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안암병원이 빅5 진입과 국제수준의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병원은 그간 고려대학교의 네임밸류(이름값)에 못 미친다는 평가에 과감한 투자와 내·외적인 변화를 통해 학교 명성에 걸맞는 병원으로서의 위상을 갖겠다는 의지를 다져왔다. 여기에 병원장을 비롯해 일선 직원들까지 최고의 병원으로 평가받는 외국의 유명 병원들과 서비스로 앞서가는 국내 병원들을 찾아 배우고 익히며 그 노하우를 병원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편집자주]외국으로~ 외국으로~우선 김린 안암병원장부터 시작해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외래 간호사까지 병원의 거의 모든 직원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04년 중국 상해 방문을 기점으로 9차례에 걸쳐 외국으로 벤치마킹을 다녀왔다.
참여 인원은 모두 150명으로 중국의 화산병원과 인제병원을 비롯해 싱가포르의 National Univ 병원, Ang Mo Kio 병원 등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권에서 속히 잘(?)나간다는 병원을 두루 방문했다.
2005년에는 16명으로 구성된 3개 팀이 M.D.Anderson Cancer Center와 UCLA Medical Center, St. Mary's Medical Center, Johns Hopkins Hospital, MGH, Havard School-Howard County 등 총 11개 병원을 둘러봤다.
병원은 매년 1회 해외 벤치마킹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국내도 포기 할 수 없어병원을 세계적인 기준에 맞춘다고 국내 평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 병원은 ‘빅5’를 포함해 질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병원들도 벤치마킹 대상에 포함시켰다.
국내병원들을 통해선 병원의 서비스 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접수 창구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편안한 인상을 남기고 로비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동선 변화도 이런 추세의 한 부분. 환자들이 움직일 수 있는 거리를 최소화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부서를 재배치했다.
팀별 벤치마킹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고객서비스팀은 고객만족도 검사 방법이나 결과 관리 등을 세브란스와 아산병원에서 배워왔다.
경영전략팀은 연세세브란스 새병원에서 벤치마킹하고 홍보실은 기자실이나 홍보책자, 업무처리 등을 삼성, 아산, 서울대, 세브란스, 가톨릭 등 빅5에서 참고해 왔다.
여기에 구로병원과 안산병원이 가세해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연세세브란스, 분당서울대, 수원 아주대, 평촌 한림대병원 등을 20회 정도 벤치마킹했다.
교수 영입도 가시적 성과 보여병원은 벤치마킹을 통해 가장 큰 변화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꼽고 있다. 아직 벤치마킹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가시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지만 내부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이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병원 관계자들은 “벤치마킹을 통해 다른 병원의 서비스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면서 머지않아 빅5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
또 병원의 노력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지방대 병원들과 분당재생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이 안암병원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고려의대 정지태 학장은 지난 9월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연구중심의 의과대학을 강조하며 인력양성을 핵심사업으로 꼽았다.
병원도 이런 의대의 행보에 맞춰 우수의료진 수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가천길병원에서 통합의학에 이름이 높은 이성재 교수를 의과대학에 초빙했다.
외과 김선한 교수(직장 복강경수술 전문)와 성형외과 박철 교수(소이증 등 귀성형수술 전문)도 안암병원에 영입했고 안산병원에는 흉부외과 박형주 교수(오목가슴 전문)를 불러들였다.
병원측은 “인력양성과 함께 우수한 교수진 영입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풀어야 할 숙제병원은 병원 리모델링이란 외형적 변화와 내부 의식변화란 큰 두 개의 수레바퀴를 돌리고 있다.
두 개의 수레바퀴가 잘 맞물려 돌아간다면 병원의 성장은 가속도가 붙겠지만 자칫 두 바퀴가 엇갈린다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단순한 모방이 아닌 벤치마킹을 통해 배운 많은 정보들을 창의적으로 병원에 적용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타 병원의 장점을 접목한 병원의 발전이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단순한 베끼기로는 병원의 특성을 살리지 못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전략경영의 대가인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세계지식포럼에서 영상강의를 통해 ‘창조적 전략’을 강조했다.
단순히 남을 베끼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할까` `고객들의 어떤 니즈(Needs)를 충족시킬까` `어떤 가격으로 재무목표를 달성할 것인가` 등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병원의 역량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창조적 전략이 더 없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