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수능 등급제로 변별력이 떨어진 올해 대학합격은 논술이 좌우하게 된다. 따라서 모든 시험생이 논술에 매달리지만 논술에서 고득점을 받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전문가들이 논술에 정석이 없다고 입을 모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물론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많은 발품을 팔아야 한다. 당연히 인터넷 서핑도 열심히 해야 한다.
대학마다 논술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잘 알다시피 올해 주요 대학의 정시 논술고사 일정은 1월에 몰려 있다. 정시 전형에서의 논술 고사 실질 반영 비율은 3%~30%에 이르기까지 대학별로 차이가 나므로, 지원 대학이 정해지면 먼저 모집 요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올해부터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수시와 정시 논술고사의 출제 경향을 통합논술로 일원화하고, 정시 자연 계열에서도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들이 대폭 늘어나 논술고사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되었다.
논술 문항은 복수의 제시문이 주어지고 다양한 분량의 답안을 요구하는 논제를 제시하는 형태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과 과정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방침에 따라 교과서를 지문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자연 계열의 경우 교과 과정과의 친밀도가 매우 높은 문제들이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2008학년도 정시 논술고사의 대학별 출제 경향은 올해 실시한 모의논술 및 수시 기출 문제를 토대로 파악해야 한다.
올 들어 모의논술을 실시한 주요 대학은 ‘가톨릭대, 경북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국민대(자연), 동국대, 서울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등이며, 이 외에도 모집단위(의예과)별로 모의논술을 실시한 대학이 있다. 지원 대학에 따라 다른 출제 경향을 먼저 꼼꼼히 확인하도록 하자.
올 대학입시의 또다른 특징은 정시 일반전형에서 면접 구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이 논술고사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반영비율도 적게는 10% 미만(숙명여대-교육학부, 이화여대-사범 계열)에서 많게는 80%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경우 주로 교육사범 계열에서 정시 면접․구술고사를 치르는데, 서울대는 인문․자연 계열 전 모집단위의 2단계 전형에서 면접․구술고사 성적을 20% 반영한다. 면접․구술고사는 수험생의 인성, 가치관뿐만 아니라 학업 적성, 교과 지식 등을 모두 측정한다. 따라서 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지고 제시문의 길이도 길어지는 등 논술고사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면접 구술고사는 올해 출제 경향이 크게 바뀌지 않았으므로 지난해 기출 문제를 중심으로 대비하는 것이 좋다. 자연 계열의 경우 교과 지식을 측정하는 경향이 매우 뚜렷하므로, 논술고사와 마찬가지로 교과 과정에서 배운 중요한 원리들을 일상생활에 응용하는 공부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합격을 좌우하게 될 정시 논술 고사의 특징 및 대비 전략을 살펴본다.
-인문 계열
❷ 단일 논제 방식에서 벗어나 세트형 복수 논제를 출제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복수의 세트형 논제를 출제하는 대학의 의도는 사고 과정을 단계적으로 평가하여 변별력을 높이려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구 사항을 제시하여 수험생의 사고 능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이에 따라 논제는 ‘1)제시문을 요약하거나 분석하여 비교 대조하는 문제, 2)복수 제시문 간의 관계를 분석하여 서로 비판 반박하거나 상위 범주로 묶는 문제, 3)특정 원리를 일상생활에 적용하거나 추론하는 문제, 4)제시문과 유사한 현실 상황을 예로 들고 해결하는 문제’ 등으로 다양화․세분화될 전망이다.
❷ 교과 과정을 충실히 반영하는 계열 내(內) 교과 간 통합에 치중하고 있다.
인문 계열과 자연 계열의 교과 영역을 서로 전이하기보다는 인문 계열은 언어와 사회과 영역의 통합을 중시하고, 자연 계열은 수리와 과학을 중심으로 영역의 통합을 이루려는 경향을 보인다. 일부 대학 2008 인문 계열 모의논술의 경우 수리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논제도 있었지만 과거의 수리논술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따라서 계열별 주요 교과 원리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한편,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거나 계열 내에 있는 과목끼리 내용을 전이하는 학습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❸ 교과서 지문 활용이 증가하고, 제시문의 수가 늘어나는 한편 길이는 짧아졌다.
복수의 세트형 논제를 출제하면서 제시문의 개수와 종류는 늘어나는 반면, 길이는 짧아지고 있다. 한편, 제시문으로 교과서를 활용하는 경향이 매우 뚜렷해지고 있는데, 이는 고교 교과 과정에서 배운 지식 개념과 원리를 사회 현상에 유기적으로 연관시키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❹ 답안의 분량이 다양해지고, 고사 시간과 분량이 늘었다.
정시 논술고사의 경우 지난해만 해도 여러 대학들이 단일 논제 방식을 취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러한 변화가 특징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문제에서 요구하는 핵심적인 내용만을 간결하게 서술하는 능력과 시간의 안배 능력을 반드시 길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 계열
❶ 수리․과학 통합형 문제 출제가 주를 이룬다.
올해 실시된 모의논술과 수시 기출 문제를 보면, 수리 및 과학 교과 지식을 통합하고 활용하는 문제 출제가 주를 이루었다. 문제는 주로 교과 원리를 토대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거나 상황을 추론해 내는 형태였는데, 이 과정에서 수학과 과학의 교과 원리를 서로 통합하거나, 단일 교과 내의 여러 원리를 통합하는 사고가 요구되었다.
❷ ‘지식의 깊이’를 통해 얻어지는 ‘사고의 확장’이 문제 해결의 열쇠로 작용한다.
제재의 범위가 수리, 과학 위주로 좁혀진 대신 ‘깊이 있는 개념 이해’와 ‘실생활의 적용 능력’이 중시되고 있다. 가령 지난해 ‘근대화와 사회 변화’라는 주제를 출제한 고려대 자연 계열 수시2 논술고사의 경우 관련 수리 단원은 ‘경우의 수, 확률, 방정식, 수열의 극한’이었으며 이러한 교과 지식은 논제 해결의 ‘도구’로서 의미를 가졌다. 그러나 고려대의 2008 모의논술을 보면, 과학, 수리 관련 이론이나 개념 자체가 통합의 주제로 등장하였다. ‘인체의 항상성, 생물과 화학에서의 완충의 개념, 물체의 운동, 부피 추정’ 등의 논제가 주어지면서 해당 교과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응용을 요구하였다.
❸ 독해력과 논증력도 필수 요소다.
모의논술에 출제되는 자연 계열 논제 역시 논리적인 서술 능력을 중요하게 요구한다. 이 경우 글쓰기는 문장력, 표현력의 의미를 갖기 보다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수험생의 논리적인 사고 전개 수단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특히 경희대와 숙명여대, 중앙대 등은 자연 계열 경우 일부 논제에서 각각 ‘유목민’, ‘자본주의 지식 정보화 사회의 빈부 문제’, ‘남성적 역할의 표출 양상’ 등 사회과학적인 제재가 주어지기도 하였으므로, ‘요약, 비교, 설명, 논술’ 등 논제의 성격에 맞는 글쓰기 훈련을 반드시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❹ 과학논술의 경우 문제의 성격이 다양해질 수 있다.
수리 영역에 비해 과학 영역은 제재가 훨씬 다양하며, 성격에 따라 논제의 요구 조건도 다양해질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특정 개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를 비롯하여, ‘생명공학기술 등 논란이 되는 시사 이슈에 대한 견해나, 생활과학과 관련한 일상의 문제 해결, 탐구 과정의 타당성에 대한 견해, 과학적 추론 방법에 대한 오류 찾기, 실험 결과에 대한 예측’ 등이 논제로 주어질 수 있으므로, 지원 대학의 출제 경향에 따라 반드시 이를 확인하고 대비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