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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자승자박’, 크리스피도넛 무슨 사연이길래

 

조민경 기자 | cmk@newsprime.co.kr | 2011.12.08 13:54:56

[프라임경제] 크리스피크림도넛(이하 크리스피도넛)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설탕 옷을 입은 달콤한 도넛, 사람들이 박스(더즌)로 사가는 도넛으로 많이들 알고계실 겁니다.

이 크리스피도넛은 지난 2009년 롯데쇼핑 KKD사업부에서 분리·독립해 신설법인 롯데KKD로 출범했는데요, 이후 지난해 롯데리아에 흡수합병 돼 현재 롯데리아 KKD사업본부로 남아있습니다.

크리스피도넛은 지난 2004년 국내 1호점을 오픈한 이후 현재 54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매장수를 늘려가며 도넛시장에서 입지를 키워가고 있는 상황이죠.

   
크리스피크림도넛 박정환 대표가 지난 달 트위터를 통해 매장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바로 롯데리아 KKD사업본부 박정환 대표가 지난달 29일 트위터를 통해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등에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는 글을 남긴 겁니다.  

박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크리스피크림은 한국도입 7주년을 맞아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전국 주요 포스트마다 점포 오픈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좋기는 한데 너무 멀리 있다고 하시는 고객을 위해 전국의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현대, 신세계 백화점 등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고 전했다.

그 동안 크리스피도넛은 롯데그룹 계열사로 롯데백화점이나 로드샵 외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에는 입점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접근성이 우수하고 안정적인 고객확보가 가능한 백화점 내 또는 인근 매장은 놓치기 아까운 장소인데요, 롯데 계열사라는 점 때문에 그 동안 크리스피도넛은 경쟁 백화점에 입점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박 대표의 발표는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내에도 입점 전망을 밝게 했습니다. 소식을 들은 소비자들은 반색했는데요. 그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크리스피도넛은 맛있지만 매장을 찾기 힘들다’는 불만이 종종 있었는데 이번 타 백화점 입점 소식은 크리스피도넛 고객들 사이에 기대감을 안겼습니다.

혹시나 ‘우리 동네 백화점에도 크리스피도넛이?’라고 기대하신 분들도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하지만, 실망하실 수도 있겠는데요. 크리스피도넛 측에 확인한 결과 박 대표의 글은 개인 구상차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회사 측은 아직 기업차원의 계획 발표가 아니며 현대백화점이나 신세계백화점과도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해당업체와 구체적인 논의 없이 대표가 이 같은 개인적인 생각을 회사차원의 계획처럼 공언하는 것은 자칫하다 큰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어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특히, 경쟁업체를 언급하는 경우 기업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조심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일례로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회장은 올 초 스타벅스 로고를 변경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국내 한 소비자가 트위터를 통해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에게 국내 스타벅스도 로고 교체를 단행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국내 스타벅스는 신세계와 스타벅스 본사가 각각 지분을 출자해 만든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당시 정용진 부회장은 트위터 상으로 국내에서는 새로운 로고를 적용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는데요. 

그러나 이와 달리 스타벅스는 국내에서도 로고 교체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례 역시 기업대표가 자신의 생각을 기업을 대변하는 입장처럼 발표한 것이죠. 한 기업의 대표가 자신의 생각을 터놓고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말 그대로 기업을 대표하는 입장인 만큼 신뢰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소비자와의 소통, 공감을 소홀히 해도 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대표들의 이 같은 노력에 기업의 이미지 상승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은데요. 크리스피도넛 박정환 대표나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일례처럼 대표의 언사로 인해 기업 내부나 기업 간의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잘 해보려고 나섰다가 도리어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까요.

한 기업을 이끄는 대표가 자신들의 말이 가져올 후폭풍을 예상하고 신중을 기한다면 이처럼 자승자박(自繩自縛)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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