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후계 구도를 마무리 짓고 있다.
롯데그룹이 최근 신 회장 슬하 3남매에 대한 계열분리를 통해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고 신동빈 부회장 독자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신동빈 부회장 독자경영 체제를 기본으로 하고, 면세점은 장녀인 신영자 부사장에 맡긴 것이다. 일본롯데는 장남인 신동주 부사장이 그대로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 |
롯데그룹은 최근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를 신 회장 장녀인 신영자 부사장에게 물려주기로 하고 신 씨를 롯데면세점 부사장에 임명했다. 롯데면세점은 매출 1조원(2006년) 규모 회사로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63%가 넘는 알짜배기 회사다. 이에 앞서 롯데는 신영자 부사장을 롯데쇼핑 등기이사에서 제외하고 호텔롯데 소속이던 면세점사업부를 따로 떼어내 사실상 계열분리 작업을 수순을 밟았다.
■3남매 계열분리?
업계 일각에 따르면, 신격호 회장이 장녀 신영자 부사장 몫으로 면세점을 물려주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즉 이는 최근 면세점을 호텔에서 분리한 것은 승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라고 관측했다.
롯데가 면세점을 분리한 것은 그룹 지주회사격인 호텔을 신동빈 부회장의 영향력 아래 두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롯데는 지분 확보를 통해 그룹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롯데쇼핑 주식 9.4%를 보유한 것을 비롯해 롯데제과 3.21%, 롯데캐피탈 27.33%, 푸드스타 40%, 코리아세븐 17.37%, 롯데산업 36.82%, 롯데물산 29.62%, 롯데리아 20.2%, 롯데기공 17.38%, 롯데건설 43.23%, 호남석유화학 13.6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
||
|
신동빈 부회장 |
||
이와 함께 신 부회장은 독자 경영의 활로를 이웃나라 중국을 선택해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넓은 보폭을 가지고 미래를 내다보는 관점에서 중국 롯데그룹을 세운다는 계획이 그것. 전형적인 내수업종으로 꼽히던 유통업에서 글로벌 브랜드를 개척하는 역사적 순간이기도 하다.
신 회장이 굵직한 사안을 여전히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글로벌 롯데'를 향한 주역은 신 부회장이다. 황태자에서 황제로의 등극을 눈앞에 뒀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 신 부회장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바빠졌다.
'은둔의 황태자'란 별칭을 털어 내듯 경영전면에서 활발한 대외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 롯데그룹이 사실상 '신동빈 체제'로의 전환을 확립했다는 평가다.
■아버지완 다른 '공격경영'
롯데그룹은 중국 식음료 사업을 총괄하는 '롯데중국투자유한공사'라는 지주회사를 출범시켰다. 여기에 유통과 석유화학 부문 지주회사도 추가 설립할 계획을 밝힌 상태. 식품과 유통, 중화학 등 롯데그룹의 3대 분야가 중국에서도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것. 중국이 유통업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라는 점에서 롯데의 글로벌화를 위한 큰 그림은 이번 지주회사 설립으로 밑그림을 완성하게 됐다.
선봉은 사실상 신 부회장이 맡고 있다. 롯데중국투자유한공사 출범식에 참석한 신 부회장은 "중국에도 롯데그룹을 건설해 한국과 일본, 중국을 잇는 삼각 네트워크를 형성하겠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알고 보면 중국 지주회사 설립은 이전부터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된 상태다. 예컨대, 중국 내 식품 부문에서만 2016년까지 매출 1조원대를 돌파한다는 계획도 신 부회장이 이번에 구체적으로 밝혔을 정도다. 결국 중국에 진출해 있던 독립 법인들이 롯데중국투자유한공사를 통해 단일창구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게 됐다는 것은 단순한 결정이 아니라는 얘기다.
롯데는 이미 1994년부터 중국에 진출해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현재 18개의 법인을 중국에서 운영 중이다. 때문에 이번 지주회사 설립은 신 부회장의 말처럼 중국에 한국·일본과 같은 형태인 또 하나의 대그룹 탄생을 의미한다.
롯데백화점의 중국 진출은 현재 마무리 단계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맞춰 중국 인타이그룹과 공동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형태로 베이징 중심 상권인 왕푸징 거리에 신규점을 오픈 한다. 롯데마트도 발빠른 시장 점령에 나선 지 오래다. 이미 중국 상해사무소를 지난 2004년 2월에 개설했다. 2005년 4월에는 심천에 두 번째 사무소를 오픈 했다. 이를 통해 생필품, 주방용품 등 200여 품목을 중국시장에 내놓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도 밑그림은 완성단계다. 국내 상황으로 보자면 그동안 내수 위주로 내실을 키워온 호남석유화학과 롯데대산유화, 케이피케미칼 등 3사의 통합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발판으로 2003년 중국 야싱사와 합작해 웨이팡시에 '웨이팡야싱롯데화공유한공사'를 설립했고, 상해, 광주, 북경 지사를 비롯해 홍콩과 청도 사무소를 갖췄다. 최근에는 '호석화학무역(상해)유한공사'를 설립, 중국 현지에서 독자적인 판매 강화에 나선 상태다.
■이것이 '신동빈 체제'
이는 롯데가 지난해부터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브릭스 전략'(VRICs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겠다는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신 부회장은 중국 지주회사 출범식에서 "브릭스 국가의 과자시장에서 매년 30%씩 성장해 2010년쯤에는 매출규모 50~60억달러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의욕을 나타내기도 했다. 러시아의 롯데플라자 건설을 비롯해 베트남 롯데마트 신규오픈(2008년) 등 아시아 최고 브랜드를 향한 신 부회장의 밑그림이 이전부터 움직임을 시작했던 셈이다.
한편, 재계에선 최근 신 부회장의 경영행보를 놓고 지난 1997년 롯데 부회장에 오른 이후 꼭 10년 만에 황태자 딱지를 떼고 롯데그룹을 사실상 '신동빈 체제'로 확립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 지주회사 계획을 신 부회장이 발표한 것을 두고 이미 신격호 회장의 의중이 신 부회장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어찌됐든, 분명한 것은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할 만큼 신 부회장의 역할과 위상이 대단히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바꿔보면 신 부회장이 앞으로 롯데의 글로벌화를 어떻게 이끄느냐에 따라 그룹 안팎의 완전한 지지를 받는 황제 등극이 가능해 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