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김해신공항 추진론은 신기루인가? 거점공항 혹은 관문공항 등 다양한 공항 개념이 한때 기사 위에 수를 놓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밀양 혹은 가덕도에 추진되던 신공항의 꿈은 보류됐고 기존의 김해국제공항 기능 일부를 증설, 이를 신공항으로 삼자는 절충안이 등장했다. 지금 그 과정과 내용이 석연찮다는 소리가 나온다. 재점검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코레일이 전국 각 주요 도시에서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던 KTX 라인을 전면 폐지하기로 결심했다. 인천공항과 부산·대구·광주 등 지방을 직접 연결하는 노선은 이제 사라지고, 과거와 같이 서울역 혹은 광명역까지 일단 이동 후 다시 인천공항철도(AREX)로 갈아타거나, 공항 리무진 버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사용해야 한다.
코레일의 논리는 경제성이 없고, 운영 편의성 면에서 서울역에서 인천공항을 오가는 AREX와의 노선 효율성 문제가 생긴다는 것. 부수적으로는, AREX 환승 내지 리무진으로의 전환이 오히려 시간과 비용이 덜 들어간다고 한다.
다만 첫 논리에 대해서는 이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 노선을 타진할 때 각종 우려에도 종합평가에서 일단 합격점을 준 것에서 보듯 운영의 묘 문제에 해당한다. 2010년에 발표된 '인천공항철도 활성화를 위한 시설 및 열차운영방안 고찰' 논문에서도 코레일과 AREX, 그리고 제3의 수단 등을 병행하는 다양한 경우의 수(방법지)를 제시한 바 있다.
광주 등에서 출발하는 노선 등을 폐지하고 이용 규모가 큰 대구(동남권)~인천공항 노선을 선별해서 살릴 수도 있다고 지역에서는 반발한다.
백보 양보해서 결코 수익이 날 수 없는 게 공항행 코레일의 운명이라고 가정하자. 그렇더라도, 유일한 관문공항인 인천으로 이동해야 하는 지방 여객 수요를 위한 공익성이 함께 논의돼 전임 사장 시절에 결정된 일인데 이제 막 부임한 신임 사장이 성급히 갈아엎은 게 아니냐는 우려도 따른다.
비용과 시간이 덜 들어가니 광명역 등에서 리무진 버스로 갈아타라는 논리에 대해서도, 상당수가 다량의 짐(캐리어)을 옮기는 인원임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면 동남권에 중장거리 항공노선 줄 수 있나요?
이렇게 고식적 판단을 한 오영식 코레일 체제의 자신감은 어디서 오나? 상당수의 동남권 거주민들은 중앙 정부와 기구에 '1등 국민/2등 국민 구분' 정서가 바탕에 깔린 것이 아니냐고 우려한다.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이 오래 각종 정책들을 좌우하는 기준이었다. 일명 지방분권화를 외쳐온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 나서도 교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은 자연히 인천공항을 가는 방법이 도로 불편해졌다는 비판으로만 연결되지 않고 다른 논의를 낳고 있다. 그렇다면 동남권신공항을 제대로 만들어 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
인천공항을 허브공항, 한국 제1의 공항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정부의 선별 발전 논의를 완전히 무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이는 일본 도쿄 인근 공항들(나리타와 하네다) 발전사와 그 외 지역 공항의 난개발이 일본 항공 허브 추진에 어떤 악영향을 미쳤는지와 연관이 있다.
일본은 여러 지역 공항이 서로 국제선을 유치하려 노력하면서 도쿄 취항 국제선 편수가 분산되는 부작용을 겪었다. 그 결과, 일본 중심의 두 공항을 중심에 놓고 동북아 허브공항 역할 구축 등을 도모하려던 당국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졌다. 오히려 인천공항 개장 이후에는 한국에 와서 다른 나라로 간다는 수요가 발견될 정도라 일본 당국은 크게 애를 먹었다.
하지만, 이는 아주 극단적인 경우이므로 최악의 경우만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항공당국이 정책 고려를 하면 된다는 반론이 유력하다. 그러므로, 동남권신공항에 일정한 역할모델은 분담시키는 식으로 나눠줘야 옳다는 지적이 함께 존재한다.
문제는, 오 사장과 코레일이 지역 도시와 인천공항을 오가는 KTX 노선을 불필요 내지 유지 효율성이 없는 것으로 결정한 상황에, 예를 들어 대구와 부산 등 거주민이 지금 구축 중인 동남권신공항에서 전적으로 항공 수요를 만족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이는 과거 정부가 가덕도나 밀양에 큰 신공항을 구축, '관문공항(관문공항은 국제허브인 인천공항에는 못 미치나, 해외 진출과 각 지역별 연계 등을 폭넓게 할 수 있는 급의 공항)'을 만들 것처럼 했으나 결국 과거부터 있던 김해국제공항 일부를 증축하는 일명 김해신공항으로 절충한 '원죄'와 연결된다.
김해신공항이 원안대로 추진되면, 굳이 KTX를 타지 않고도 제대로 중장거리 노선을 활용한 여행이나 항공 물류 수출 등을 지역민들이 누릴 수 있어야 사리에 맞다.
하지만 지금 동남권신공항 추진 구도를 보면, 영남권 사람들은 코레일에 뺨 맞고 신공항에는 사기당해 두 번 우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A380도 못 뜨고 24시간 활용도 X, 김해신공항 효용성 0?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380 등 대형 여행기를 사용하는 게 불가능하다. 김해신공항을 만든 다음 여기에서도 이 기종을 띄울 수 있다는 건 국토부에서는 그렇게 주장하나, 유례가 없다"고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다.
중장거리 노선이 제대로 못 뜨는 김해공항을 제한적으로 이용하느라(대부분의 먼 노선은 모두 인천으로 가느라) 영남권에서는 큰 불편을 겪고 있는데, 앞으로 신공항 개장이 표면적으로 선언돼도 이런 불편이 원천 해소되지 않는다는 우려다.
여기에 지금 소음 측정 기준, 안전고도와 진입표면 문제에 대한 제도적 불비를 틈탄 일부 아파트의 신축 문제 등으로 안전과 소음 공해 불만이 상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간단히 말해, 김해신공항으로의 증설 이슈는 문제의 종합선물세트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관문공항 구축을 결코 할 수 없다.

프랑스 전도. 현재 표시된 거점 도시 중 상당수는 파리와 떼제베로 연결된다고 보면 된다. ⓒ 네이버
오거돈 신임 부산광역시장은 지난 6·13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제1호 공약'인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동남권 관문공항' 이행을 위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고 실제로 몰표로 당선됐었다.
결과론적으로 문재인 정권에서는 이런 공약 논란을 스스로 나서서 교통정리해 주는 게 옳다. 민주당 일부 중진 등이 출구전략 구상 운운하면서 오 시장을 사실상 압박했다는 논란 등을 보면 특히 그렇다. 노정객을 위한 예의의 문제이자 유권자 전반에 대한 정치도덕의 문제라고 못 볼 바 아니다.
◆릴과 리옹 등 각지 연결 '떼제베' 중심은 '파리 드골공항'
김현미 국토해양부 장관이 "동남권신공항은 관문이 아닌 거점이다" 운운하거나 코레일에서 임의로 지역민의 공항 이용 편의성을 멋대로 가위질하는 상황 등을 보면 동남권에서는 '제 구실 못할 거점공항 하나 던져주고 인천공항에 볼 일 있으면 알아서 올라오라는' 곡해와 열패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를 줄곧 운행의 효율성과 경제성 판단으로 축소하는 것은 문제일 수밖에 없다.
코레일의 고속철 즉 KTX 시스템의 원류 격인 프랑스 '떼제베(TGV)'와 전국 교통망 문제를 함께 볼 필요가 이쯤에서 제기된다.
이번 공항행 KTX 폐지와 부실한 김해신공항 논란, 그로 인해 피어오르고 있는 코레일 성토 지역 여론과 김해신공항 결정이 애초 잘못된 자료에 기반했다는 의혹이 뒤엉키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한 크기의 국토와 각 지역별 도시들과 수도 파리를 연결할 필요, 유럽연합(EU: 떼제베가 처음 생길 때에는 EC 유럽공동체 시절) 각 지역과의 철도+항공 융합 연결 문제 등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
1981년, 프랑스 떼제베는 리옹과 파리를 연결하는 일명 남동선 일부 개통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그 이후 구간의 연장, 그리고 대서양노선 개통 등으로 프랑스는 파리를 기준으로 방사형으로 철도 물류가 연결되는 시대를 개막했다.
재미있는 점은 파리 외곽에 건설된 드골공항과 떼제베를 통한 전국 각지의 사통팔달 연결 문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샤를르 드골 전 대통령을 기념한 이 공항은 작년 기준 120개국, 329개 도시에 취항하는 비행기들이 들고 나는 곳이다. 유럽 2위, 세계 10위의 허브공항이며 당연히 24시간 운영한다.

파리와 외곽의 드골공항이 떼제베로 연결되고, 다시 이것이 각지로 연결됨을 표시한 자료. 이현주 박사의 '국토 공간조직에 미친 고속철도망 건설의 영향: 프랑스 TGV 교통망의 사례를 중심으로'에 실린 것이다. ⓒ 한국학술정보
그리고, 유럽 대표 허브공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초연결 공항'을 지향한다. 당연히 그 중심에는 일반철도(RER)와 떼제베(TGV 고속철도)가 있다. 물론 버스 노선과 고속도로 연계망도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공항 내에 떼제베역이 있고, 여기서 하루 45회 릴과 마르세유, 툴루즈, 벨기에 수도인 브뤼셀 등으로 열차가 나가고 들어온다.
◆獨 역시 '공항+철도 국민편익 보장' 집중, 한국은?
40개 버스노선과 3개의 고속도로가 떼제베를 거든다고 하면 약간 과장된 것이겠으나, 분명한 것은 우리로 따지면 '서울과 각지를 잇는 고속철'이 아니라 '인천공항과 각지, 그리고 주변국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구도라는 것이다.
참고로, 프랑스 외의 국가와 공항+고속철 국민 편의성 제고 방안은 어떠한가? 2014년에, 채일권 박사가 언론 기고를 통해 인천공항역과 기존 KTX 노선의 연결계획을 호평한 기록이 있다. 그는 "(이 같은 연결은) 제1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이 수립된 2003년부터 지속해서 검토됐던 사항이었다"고 감격하면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중앙역과 이체(ICH) 고속철이 연계돼 있다고도 짚었었다.
이런 프랑스 그리고 독일 등의 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여러 종합적 국토구상을 현재 우리 국토부와 코레일 등에서는 갖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신공항 이슈와 하다못해 공항행 KTX 운행에 이르기까지, 국토부 관료와 철피아의 논리에 웬만한 장관이나 사장이 휘둘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성 없는 정치인이지만 일단 사장으로 왔다면, 청와대 공약을 제대로 뒷받침하고 또 발전적으로 소화하기 위해 분골쇄신해야 할 때라는 주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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