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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월호 텐트 음란 논란' 후보제명 옳은가?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0.04.08 18:53:11

[프라임경제] 총선에서 부천시병 지역구가 큰 파장에 말려들게 됐다. 미래통합당이 차명진 부천시병 후보를 제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당의 제명 처리가 이뤄지면 출마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제명 이유가 완전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일명 막말 논란인데 읍참마속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비례의 원칙에도 어긋난게 아닌가 우려되는 대목이 있기 때문이다. 

차씨가 이번에 제명(즉 출마 불가능)이라는 무거운 징계를 받은 것은 그가 OBS에서 녹화방송한 부천시병 후보자들 사이의 토론회에서 '세월호 추모 텐트 속 음란행위 논란'을 거론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과거부터도 세월호 사건과 악연이 있다. 유가족들이 이 사건을 지나치게 우려먹는다는 식으로 언급했다. 

구분을 위해 먼저 내놨던 이 말을 '세월호 막말'이라고 구분해 부르도록 하자. 이번에 차씨가 또 세월호 이슈에 말려들었다는 것 자체를 탐탁치 않아 할 이들이 적지 않을 것도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세월호 막말'과 달리 이번 '세월호 추모 텐트 속 음란행위 논란'은 결이 다르다. 차씨는 모 인터넷언론 기사를 거론하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세상의 언론 기사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전체 맥락상 옳은 기사도 일부분이나마 굴절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토론회 현장에서 언론 기사를 인용했으니 면책이 된다는 식의 태도는 정치인들이나 언론인들 모두 경계할 부분이라고 하겠다. 

세월호 유가족 텐트는 한때 여러 부조리와 사회 문제가 응축해 터진 것을 상징하고 이를 어루만져야 한다는 사회 공감대(사람들에 따라서는 '여전히 우리 마음 속에 살아있는 국내 제1의 현안'이라고까지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정도까지 동의하긴 어렵다)이었다. 

그런 곳에서 가족을 잃은 슬픔을 토로하면서 장기간 풍찬노숙을 하던 이들이 많았고 거기 안타까움을 표한 이들도 많았다. 그런 에너지가 당시 박근혜 정부에 부담이 됐고 결국 여러 문제로 중도하차하는 정치적 사형선고까지 내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저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일부 유가족 혹은 관계자 일탈이라고 포장할 수 있는 정도의 비리가 아니다. 사회적 타락이고 정치적 사기라고까지 못할 바 아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의혹 여지는 저런 공간에서 그런 시점에 거론조차 거북한 일을 벌일 정도로 인간의 도리가 안 된 이들이냐는 점일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비판을 가할 수 있다는 감정은 평범한 사회인들의 소박한 도덕 관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적 논란과 폭발력이 있는 사정이라면 '유가족 전반에게 미안해서'라는 식으로 편리하게 제명 처리를 하고 묻을 게 아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어찌 볼지 모르겠으나, 이런 처리 방법은 읍참마속이 아니라 문제를 건드리지 말고 묻어 버려서라도 총선을 이기고 싶다는 뜻으로까지 읽힐 수 있는 정치공학적 술수라고 지적하고 싶다.

세월호 문제의 유가족들을 배려하는 것은 온당한 일이나, 이들 자체가 무슨 신성불가침의 존재라는 식으로 민주주의 제도를 떠받치는 정당이 대처해서는 안 된다. 그런 정당이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실책이나 외교 실패 논란, 국정 운영 이념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닌지 하는 비판을 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아니, 왜 심지어 총선이나 대선에 후보를 감히 내는가?

총선이 목전이고 규명이 어려운데, 지금 논란 여지의 상황을 종합 고려할 적에 일단 제명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 수 있으나 그런 각도에서 보더라도 제명이 아니라 당을 떠나 무소속 출마라도 할 작은 기회는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혹시, 미래통합당에서는 지금 지역구 하나를 버려서 의혹 자체를 전국적으로 부풀리고 싶은가? 그런 뜻이라면 혹시 이해가 전혀 안 될 정도는 아니지만 결코 어느 면에서 보든 옳다고 볼 구석은 없다. 

정정당당히 총선에 응해야지, 문제를 저렇게 처리하면서 바람몰이를 하자는 식으로 혹시 누군가 판단을 했다면 그건 제갈공명의 남동풍 불러오기가 아니라 일본제국의 가미카제 기원 같은 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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