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동안 ‘관심 없다’던 입장과 달리 저가항공사 설립을 표명하고 나선 것과 관련 업계에선 아직도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해 대한항공이 저가항공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힌 데 대에 박 회장은 직접 “우리는 그런 거(저가항공)에 별로 관심 없다”고 강조했었다. 이처럼 저가항공에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던 박 회장이었기에 그의 이번 저가항공사 설립의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업계가 궁금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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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
지난해 대한항공은 저가항공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대한항공이 저가항공 시장에 진출한 것은 항공시장의 변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상호 영공 개방을 원칙으로 하는 ‘오픈 스카이(open sky)’ 시대에 대형 항공사들의 저가항공 시장 진출은 이미 대세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항공업계 라이벌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회장은 “저가항공에 관심 없다”며 “국내 항공시장은 저가 항공이 성공하기 힘든 구조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입장을 180도 바꾸며 저가항공을 띄우겠다고 나섰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인 아시아나는 지난 14일 부산국제항공(에어부산)의 자본금 46% 가량을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저가항공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국내외 항공시장에서 이래저래 아시아나항공의 입지가 줄어드는 분위기에서 박 회장이 ‘반전’을 꾀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이 그동안 공 들여온 일본과 중국 노선을 대한항공 저가항공에 빼앗기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는 대비책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 회장은 그동안 줄곧 보였던 저가항공 설립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왜 갑자기 바꾼 것일까.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이 저가항공에 뛰어들지 못했던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저가항공에서도 총성 없는 한판 승부
지난해 한 중 일의 김포-상하이-하네다 ‘3각 셔틀(왕복)’ 항공편 운항이 본격적으로 실현되면서 동북아 단거리 국제선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불꽃 튈 예정이다. 하지만 여기에 항공업계 맞수인 대한항공이 저가항공 진출은 아시아나항공에게 위협이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향후 저가항공으로 국제선을 띄울경우 앉아서 중단거리 노선을 빼앗길 수 없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3월 파리노선 취항을 계기로 향후 장거리 노선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대한항공의 저가항공 진출을 계기로 향후 국제선 노선 배분에서 아시아나의 주력 노선인 기존 중단거리 시장 확보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진다.
아시아나항공은 후발 항공사로서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보다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대한항공이 저가항공 시장에 뛰어들면서 중국과 일본 등 중단거리 국제선으로도 노선을 집중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처럼 대한항공이 30% 이상의 저렴한 가격으로 저가항공을 앞세워 아시아 지역 노선을 잠식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터라 아시아나항공 입장으로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이뿐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입지를 위협하는 또 다른 것도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취항한 저가항공사들이 일련의 안전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갈 수록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서울, 부산, 제주, 양양 등에 하루 46편으로 취항 1년 만에 탑승객 64만여명을 기록하고 있고 한성항공도 평균 85%의 탑승률로 청주와 제주를 꾸준히 운영하며 역시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추세다.
또한 현재 국내에서 운항 중인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은 서로 기종이 다르지만 프로펠러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프로펠러기는 제트기에 비해 항공기 가격이 싸고 기름 값도 적게 들어 운임을 낮출 수 있다. 중단거리 시장의 점유율이 높은 아시아나항공보다 30% 가량 저렴하다. 이는 저가항공만이 가질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부상하고 있다.
◆리스크 부담은 있지만…
박삼구 회장의 저가항공 진출 관련 ‘말 바꾸기’ 논란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아시아나항공 한 관계자는 “우선 그동안의 팩트(fact)만 놓고 본다면 말 바꾸기가 될 수 있겠지만 그 동안 부산광역시에서는 부산국제항공의 성공적인 취항과 사업운영을 위해 박삼구 회장을 설득한 결과”라면서 “리스코 부담 등 수입 창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지만 부산광역시와 부산지역 경제인들이 주축이 되어 지역경제 발전과 시민편의 증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부산국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전반적인 항공사 경영 노하우는 물론이고 항공기 운항지원이나 정비, 훈련, 지상조업, 시스템 등 주요 인프라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되어, 지역항공사로서 극복하기 어려운 난제들을 해결하고 대규모 초기투자를 최소화 하면서 취항 초부터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 된다”며 “아시아나는 현재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저가항공사들이 지향하는 사업모델과는 차별화된 모델로서 부산국제항공을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삼구 회장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저가항공 시장에서 어떠한 ‘비상’을 준비해 저가항공 밑그림을 그려나갈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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