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여의도25시] 중견 A건설사 브랜드명 떼인 설움

 

이보배 기자 | lbb@newsprime.co.kr | 2011.11.24 16:26:35
   
대형 A건설사와 중견 B건설사 공동시공으로 지어진 아파트 외벽에 B사 로고는 멀쩡히 붙어있는 반면, A사의 것은 심볼만 남겨놓은 채 한글로 새겨진 브랜드명이 떼어졌다.

[프라임경제] 경기불황으로 잔뜩 움츠러든 건설업계에 차가운 겨울바람보다 더 냉랭한 조합원들에게 상처받은 중견건설사 이야기입니다.   

대형건설사 B사와 함께 재건축 아파트 신축공사를 진행한 중견건설사 A사가 아파트 조합에 의해 아파트 외벽의 브랜드명을 떼이는 수모를 당한 것인데요, 광명시 철산동에 위치한 해당 아파트 조합은 B사에 비해 A사의 이미지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대형건설사인 B사의 브랜드만 남겨놓고 A사의 브랜드명을 외벽에서 제거해버렸습니다.

실제 아파트를 찾아가 보니 12개동에 한 동씩 번갈아가며 부착되어 있어야할 브랜드명과 심볼이 뭔가 어색합니다. B사 로고는 멀쩡히 붙어있는 반면, A사의 것은 심볼만 남겨놓은 채 한글로 새겨진 브랜드명이 떨어져 나간 흔적이 선명합니다.

해당 아파트조합이 A사 브랜드명만 떼어낸 것은 인지도 낮은 브랜드 때문에 아파트 이미지가 하락, 혹시라도 시세에 영향을 미칠까 하는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근 H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실제 브랜드명이 매매시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특히 B사의 브랜드는 언덕 너머 먼저 지어진 아파트가 있어 인근 주민들은 B사의 브랜드명을 대면 으레 지어진지 오래된 그 아파트를 떠올린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B사의 브랜드명만 말했다간 혼돈을 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건을 취재하면서 새삼 지난 4월 발생한 비슷한 상황이 떠올랐습니다.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에 인수되면서 그룹 내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현대엠코 두개가 됐습니다.

당시 현대엠코는 상도동에 야심작 ‘상도엠코타운’을 공사 중이었는데요, 이곳 입주예정자들과 지역주택조합원 일부가 “아파트 브랜드를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로 바꿔달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입니다.

현대건설과 한식구가 됐으니 브랜드쯤이야 나눠 써도 되는 것 아니냐는 식의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1위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한식구가 되면서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한 현대엠코 입장에서 그들의 요구는 결코 달갑지 않았습니다. 결국 현대엠코는 “브랜드 교체는 검토대상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A사의 상황은 현대건설과 현대엠코와는 또 다릅니다. 같은 그룹 내 건설사라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번의 경우는 대형건설사에 대한 중형건설사의 ‘설움’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30년 정도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주민들이 건설사의 새 브랜드를 다는 경우(럭키나 삼성아파트를 자이, 래미안으로 바꾸는 식)는 있었지만 이렇게 새로 지은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건설사의 브랜드명을 떼버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A건설사의 충격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와 관련 A건설사 관계자는 “조합 측에 내용증명을 보내 합의과정을 거처 원만하게 이야기 됐다”면서 “근시일내로 브랜드명을 다시 붙이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몇몇 사람의 실수로 불거진 일 인 만큼 상황이 끝난 현재 다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아파트 품질보다 브랜드를 우선시하는 풍조가 강하다보니 가뜩이나 추운겨울 중견건설사들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더합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