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진그룹 2세들이 또다시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조양호 회장의 두 동생들이 맏형인 조 회장을 걸고 넘어진 것이다. 즉 선친의 기념관 건립과 지분 문제를 놓고 차남과 4남이 제소를 한 것이다.
한진가 형제들간의 법정 다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2년 고 조중훈 회장 별세 후 재산분할을 둘러싼 2005년의 정석기업 차명주식 증여 소송, 2006년의 대한항공 납품업체와 관련한 민·형사소송에 이어 세번째다. 결국 이번 송사는 경영권이나 재산 싸움보다는 창업자 사후 유산분배 과정에서 쌓였던 형제간 감정싸움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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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조정호 메리츠 증권 회장> | ||
한진중공업에 따르면,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은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내용은 고 조중훈 회장의 사가인 '부암장'의 기념관 조성 약속 불이행에 따른 1억원이란 거금(?)의 정신적 피해보상과 부암장의 상속지분 이전 등이다.
고 조 회장의 사가인 부암장은 6,600㎡(2,000여평 규모)로 고인이 생전에 영빈관으로 활용했을 정도로 애착을 가졌던 곳이다. 현재 소유주는 정석기업이며 미망인인 김정일 여사가 기거하고 있다.
차남 조남호와 막내 조정호 회장 측은 "유족들이 고 조 회장 사후 부암장을 기념관으로 조성키로 합의하고, 2003년 그룹계열 분리 당시 기념관 건립을 조건으로 부암장을 정석기업 명의로 소유권 이전등기까지 했지만 장남이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양호 회장이 약속한 기념관 사업을 선대 회장 사후 5년이 넘도록 기본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며 "부암장을 사유재산화하고 고인의 유지를 훼손하는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법원에 하소연하게 됐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을 두고 한진그룹 2세들의 법적 싸움은 '또다른 이제 시작'으로 보고 있다. 지난 형제간의 소송 역시 고 조중훈 회장의 차남과 4남이 공격하고 장남이 방어하는 형국이었다.
이와관련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두 동생측이 기념관 문제보다는 다른 문제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는 바람에 기념관 건립이 큰 진척이 없었다"면서 "기념관 건립을 위한 약정을 이행하지 않고 불쑥 소송을 제기한 것은 솔직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기념관은 어떡하든지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 논란의 중심은 소규모(?) '정석기업'
이런 형제간 갈등은 조중훈 회장의 타계 이후 조금씩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우선 고 조회장의 기일을 어떻게 지킬 것이냐는 문제가 형제 간 갈등을 깊게 만들었다는 게 재계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4형제 간 갈등은 계열분리 작업이 진행되면서 사업적인 측면에서 두드러졌다. 대한항공은 2001년 9.11이후 테러위험 보장을 대폭 강화하는 와중에서 2003년 말 조정호 회장이 경영하는 동양화재(현 메리츠화재)와 약 5,000만달러에 달하는 운송 보험 계약을 해지, 영국 로이드 보험회사로 거래처를 옮긴 데 이어 한진해운도 메리츠화재와 보험계약을 일부 해지하고 다른 국내 보험사와 신규 계약을 맺었다.
특히 재계는 한진그룹 내 형제간 분쟁이 시작되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정석기업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정석기업은 표면상 빌딩 임대를 전문으로 하는 한진그룹 소규모 계열사에 불과하다.
서울 명동에 있는 해운센터빌딩 등 빌딩 3곳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본금 104억원에 매출액은 200여억원, 순이익은 50억원을 기록했을 뿐이다. 그러나 정석기업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살펴보면 무시할 회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
정석기업은 한진그룹 모태인 (주)한진 지분을 16.48%나 소유한 최대주주다. 이 지분율은 장남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지분율 5.91%의 3배 가까운 규모다. (주)한진은 한진그룹 계열사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 우선 (주)한진은 현재 대한항공 주식을 9.90% 보유하고 있다. (주)한진이 갖고 있는 대한항공 지분율은 그룹 회장인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지분율인 9.63%에 육박한다.
정석기업→(주)한진→대한항공 등 그룹 주력 계열사로 연결되는 시발점이 되는 정석기업이 흔들리면 조양호 회장을 중심으로 한 한진그룹 대주주들의 지분 구도에 큰 변화를 야기하게 된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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