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대한민국 최고가 그림이 짝퉁?’
미술전문 격주간지인 ‘아트레이드’가 1월 1일자 창간호에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45억2천만원에 낙찰된 박수근(1914-1965) 화백의 유화 '빨래터'(크기 72×37㎝)가 가짜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일파만파로 확산됐던 위작문제가 일단락됐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가 위작 의혹이 제기된 박수근(1914~1965) 화백의 유화 ‘빨래터’가 진품이라는 감정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인 것 같다. 위작 의혹을 제기한 아트레이드 측이 감정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진위 공방이 법정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위작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오프라인 경매시장에서 고액 낙찰된 이중섭 작품의 일부가 검찰조사결과 전부 위작으로 밝혀졌고, 추사 김정희 서예 작품도 대다수가 위작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 이회림 회장이 평생 모아온 작품의 47%가 위작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위작시비가 계속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미술품 거래가 투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 미술품 가격은 거품에 지나지 않는다. 유작이건 현재 활동 중인 작가 작품이건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누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구입한 작품을 누가 경매에 내놓았는지 등 작품의 출처가 명백히 밝혀야 한다. 이러한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위작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미술품의 진위를 가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됐던 박수근 작품도 크게 세 가지 방법을 통해 감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는 작품의 원래 소장자의 진술이다.
둘째는 미술계 전문가들의 안목 감정 방법이다. 눈으로 봐서 작가의 특징이 얼마나 확실한지 가려내는 것이다.
셋째는 과학감정이다. 자외선이나 X선 촬영 등을 통해 위작에서 잘 드러나는 덧칠 등의 서툰 기법이나 조작의 흔적을 찾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도 미술품의 진위를 제대로 구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술품 감정을 보다 전문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하지만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사건의 감정위원 20명 가운데 10명이 화랑 관계자였다는 것이 이를 잘 반증한다. 또 경매회사의 감정위원으로 활동하는 전문가도 이번 외부 감정에 참여했다.
과학적 분석을 철저히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로 이중섭 위작 사건의 경우에는 문제의 그림을 분석한 결과 이 화백의 생존시에는 없던 물감이 나와 검찰 수사에 결정적 증거가 됐다고 한다.
위작을 막을 수 있는 또 한가지 방법으로는 도록 제작이 있다. 작가의 모든 작품을 기록으로 남겨 문제작이 나왔을 때 비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하지만 전집 도록이 나온 유명 작가는 극히 드물다. 비약적으로 커지고 있는 미술시장이 올바르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위작근절이다.
지금부터라도 미술품 유통체계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감정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늘려나가는 한편 미술품 감정 체계를 선진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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