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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노무현 '삼성사랑' 계승? 문빠들의 이종걸·박용진 공천셈법 촉각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0.02.27 14:29:35

[프라임경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진보적 색채를 가진 정치인으로 평가되지만, 의외로 많은 우파적 정책들을 펼쳤다는 평가도 듣습니다. 집권 기간 중 노동계와 냉랭하기도 했고, "좌측 깜빡이 넣고 우회전을 했다"는 해석도 뒤따랐습니다. 

이와 관련, 그가 당선인 시절 삼성 측의 정보와 의견에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일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국정 어젠다를 짜는 시각을 삼성의 씽크탱크에서 얻었기 때문이라는 얘기지요.

이런 그의 삼성사랑에 영향을 받아서일까요?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일어난 외형상 '발등을 찍는(?) 상황'도 속살을 보면 의외로 이해할 만하다는 반대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 등 재벌 개혁을 지향하고 경제 민주화를 꾀하는 것으로 옛 열린우리당 그리고 현재의 여당인 민주당의 정치 지향점을 많이들 생각하고 있는데요. 이른바 노빠들 그리고 이들의 사고 맥락과 인원풀을 거의 대부분 계승, 확대단련한 문빠들의 경우도 꼭 삼성을 죽을 정도로 때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의 공천 탈락 소식을 이런 재벌관과 경제관에서 바라보면 흥미로운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인데요. 물론 당내 경선이 민주적으로 이뤄지면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옳고, 그 과정에서 언제고 신인이 급부상할 수 있는 드라마틱한 상황은 항상 열려 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또 비단 민주당 공천에 의견과 성원을 보낼 수 있는 당원들이 모두 문빠라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시사점은 있다는 것인데요.

이 의원은 독립운동가의 후손이자 여러 소신 법안들로 이름을 날려온 거물 정치인입니다. 그런 한편 그는 안티삼성으로도 이름이 높지요. 삼성생명(032830)과 삼성전자(005930)의 지분 관계, 즉 이건희 일가의 지배력 약화를 꾀하는 보험업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죠. 19대에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자 이번 20대 국회에서도 다시 불을 당겼습니다. 그러니 그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단연 지칠 줄 모르는 정치력과 안티삼성을 꼽는 게 당연하긴 합니다.

그런데, 삼성에서 불편해 할만한 그가 이제 21대 국회에선 등원하지 못하게 될 처지가 된 것이니, 이런 결론을 빚은 당 내부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죠.

이 의원은 사실 비주류이면서도, 일명 문빠들을 돕느라 상당히 신경을 썼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각종 논란과 조 전 장관 일가를 옹호하는 문빠들을 강하게 성토하자, 이 의원은 진 전 교수를 향해 "지적퇴행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죠.

그런 이 의원의 행보에 보수정치인 정원석 전 여의도연구원 차세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은 "패악질에 아부하는 정치자영업의 모습을 보게 되어 서글프다"면서 문빠들을 돕는 듯한 발언을 한 이 의원에게 쓴소리를 날리기도 했구요. 이 의원을 이익을 위해서 상도덕을 버린 자영업자쯤으로 묘사한 것이라 충격적이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문빠와의 우호적 관계에도 나름 신경(?)썼지만 결국 그는 도전자 강득구 전 경기도 협치부지사에게 고배를 들었습니다. 강 전 부지사는 경기도의원을 역임한 인물로, 그의 후원회장에 문재인 대통령의 손아래 동서인 김한수 배재대학교 산학부총장이 나서 준 것이 결국 이 의원 입장에선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문빠들로서는 자신들에게 우호적이고 삼성 개혁에 적임자인 인물보다는, 대통령 일가의 신호가 가리키는 인물을 더 확실한 내 편으로 택하고 공천에서도 이런 현상이 입김 격으로 작용했다는 풀이가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또다른 삼성 저격수 박용진 민주당 의원 처지에도 관심이 모아지는데요.

박 의원의 사정은 더 좋지 않습니다. 그와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앞서 언급한 조 전 장관 의혹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가 문자 폭탄 수천건에 시달렸다죠.

박 의원은 '삼성 청부입법' 논란을 빚을 정도로 기업계 입장에 치우친 산업안전법 시스템을 곧 다시 뜯어 고치겠다고 24일 동료 정치인들과 함께 공식 발언을 할 정도로 강성 인물입니다. 삼성바이오 이슈와 관련해서도 발언한 바 있어, 삼성 견제파로 분류되지요.

그런 그 역시 공천 앞에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당에서 그의 강북을 지역구에 추가공모를 받겠다고 선언한 건데요. 현역 단수공천은 못 주겠고, 경선을 붙여보자는 뜻이라고밖엔 안 읽히는데 결국 일정한 견제구라고 할 수 있겠죠.

결국 민주당 내부에서 특히 현 정권의 방패이자 당 지지층 근간을 이루는 문빠들의 심기에는 이들이 적합치 않은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더욱이, 삼성 견제와 경제 민주화 시스템을 까는 중요한 두뇌 역할과 담대한 용기보다 더 중요한 걸 계파 충성심이나 이익 문제로 보는 게 아닌지 의구심을 표하는 시각까지도 존재합니다.

삼성을 너무 열심히 곧이곧대로 때리지 말고 적당히 활용하자는 게 문빠들의 컨센서스(정치적 이해 공감대)가 아닌지도 생각해 볼 대목이라는 소리도 그래서 마냥 허투루 들리지 않네요.

문재인 정부의 검찰과 재벌 개혁 흐름의 결을 보면 그런 의심이 짙어지는데요.

검찰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이 통과됨으로써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수사와 기소 가능성에서 검찰이 사실상 우위를 잃었고, 공수처의 수사 방향과 계속 여부 판단에 좌우되는 구도가 형성됐죠.

형사소송법 개정도 단행돼 검사들은 이제 수사의 최고 지휘권자라는 위치도 잃게 될 모양입니다. 여기에 시행령 수정 작업을 통한 힘빼기 작업도 이뤄지고요. 직접 수사부서를 대폭 축소하는 검찰 직제개편안도 국무회의에서 통과되는 등 의회와 정부 내부 양면에서 검찰 권한 조정이 들어갔죠.

특히 근자에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의미심장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개편으로 인권과 민생을 중심으로 한 조직으로 검찰이 거듭날 것이라는 원론적 평가가 우선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대형 경제 사건을 다뤄온 제도 전반이 너무 경솔하거나 편파적으로 바뀌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기도 합니다.

통과된 직제개편안을 보면,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 4개를 2개로 축소하고, 2개는 형사부 1개, 공판부 1개로 바꾸게 되는데요. 반부패수사3부의 경우 경제범죄형사부로 바뀌며, 반부패수사4부는 공판부로 전환합니다.

여기서 다시 요점을 추리면, 반부패수사 1~4부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게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이죠.

그런데 이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우선 대기업 일명 재벌에 대한 견제 가능성 자체가 약화된다고 볼 여지가 생기죠.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닐 수 있습니다. 속은 다르다는 풀이가 가능한 거죠. 검찰의 특수수사 역량을 대거 제거하는 게 문재인 정부 검찰 개혁의 요체지만, 공정거래조사부는 여전히 남겨 배경에 의문이 남습니다. 일부에서 재벌 수사 역량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건 지나치게 순진한 시각이라는 얘기죠.

공정거래조사부의 역할론 때문인데요. 공정거래조사부는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대림산업과 효성그룹 등의 최상층(오너일가)를 겨냥, 기소한 바 있습니다.

삼성 때리기에 너무 몰입하는 정치인들이 문빠의 호평을 못 얻는다는 해석이 최근 대두돼 흥미롭다. 사진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갇혔다 풀려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연합뉴스

즉, 검찰 조직을 구조조정해도 대기업 수사는 계속 잡고 있겠다는 게 청와대의 의지 아닌지요? 구 특수부 대거 정비, 공정거래조사부 남기기라는 구도로 나타난 것이라는 요약이 전혀 불가능하지만은 않습니다. 

문재인 정권이 언제든 대규모 기업 수사를 시작할 수 있다는 '아직 칼집에 들어있어 무서운 칼'을 여전히 갖고 있는 자체가 부담이라는 해석이 뒤따릅니다.

삼성을 완전히 개혁하기 보다는 이빨만 적당히 빼자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적당히 어르고 활용해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약한 부분인 경제 살리기나 각종 해법 제시에 우군으로 끌고 다니는 정도에 만족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죠.

정말 그렇다고 한다면, 눈치없이 삼성 치명상 입히기에 골몰해 온 이종걸-박용진 두 정치인의 현재 고난 상황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들을 바라보는 복잡한 시각이 앞으로 한동안 여의도 정가는 물론 산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니, 정치는 생물이자 경제와 문화 등을 모두 지배하는 모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삼성 때리기 하는 정치인을 백안시하는 문빠라니요, 아 이런 세력이 실존한다면 이건 정말 신선한 충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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