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건설업체의 피를 말리는 미분양 아파트.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11만 3천 가구를 넘었다.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의 조사 결과다.
이는 1998년 8월의 11만4천 가구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건설ㆍ부동산 업계는 미분양 물량이 15만~20만 가구에 달할 보고 있는데 이는 건설사들이 미분양 가구 수를 줄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영세한 업체의 미분양 물량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미분양 물량은 경남에 2만여 가구, 수도권에 1만9천여 가구, 대구 1만6천여 가구, 부산과 경북에 각각 1만1천여 가구가 집중적으로 쌓여있다. 미분양을 소화한다는 말보다 ‘속수무책’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다.
경기도는 미분양이 가장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1만7천여 가구나 된다. 1년 전 1천9백 가구에 머물렀으나 2007년 말에 8천9백 가구로 늘었고 올 1월에는 1만7천 가구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건설업체들이 분양이 안 되는 지방보다 그래도 기대를 걸 수 있는 수도권, 땅값이 비싼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도권에 아파트를 무더기로 지었지만 팔리지 않고 있는 게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쌓여 있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하반기 민간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도입되고 값싼 ‘지분형 아파트’가 나오면 정말 사태가 심각하다”고 걱정했다. 그는 지금처럼 놔두면 “건설업체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다”라고 했다.
미분양은 미분양 그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미분양이 건설업체에만 타격을 주지 않는다. 반드시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진다. 금융시장을 출렁거리게 하고 더 나아가서는 국가 경제의 근간을 흔들어 놓는다. 그래서 미분양을 걱정하는 것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도 결국은 집이 제대로 팔리지 않고, 담보 대출자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금융기관이 부실해지는데서 연유된 것이다.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대로 간다면 미분양은 이명박 정부의 가장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다. 7%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주택 경기 부진으로 금융기관이 부실해지고, 건설업체가 부도나기 때문이다. 미분양은 이명박 정부가 고민해야 할 큰 과제다. 이명박 정부의 싱크탱크들은 미분양을 어떻게 해소할 지 지금부터 머리를 짜내야 한다. 그 방법이 무엇인지는 당사자에 따라, 전문가 마다 다르다.
사정이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 뭐라고 딱 잘라 말할 수도 없다.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분명 미분양 물량을 어떻게 잘 처리하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미분양은 양도소득세를 완화하는 것보다, 투지지역을 해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미분양이 쌓인 상태에서 아파트를 공급해봐야 소용없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미분양 해소가 출발점이 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건설경기를 살릴 길이 없다. 정우택 행복칼럼니스트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