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택배업계 아웃소싱 경쟁 입찰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낮은 입찰가격을 제시해야 사업권을 따낼 수 있다는 관행은 뿌리를 내렸고, 이에 따른 문제가 하나 둘씩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비판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아직 이렇다 할 묘안이 없어 안타까운 상황. 갑을로 나뉘는 이들 택배사와 아웃소싱 기업도 저마다 할 말은 많다.
지난해 6월 택배기업 A사 대전터미널 아웃소싱 기업으로 선정된 아웃소싱사가 운용 중 대규모 손실을 입고, 급기야 조업을 중단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A사 측은 아웃소싱사가 제시한 사업제안서대로 일을 진행했을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번 사태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 나지 않을 것’이란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A사의 이번 사례는 비단, 이들에게만 국한된 게 아닌 관련업계 전체가 고민할 문제로, 경쟁입찰이 단가경쟁으로 이어지는 구조적인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고 업계는 입을 모아 말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고, 뾰족한 대안이 없어 대형 택배회사와 아웃소싱사의 피해는 지속될 전망이다.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남 탓
A사 대전터미널은 지난해 6월 아웃소싱사 공개모집을 통해 업체를 선정, 그해 8월부터 조업을 개시했다. 그러나 작업이 진행될수록 아웃소싱사의 손실은 6개월 만에 수억원의 적자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단가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리한 단가를 제시한 게 문제가 됐다. 때문에 지난 1월말 아웃소싱사는 A사에 손실분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고, A사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조업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결국 다음날인 2월1일부터 운영에 손을 뗐다.
이에 대해 A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당시 아웃소싱사가 제시한 견적금액으로 작업을 수행해왔는데, 아웃소싱사가 내부적인 작업 생산성 개선의 노력도 없이 손실만을 주장하고 있다는 설명. ‘잘되면 내 탓, 안되면 남의 탓’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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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업계 아웃소싱 경쟁 입찰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낮은 입찰가격을 제시해야 사업권을 따낼 수 있다는 관행은 뿌리를 내렸고, 이에 따른 문제가 하나 둘씩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 | ||
이 관계자는 “게다가 아웃소싱사의 개선 노력을 떠나 물리적으로 불가피한 손실에 대해서 조정협의를 진행했지만, 아웃소싱사가 손실분 전체에 대해 무리하게 요구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A사는 현재 이런 공백을 또 다른 아웃소싱사로 대체했다.
◆낮은 단가, 힘든 노동…“더 이상 못 참아”
아웃소싱업계도 ‘택배·창고관리 아웃소싱’에 따른 저단가, 인력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악순환이 계속되다보니 규모가 큰 업체들은 택배업에 뛰어들지 않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택배 터미널의 경우 일명 ‘붙박이 소장’이 있어야 하는데 24시간 인력이 필요한 힘든 운영시스템이다 보니 지원자가 없다”며 “회사 측면에서 봐도 손해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요즘엔 운영하려고 하는 업체가 없다”고 말했다.
저단가로 이뤄지는 택배사업을 아웃소싱으로 진행하다보니 업체들도 노동자들에게 저임금, 고노동을 요구하게 됐고 이는 결국 ‘인력난’으로 이어졌다.
택배터미널의 경우 새벽에 일을 진행해야 하는 고된 업무지만 100만원이 조금 넘는 저임금으로 인원을 고용해야 하다 보니, 전체 인원의 3분의 1은 아르바이트생으로 구성되는 게 일반적이라는 설명.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인력수급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운영자체가 힘들다 보니 내부관리직이 그만두는 사례도 많이 발생해 수주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무 진행시 발생하는 사고의 책임소재도 아웃소싱사에게 대부분 돌아가게 되는 것 또한 문제점으로 꼽혔다.
보통 3자물류 업체가 하청을 주고 다시 인력업체에게 일이 돌아오게 되는데 물건이 분실·파손되는 경우 대부분의 보상을 인력업체인 아웃소싱업체가 책임져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는 귀띔한다.
이 관계자는 “아르바이트생들은 일이 서툴다보니 어쩔 수 없이 사고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며 “저단가에 인력난, 사고로 인한 패널티까지 아웃소싱 업체가 감당해야 하니 사업을 유지하기는 힘든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 운영 중인 업체들은 대부분 터미널과 연계된 사업장이나 향후 포트폴리오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통합물류협회 택배위원회 배명순 국장은 “택배사는 택배단가 자체가 낮다보니 아웃소싱사에 대한 배려가 부족할 수밖에 없고, 아웃소싱사도 저단가와 인력부족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며 “단가경쟁 문제는 고질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유관부처와 제도적인 지원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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