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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김무성 일병 구하기’ 나설까?

'이방호에게 뒤통수 맞은 강재섭 김무성'…공천내홍 2라운드 돌입

김동현 기자 | pen1969 | 2008.01.30 14:33:02

[프라임경제] 한나라당 총선공천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공천심사위원회가 지난 29일 열린 회의에서 ‘부정부패 정치인을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당헌당규 원칙 고수 방침이 전해지면서 당은 또다시 내홍 속으로 빠져드는 중이다.

   
 
  김무성 의원은 '토사구팽'을 거론하면서 탈당 고민에 들어갔다.    
 
특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 핵심 인사인 김무성 의원이 ‘공천 배제 원칙’의 대상자 중 한사람으로 자신이 지목되는 것과 관련 “지난 16, 17대 총선을 거치면서 이미 엄격한 심사를 거쳤고 10년 동안 당과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토사구팽을 당하게 생겼다”면서 “조만간 생각을 정리해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입장을 밝히는 등 공천 파문이 본격화 할 전망이다.

이런 정황 때문에 박 전 대표가 김무성 의원 구하기에 나설지, 만일 나선다면 어떤 무기를 들지에 정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도 관심 인물로 떠올랐다. 그는 거취 문제까지 거론하면서 30일 오전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에 불참했고, 연락까지 끊어버렸다. 이명박 당선인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양자 신경전이 1라운드였다면, 이젠 강 대표와 공심위가 2라운드를 벌이는 모양새다.  

쟁점은 현행 ‘공직 후보자 추천 규정’ 3조2항.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으로 최종심에서 형이 확정된 경우, 공직후보자 추천신청의 자격을 불허한다’는 내용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가 논란의 핵심이다.

29일 공심위 회의에서 이명박 당선인 계로 분류되는 이방호 사무총장은 “부패 전력자 공천배제라는 한나라당 당헌·당규를 한자도 고칠 수 없다”며 당헌·당규의 적용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고, 회의 후 브리핑에서 공천심사위원회 간사인 정종복 제1사무부총장은 “선거법을 제외하고 부정부패와 연루된 정치자금법·형법 위반자에 대해선 당헌당규를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심위가 이 방침을 고수한다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 김무성 의원과 이명박 당선인 측 박성범 의원,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 등은 공천 신청조차 하지 못한다.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강 대표가 먼저 선수를 쳤고, 이어 김무성 의원도 따라 나섰다. 이들이 격노한 까닭은 뭘까. 

강 대표 측에 따르면, 29일 공심위 브리핑 이후 강 대표는 ‘정치란 당헌당규 해석을 떠나 서로의 신의를 지키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정치가 되면 한나라당은 자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심위의 태도가 한나라당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강한 어조였다. 

강 대표가 지적한 ‘신의’는 지난 23일 이명박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표가 ‘공정한 공천’에 합의한 것을 말한다. 양자 합의 다음날인 24일 강재섭 대표는 이 당선인 측 이방호 사무총장과 박 전 대표 측 김무성 의원을 만나 부패 연루자 공천과 관련된 당헌당규를 융통성 있게 운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강 대표의 ‘중재력’이 또한번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분당 사태 위기까지 거론됐던 당내 총선공천 내분이 일단락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 모임 이후 김무성 의원은 “강재섭 대표가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안전책을 약속했기 때문에,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에서 우리 쪽에게 불리한 구도를 수용했다”고 밝히는 등 당은 안정을 찾아갔다. 

하지만 공심위가 뜻밖의 입장을 밝혔고, 특히 3자 모임에 직접 참석했던 이방호 의원이 29일 공심위 회의에서 종전의 태도를 바꾼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 대표와 김 의원은 격해졌다.
 
23일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가 합의한 바로 다음날 강 대표는 양 진영 수장들을 모아 이 합의 진행을 매듭지은 터라 강 대표가 느낀 배신감은 커 보인다. 정치생명이 풍전등화 처지로 전락한 김 의원의 분노는 더 컸다. 

강 대표 입장에선 자신이 정치력을 동원해 어렵사리 성사시킨 공천합의가 이 의원에 의해 일방적으로 깨진 것이나 다름없고, 김 의원으로선 이 의원에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꼴이 됐다.   

한편, 강 대표의 이번 승부수는 지난해 경선 당시 경선룰 합의를 촉구하며 ‘대표 탈퇴’ 배수진을 쳤을 때와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강 대표의 강력 반발은 공심위를 일단 한발 물러서게 만들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은 “당헌·당규대로 따르겠다는 원칙에 합의한 것은 맞지만, 아직 소급 적용 여부, 예외조항 첨부 등에 대해선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이 문제는 공천 신청을 받은 뒤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에서는 강 대표의 이번 배수진을 두고 다용도 포석이 깔려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당의 한 당직자는 “강재섭 대표는 저번 대선경선 때부터 핵심적인 심판관 역할을 성공적으로 했고, 이번 총선에서도 양 진영 갈등을 잘 무마하고 교통정리를 잘 해서 성공적인 당대표로 인정받고 싶어 했는데, 공천심사위원회 쪽에서 강 대표가 성사시킨 합의를 깬 것처럼 돼버려서 지금 화가 많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 한 중진인사는 “강 대표 역시 차기대권 가능성이 열려 있는 사람이라서 자신이 대표로 있는 동안 드러나는 대표 역할을 잘 해서 한나라당이 국회 과반을 넘어서는 성과를 낸 뒤 이를 바탕으로 당내 세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 그의 계획을 공심위가 틀어버렸으니 대표 때려치운다 소리 나오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강 대표는 성공적인 당 운영과 조율을 통해 18대 총선 압승의 발판을 마련, 강력한 차기대권 도전자 반열에 오를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강 대표의 이번 격노는 향후 세력 구축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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