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근래 국내 팬들에게 가장 관심 있고 재미있었던 대회가 있었다. 바로 지난 5일 오후 홍콩에서 열린 ‘K-1 WORLD GP2007 HONG KONG 대회’가 그 자리다.
LA 대회에서 애매하게 메디컬 체크를 통과 하지 못해 김민수가 브록레스너에게 처참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던 한국 격투계의 간판 최홍만이 오랜만에 복귀전을 가지는 무대이기도 했고, 스승 김태영, 태권파이터 박용수, 김동욱, 랜디김 등 많은 국내 선수들의 경기가 있었다.
대회의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하루였던 것 같다.
우선 김동욱과 투포환 선수출신의 랜디 김의 경기가 있었다. 많은 팬들이 느꼈겠지만 준비 안된 상태로 링에 올라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동욱이나 랜디김 둘 다 기본적인 상태도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 경기를 본 모든 이들이 느낀 소감이었을 것이다.
주먹, 발 어느 것 하나 각도 있게 날카로워 보이는 공격도 없었고 수준이 높은 상대도 아닌 선수에게 철저하게 유린당했다. 연이은 패배에도 자신의 단점들을 단 하나도 보완하지 않은 채 링에 올라간다는 것은 자살행위 이상일수 없다.
다행히 우리의 간판인 최홍만은 또 한번 격투계의 눈을 뜬듯해 한국 팬들을 기쁘게 했다. 게리굿리지가 절대 전성기의 선수는 아니지만 무서운 파워와 스피드로 노장으로서의 한방을 보여주는 선수인지라 최홍만의 대전이 쉽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최홍만 선수는 놀라운 발전을 보이고 있었다. 사우스포로 전환하여 상대를 당황케 했고 큰 키에서 각도 있게 뿜어져 나오는 그의 니킥은 가히 살인적이라 할 수 있었다. 단 한번의 접전이나 위기 상황 없이 상대를 그로기에 몰아넣고 승리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예전에 비해 많이 다듬어진 주먹이나 쨉 등이 그의 최강자 등극이 그리 먼 길만은 아니라는 것을 입증시켜줬다.
이날 가장 가슴 아팠던 경기는 박용수와 무사시의 대결이었다. 태권파이터 박용수와 가라테의 무사시의 대결은 무사시의 노련미와 더티한 작전에 격투대결보다는 태권도 대련에 익숙했던 박용수의 K.O 패로 마무리됐다. 급소를 공격 당한 것은 마지막 한 번 뿐이었던 것 같은데 복부를 가격당한 두 번을 급소를 맞은 듯 게임을 루즈하게 만들었고 한참 후의 재경기에선 경험이 부족한 박용수의 하단차기를 원천봉쇄하고 카운터 펀치로 실신하게 했다. 물론 그 후 행동은 그의 얼굴과 너무 어울리게 더티하게 링사이드에서 오바하며 쓰러진 선수에게 폭력을 가하려 했다. 물론 무사시는 절대 약한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절대 박용수가 질 선수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경기 내 그의 신경전 페이스에 말려 자신을 잊어버린 듯 했다. 박용수에게 이번 패배가 충격이 아닌 반성과 발전에 기회로 다가오기 바란다. 누가 뭐라 해도 그의 발차기는 최고이니까…..
물론 최 홍만 선수의 스승이기도 한 김태형의 분전이 박용수 등 국내 선수의 연이은 패배에도 기쁨으로 다가왔다. 일본 최고라고 하는 무사시를 K.O시킨 후지모토 유스케를 이기고 결승 왕중왕을 눈앞에 뒀으나 지난 경기인 센토류와의 대결에서 입은 눈 부상으로 스스로 결승 진출을 포기했고 어부지리로 후지모토 유스케 선수를 우승자로 만들어 버렸다.
국내 격투 선수들의 스승이고 정신적인 지주인 그의 경기를 보면 너무나도 침착하게 상대를 서서히 침몰시킨다는 것이다. 흥분하거나 감정적 기복 없이 자신의 기술을 확실히 상대에게 펼친다는 것이다. 이날 피터 아츠나 김태형의 시합은 격투기를 꿈꾸는 선수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 경기라 생각 한다. 두 노장의 경기에 공통점은 경기 중 감정 기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격투기는 절대 싸움이 아니다. 니콜라스 페터스의 강한 공격을 받으면서도 침착히 페터스 선수를 침몰시켜가는 피터 아츠나 로우킥으로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괴롭혀 승리한 김태영이나 경기를 몰두하다 못해 즐긴다고 느껴질 정도였고 후배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 경기가 아닐 수 없었다.
다시 한 번 얘기 하지만 국내 격투는 약한 것이 아니다. 다만 태권도 등의 무술이 점수나 포인트 제의 스포츠로 변하다 보니 아직 적응 기간이 걸리는 것뿐이다. 한국 격투기는 강하다. 이제 시작일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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