그러면서 "그래도 이러한 정부를 믿고 자발적인 불매운동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 한없이 경이롭고 존경스러울 뿐"이라며 긍정인지 부정인지 알 듯 모를 듯 모호한 발언도 곁들였다.

이어 "한미일 3각 공조체제의 회복만이 당면한 위기 상황을 가장 빨리 해결할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하라"고 주문하고, "한일 정상회담이 시급하다"며 서둘러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요약하면, 수출규제는 우리정부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니 먼저 손을 내밀라는 의미로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이 경우 칼자루를 손에 쥔 아베 총리의 한국행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나? 결국 정상회담이든 특사 파견이든 실제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외교적 굴욕을 감수해서라도 직접 알현해 머리를 조아리든가 무릎을 꿇든지 해서 해결을 보라는 충고로 읽힌다.

그 위의 표현과 상황 분석들은 그것 아니면 답이 없다고 문제를 심각하게 받들이기 위한 화려한 글재주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일본말로 문제를 일으킨 자가 오사마리(마무리)를 짓고 오라는 뜻이 한국당 부산시당 논평의 기본틀이라면 그건 정말 큰 문제다. 맞다, 저지른 자가 문제를 책임지고 푸는 결자해지가 왜 문제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위에서 이미 말했듯, 지금 갈등의 원인과 책임을 누구에게 두는지부터 단추를 잘못 꿰고 있는 게 한국당 부산시당 논평의 문제다.

모양새가 마치 조선시대 기본 외교전략이던 사대주의의 망령을 재소환 하는 형국이다.

작고 약한 나라가 크고 강한 나라를 섬기고 그에 의지해 자기 나라의 존립을 유지하려는 입장이나 태도는 현대 국제외교에서는 용납되지 않는다. 실질적인 국력이 강한 나라에 말의 힘이 더 실리고 협상력이 기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나, 그걸 일종의 세계질서인 것처럼 기준으로 삼고, 잘못하지 않은 일조차 우리 문제인 양 접고 들어가면서 굽히는 새로운 사대외교를 하는 나라는 지금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이런 와중에 일본마저 사대의 반열에 올려 예를 갖추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주장이 자유한국당 부산시당에서 왜 나오고 있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발언도 일종의 우국충정에서 나왔으리라 믿고 싶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그 논리와 흐름이 잘못됐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내친 김에 이 당의 중앙당 고위 관계자들 행각에 대해서도 함께 곱씹어 보자.

앞서 일본 정부의 제재 발표가 있자 한국당 투톱인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한국당내 여러 의원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일본정부와 궤를 같이 하는 톤으로 우리정부를 향해 집중포화를 퍼부어 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친일당, 자민당과 연립정당'이라며 비웃고 한국당을 일본 아베정권과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내심이야 그렇지 않겠으나, 이들의 발언에 대해 일본 극우성향정치인들이 내뱉는 발언과 상당부분 일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우려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임을 명심해야 한다.

자유한국당 부산시당에 바란다. 부산은 일본과 연관성이 큰 무역도시이자 항구도시다. 그런 부산에서 문제가 많은 중앙당의 시각을 되풀이하는 내놓으나마나한 논평을 답습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런 중앙당의 문제점에 오히려 일정한 자정 작용을 하는 건강한 제3의 시각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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