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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 후계자 '안개속'

3세 지분 ‘황금분할’ 깨진 가운데 65세 경영승계 전통에 관심

이연춘 기자 | lyc@newsprime.co.kr | 2007.11.26 12:57:56

   
[프라임경제]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이 ‘형제경영’이 재계 안팎에 주목받고 있다. 금호는 여타 그룹들처럼 형제간 ‘피도 눈물도 없는’ 지분 다툼을 벌이는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형제경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고 박인천 창업주에 이어 장남인 박성용 2대 회장에서부터 현재까지 형제간 경영 승계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특히 금호는 장자승계 원칙이 일반적인 다른 그룹과 달리 창업 2세 가구별로 똑같은 지분을 확보, 경영권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3세 중 박세창 이사만 경영 참여

고 박성용 회장 등 경영에 참여한 4형제는 공교롭게 아들을 1명씩 두고 있다. 3세는 고 박성용 명예회장 아들 박재영 씨, 고 박정구 명예회장 아들 박철완 씨, 박삼구 현 금호 회장 아들 박세창 씨, 박찬구 화학부문 회장 아들 박준경 씨다. 3세 가운데 박삼구 회장 아들인 박세창 전략경영본부 이사만 금호에 몸담고 있다.

   

박세창 전략경영본부 이사

고 박성용 회장의 아들인 박재영 씨는 미국에서 영화 공부에 몰두하고 있고, 고 박정구 회장의 박철완 씨와 박찬구 회장의 박준경 씨는 금호가 아닌 미국계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세들이 작고하면서 지분은 고스란히 3세들에게 상속돼 지분구조를 둘러싼 분란이 생길 틈이 없었다.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창업 2세 형제들이 그룹 지분을 똑같이 나눠 갖고 형제경영을 하는 것처럼 3세도 이 같은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 게 사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3세로 넘어와서는 더 이상 ‘황금분할’이 적용되지 않게 됐다.

박삼구 회장의 조카이자 고 박성용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재영 씨가 지난 4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석유화학 주식 136만주를 처분한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박재용 씨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매각 뿐 아니라 최근 그룹 오너 3세들이 지주회사로 전환되는 금호산업 지분을 각각 6만주씩 매입할 때에도 유일하게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의 속내에 이목이 집중됐다. ‘장손이 경영에 손을 떼려는 게 아니냐’는 말들이 나돌기도 했다.   

한편, 금호의 우연이지만 창업주의 장남과 차남 두 형제가 그룹 경영승계에 65세에 아래 동생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는 전통이 이목이 쏠리고 있다.  

■65세 우연찮은 전통

1984년 6월 6일 타계한 박 창업주의 뒤를 이어 장남인 박성용 부회장이 그룹 2대 회장에 올랐다. 박성용 회장은 1988년 정부로부터 제2민항 설립업체로 선정되는 경영능력 발휘, 계열사간 합병과 비수익 사업정리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진행해 취임 당시 6,900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을 1995년 4조원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는 65세가 되던 1996년 4월 그룹 창사 50주년을 맞아 동생 박정구 회장에게 3대 회장직을 물려줬다. 이후 박정구 회장은 2002년 지병인 폐암으로 세상을 뜨자 3남인 박삼구 현 회장에게 그룹회장직을 물려주며 형제간 ‘대권’ 전례를 남겼다. 결국 그룹의 두 형제는 65세 때 동생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는 전통을 우연히 만든 셈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부문 회장

이 때문에 재계에선 올해 한국 나이로 63세인 박삼구 회장이 65세가 되는 2009년에 회장직을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느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후계 대상은 4남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부문 회장이 유력하다는 관측도 있다.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5남 박종구(과학기술혁신본부장) 씨를 제외한 4남인 박찬구 회장은 경영에 참여 한 형들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올 그룹 인사를 통해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격하며 부회장 시절에 비해 권한이 대폭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금호 한 관계자는 “2~3대 회장들은 우연히 맞아떨어진 경우”라면서 “향후 박삼구 회장이 박찬구 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줄지, 물려주면 언제가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 아니냐”고 전했다. 

한편 향후 박인천 창업주에서 2세들까지의 형제간 황금분할과 경영 대물림이 3세대에서도 지켜질지 그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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