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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짜리 장미 한 송이가 주는 행복

 

정우택 칼럼니스트 | jemedia@naver.com | 2007.12.05 09:42:13

  [프라임경제] 광화문 네거리의 자선냄비 소리가 유독 가장들의 마음에 와 닿고 있다. 돈을 풀어야 할 연말이 되었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자그마치 6백조 원을 넘는 가계부채, 3.5%나 오른 소비자 물가, 8%를 넘어선 주택담보대출 금리, 얄팍한 수입. 이런 골치 아픈 게 바로 나의 일, 우리 가족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가슴이 답답하겠는가.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6백10조6천억 원, 이를 1천5백98만 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평균 부채가 3천819만원이나 된다. 전체 가구가 4천여만 원의 빚을 지고 있다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는 1억이 넘는 빚을 진 사람도 수두룩할 것이다. 물론 ‘나는 빚과 관계없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계대출은 지난 1·4분기(1~3월)에 4조5천억 원이 늘었고 2·4분기(4~6월)에는 9조9천억 원이 증가했다. 3·4분기(6~9월)에는 14조 2천억 원으로 급증했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로 예금은행의 신용대출과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통계청도 심상치 않은 발표를 했다. 11월 소비자 물가가 3.5%나 급등, 3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원유와 곡물 등 국제 원자재가 상승, 태풍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한다. 3.5%가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사람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보면 된다. 주부들은 시장바구니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금리도 서민들의 마음을 걱정스럽게 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대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돈 빌려 어렵게 집 한 칸 장만 했는데 금리가 올라 이자부담이 말이 아니다. 오죽하면 ‘이자폭탄’이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그렇다고 집을 팔 수도 없으니 이자만 계속 물어야할 판이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이 낸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하위 20% 가계의 월평균 수입은 고작 83만원이라고 한다. 국민의 20%가 겨우 목구멍에 풀칠만 하면서 살아간다는 얘기다. 이들에게는 늘어만 가는 가계부채, 물가와 금리가 저승사자 보다 더 무서울 것이다.

  나를 둘러싼 경제여건이 말이 아니다. 뭐하나 좋은 게 없다. ‘도대체 내 인생은 왜 요 모양 요 꼴인가?’하며 신세 한탄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차라기 ‘확 죽고 싶다’고 험악한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세상 탓도 해보고, 부모 탓도 해보지만 다 부질없는 푸념일 뿐이다. 결국에는 모두 나 자신의 탓일 뿐이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는 가장들이 정신을 잃지 않는 것이다. 가계 빚에 한방 얻어 터지고, 물가에 한번 채이고, 금리로 훅 몇 대 맞고 나면 웬만한 강단이 아니면 모두 기절하게 돼있다. 그렇더라도 정신만큼은 잃으면 안된다. 중심을 잡자는 것이다.

  다음은 수입의 범위 안에서 쓰는 것이다. 적게 벌면 적게 쓰고, 막말로 ‘못 벌면 안 쓴다’는 각오로 버텨야 한다. 흔히 말하는 ‘깡’으로 버티는 것이다. 다른 사람 눈치 볼 필요가 없다. 형편에 맞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상가에서 내가 1만원을 부조하고, 친구가 5만원을 해도 당당하자는 것이다. 비록 1만원 이지만 나의 형편으로는 최선을 다한 것 아닌가.

  얼마 전 현대자동차그룹이 직원들에게 윤리지침을 주면서 “수입 범위 내에서 쓰라”고 한 일이 있다. 연봉을 수 천만 원씩 타는 현대자동차 직원들도 수입 범위 내에서 쓰는데 한 달에 기껏해야 돈 백, 혹은 조금 더 버는 서민들이 남의 눈치 보는 것은 사치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지는 것보다 좀 ‘족’팔리지만 따라가지 않고, 가랑이 찢어지지 않는 게 훨씬 더 현명하다. 가랑이 찢어지면 나만 손해다.

  세 번째는 희망을 갖자는 것이다.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반드시 좋은 날이 온다는 생각을 늘 해야 한다. 검은 구름 뒤에는 반드시 햇빛이 기다리고 있고, 밤이 되면 아침이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기가 오염돼 하늘의 별도 함께 사라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별은 항상 총총히 떠있다. 단지 세상의 지저분한 것들로 가려져 있을 뿐이다. 우리의 삶도 이렇다.  

  네 번째는 먹고 살기 힘들수록 가정을 화목하게 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마음을 편하게 갖자는 것이다. 아내와 남편은 서로 위로하고, 용기를 주어야 한다. 생활이 어렵다고 서로 인상 쓰고, 싸우고, 신경질 내고, 더 나아가 그 좋아하던 성생활까지 끊고 지낸다면 마음의 병만 생긴다. 아내와 남편이 돈으로 고통 받을 때는 몸으로라도 상대방을 기쁘게 해준다는 각오(?)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자선냄비 소리가 마음에 와 닿으면 1000원짜리 장미라도 한 송이 들고 가서 아내는 남편의 가슴에, 남편은 아내의 가슴에 살며시 꽂아 보자. 그 순간만큼은 빚이나 물가, 이자 걱정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1000원 짜리 장미 한 송이로 삶의 덫인 물가 걱정, 빚 걱정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가.

                  정우택 행복 칼럼니스트

                              ‘행복한 커플은 5가지 코드를 맞춘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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