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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농업·농촌에 대한 시각과 정책 패러다임 바꾸자

 

김병국 前 서충주농협 조합장 | press@newsprime.co.kr | 2019.09.17 13:30:54

[프라임경제] 우리나라의 농업․농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 정부의 공약과 농업정책에서도 많은 과제들이 제시되고 있으며, 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도 많이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나열식 과제 수행으로 인해 지속적이고 충분한 농업 투자가 이루어지기 어려워 정책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우리의 농업․농촌이 10년 나아가 20년 뒤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고, 이를 위한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뚜렷하지 않은 것 같다.

방대한 농업정책을 모두 다룰 수는 없지만, 현 단계에서 시급한 정책적 과제들을 크게 ▲농업생산·유통의 안정화 ▲농가소득 보전 ▲농촌공동화 방지 등 3가지로 압축해 살펴보면서 농업·농촌을 바라보는 시각과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농업 생산과 유통을 효율화하기 위해 그동안 정부는 생산기술 보급과 농산물 유통시설에 많은 자원을 투자해왔으나, 이로 인한 실익은 농업인보다 소비자나 유통기업이 많이 향유한 것 같다. 이러한 투자가 개방시대에 오히려 농산물 과잉생산과 농업인 간 경쟁을 유발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설지원도 중요하지만, 농산물 수급과 시장 출하를 조절할 수 있는 정책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시대에는 농산물 수급과 관련된 정보의 생산과 분산이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인터넷, GPS,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사회에서 생산․출하 예측시스템과 전국단위의 품목별 생산․유통 지도를 만들어 생산과 출하의 집중을 방지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나아가 국가별 식품소비 정보를 분석해 전략적인 수출품목과 농가를 육성하고 수출지향적인 생산을 확대해 국내 농산물 과잉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농가소득 보전을 위해 정부는 직접지불제, 재해보험, 농외소득정책, 농촌관광, 6차산업 육성 등 다양한 정책을 수행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농간 소득격차는 더욱 확대돼 왔고, 농가소득에서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산업구조 변화로 인해 농가구조가 급변함에 따라 농민층도 다양한 계층으로 분해되고 있다. 일례로, 농업생산에서도 20~30%의 농가가 유통농산물의 70~80%를 담당하는 '파레토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다. 이는 소득정책도 농가구조의 변화에 맞춰 목표와 방향이 재정립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농업소득정책의 대상은 20~30%의 농가이며, 대부분의 농가는 농외소득과 복지정책의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즉, 농가의 연령, 농업생산 참여 정도, 소득수준 등에 따라 소득보전 정책의 대상과 목표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농가인구의 급감과 노령화 진전으로 우리 농촌은 활력을 잃고 있으며, 머지않아 지역사회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지역사회가 붕괴된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국토보전, 자연환경 유지, 생활SOC 투자 등에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도 귀농·귀촌정책, 마을정비 사업, 농촌생활 여건 개선사업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그 효과는 크지 않아 보인다. 이는 근본적으로 미래의 농촌에 대한 청사진이 없기 때문이다. 농촌에 사람이 살고 지역사회의 공동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도시 수준에 비견되는 선진적인 주거 공간과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일자리가 마련돼야 한다.

농촌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마을개선 사업과 같은 소극적인 주거정책보다 도시처럼 주거 공간을 압축적으로 개발하고 소득산업을 창출해 젊은 세대와 도시 인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농업정책이 필요하다. 

실효성 있는 정책 개발을 위해서는 농업․ 농촌 문제라는 협소한 틀을 벗어나 4차 산업혁명과 고령화 경제가 안고 있는 과제를 해결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농업·농촌은 소득 양극화, 주거 및 노후복지,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 현안을 해소하는데 좋은 소재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 산업화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줄일 것이며, 농업에서도 스마트농업이 주도하는 혁신이 일어나고 있어 전통 농업이 부가가치 산업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농업․농촌의 미래를 조망해야만 혁신적인 정책이 나 올 수 있다고 본다.

미래 농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농업이 높은 지대와 노동력에 의존하는 저부가가치산업이며, 농촌은 노인들만 거주하는 낙후된 지역이라는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스마트농업이 확산되면 개별 농가단위에서 효율성을 담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농민들이 출자하여 생산조합 또는 농기업을 조직하거나, 그들이 출자한 농협에서 농작업과 생산을 담당할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면 많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도시생활 수준의 농촌형 뉴타운 조성으로 농촌이 활력을 찾게 될 것이다. 아울러 노령화시대에는 휴양, 힐링산업, 농촌관광 등 도농교류촉진 사업이 농촌을 중심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농업․농촌의 비전과 국민경제를 연결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농정에 있어서도 농업․농촌의 문제를 농림축산식품부의 문제로 국한하기보다는 모든 부처가 국민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농업․농촌을 바라보길 바란다.

따라서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농업․농촌의 청사진을 디자인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정비와 농업투자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병국 前 서충주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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