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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vs 삼성 신경전 점입가경

삼성비자금특검 둘러싼 ‘두뇌플레이’… 최후 승자는 누구?

김동현 기자 | pen1969 | 2008.01.18 10:47:13

[프라임경제] 삼성비자금 수사를 둘러싸고 특검과 삼성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조준웅 특검이 이끄는 특검팀은 그간 의혹으로만 존재했던 삼성비자금을 연일 쫓고 있다. 재벌을 겨냥한 사상 초유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펼치면서 삼성 수뇌부를 수사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삼성비자금을 쫓고 있는 특검팀이 비자금 조성경위와 용처의 불법성을 밝혀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이 이번 수사에서 일정한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 정관계와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삼성 주변에선 ‘사법처리는 커녕 차명계좌에 뭉칫돈이 관리됐다는 정도만 밝혀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03년 삼성 비자금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을 때, 삼성은 400억원대의 대선자금을 정치권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누가 어떤 경로를 통해 누구에게 얼마씩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특검이 압수수색을 통해 취득한 자료가 비자금의 조성경위와 사용처의 증거가 될지 촉각이 쏠리고 있다.

특별팀은 삼성 핵심 인사들에 대한 소환 통보를 시작으로 수뇌부 주변을 압박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특검수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차명계좌를 집중적으로 뒤지고 있다. 

특검팀 주변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금까지의 차명계좌 수사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검찰수사에서 삼성 전현직 임직원 150명의 삼성증권 차명의심 계좌를 무려 400개 이상 발견해 뒀다. 특검은 이들 통장이 비슷한 시기에 개설된 점과 여러 계좌의 비밀번호가 동일한 점 등을 근거로 비자금을 관리한 차명계좌가 확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특검은 특히 이들 계좌에 수억에서 수백억원 가량의 뭉칫돈까지 발견한 상태라 비자금의 실체를 밝힐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에 차 있다. 여기까지의 정황만 놓고 본다면 특검은 여태껏 어느 검찰도 하지 못했던 삼성의 불법비자금 존재를 밝혀내는 ‘역사적인’ 성과를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이 그리 호락호락하게 당할 것 같지는 않다. 특검이 차명계좌 뭉칫돈을 발견해냈다 하더라도 이 자금의 조성 과정에서의 불법성을 검증하지 못할 경우 처벌 근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거액의 실체를 규명하는 일. 특검수사가 어느 순간에 멈춰 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이 이 뭉칫돈을 ‘과거에 법적으로 인정되던 시절 조성된 기밀비’라고 주장할 경우 특검은 수사범위와 대상을 놓고 혼란에 빠질 수 있다. 1999년 이전엔 세법상 각 법인은 접대비 항목 중 10%를 영수증 없이 쓸 수 있는 기밀비로 인정받았다.

이 돈이 쌓여 현재의 차명계좌에 관리되고 있다고 삼성이 주장한다면, 또 이 주장을 거짓으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비자금의 불법성은 드러나기 어렵다. 1999년 당시 매출을 감안하면 최대 2,000억원 가량의 기밀비가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개인 돈’이라고 주장할 경우 역시 특검수사는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특검은 삼성의 이 해명 역시 거짓으로 증명해 내야 하지만, 삼성이 고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돈을 임원들의 차명계좌로 관리했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면 수사가 더 이상 진척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삼성은 이 회장이 상속받은 지 20년 가량이 흘렀기 때문에 돈의 규모가 자연스럽게 불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특검 성과의 가장 큰 분수령은 비자금의 용처 검증이다. 비자금의 존재를 알아낸다 하더라도 이를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썼는지를 밝혀내지 못할 경우 사법처리는 힘들어진다. 차명계좌에 있던 돈을 어떻게 모아서 어떻게 썼는지를 정확히 밝혀내지 못할 경우 삼성과 특검의 두뇌싸움에서 특검이 지는 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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