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기자수첩]이철 철도공사 사장은 해고 전문가?

 

김훈기 기자 | bom@newsprime.co.kr | 2006.12.30 08:49:11

[프라임경제] KTX 여승무원에 이어 새마을호 여승무원 31명이 해고될 상황에 처했다.

그 이유는 철도공사가 내년 1월1일자로 새마을호 승무업무를 자회사인 KTX 관광레저에 외주 위탁하는 과정에서 113명의 승무원 중 동의하지 않은 31명을 올해의 마지막 날인 31일자로 ‘내쫓기’로 했기 때문이다.

연초 KTX 여승무원들이 철도유통(전 홍익회) 소속에서 다시 KTX 관광레저로 위탁 되면서 철도공사 정규직 약속을 지키라며 반발하자 철도공사는 400여명의 여승무원 중 280여명을 정리해고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새마을호 여승무원 해고 사태가 또 다시 불거지자 일각에서는 이철 사장이 ‘(비정규직) 해고 전문가’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것도 ‘여성 비정규직’ 만을 해고하는…….

당시 서울정비창에서 농성 중이던 수십여 명의 KTX 여승무원들에게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해고 통보가 가기도 했다. 법적으로 그런 것이 타당한 것인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해고를 하는 방법도 참으로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지난 1975년 인혁당 사건으로 목숨의 위협을 느껴야 했던 ‘사형수’ 이철 사장이 아닌가? 지금의 모습이 어색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철도공사는 고속철도 건설부채 4조5000억 원에 공사화 첫해인 2005년에만 6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매해 이자만 2000억 원을 내고 있다. 결국 수익을 내기 위해 역세권 개발이나 새로운 관광 상품을 개발 하는 등 돈 되는 것은 다 하고 있다. 정부도 돕겠다고 지난 8월23일 경영개선대책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KTX 승무원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교수모임이 21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해 불용예산이 7500억 원이나 된다고 한다. 3명의 사장 비서실 직원을 20명으로 늘리기도 했다. 같은 14개 정부투자기관 중 최대 규모다. 9억2000만원이 인건비로 들어간다.

앞에 나서서 하는 이야기와 내부 경영사정을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돈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직접고용 절대불가’를 고수해온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여승무원 업무가 안전과 무관한 접객 서비스라서 직접 고용하지 않고 외주화 한다는 주장 또한 설득력을 잃은 지 오래다.

1000여 명이 넘는 고속철도 승객의 모든 것을 살피고 안내하는 것은 여승무원의 몫이고, 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팀장의 임무라고 한다. 업무규칙에 구분이 있긴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에 구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여승무원들은 외주화해도 상관없고, 팀장은 정규직이어야 한다는 이분법이 불편한 이유다. 
 
설령 여승무원 업무가 접객서비스라고 인정한다 해도 철도공사의 주장은 맞지 않는다. 이미 기획예산처가 이 문제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서비스업의 경우는 파견근로 대상이 아니다”라고.

정원이 없어 안 된다고 이야기 하는 부분도 이미 말 값을 잃은 지 오래다. 지난 3년여 동안 400~500여명의 빈자리가 있었다. 정원만 정해 놓았을 뿐 이를 활용하는 것은 공사의 재량이라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승무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철도공사는 노사관리 합리화 노력에 대해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C0'를 받았다. 정부(기예처)는 ‘민간기업과 달리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이를 인정하고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또 다른 여승무원들이 철도공사에서 내쫓겨 추운 겨울을 가슴 시리게 보내게 되었다. 교수모임 소속의 한 교수가 지적했듯, 여승무원 문제는 비정규직 문제의 맨 위, 꼭지점에 놓여있다. 우리 사회가 비정규직을 대하는 태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KTX의 꽃”이라고 치켜 부르던 사내들에게 희망마저 저당 잡힌 여승무원들은 철도공사 비정규직도 상관없다고 목울음을 울며 거리로 내몰렸다. 이제 그 거리에 다시 서른 한 명의 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이 내던져 졌다. 여성 정규직 5%라는 ‘정부 투자기관’ 철도공사의 현주소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