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연이은 악재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이다. 최근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이 사고 85일만에 피해지역 주민들을 위해 1,000억원의 기금을 출연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피해지역의 반응은 아직 차갑기만 하다. 지난날 삼성중공업의 대국민 사과문 역시 과실 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직후에 알맹이 빠진 사과문이란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기금 또한 삼성그룹의 황태자인 이재용 전무의 검찰 소환조사 다음날에 벌어질 일이란 점에서 논란을 더욱 가중시키며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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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이 사고 50여일이 쯤 1월 22일 김징완 사장과 임직원 일동 명의로 사과문을 실었다. | ||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이 지난 2월 29일 피해지역 주민들을 위해 1,000억원의 기금을 출연하기로 했다.
피해지역 주민들을 위한 직접 배상 보다는 지역발전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쓰이도록 정부 소관부처에 기탁하기로 했다.
삼성측에 따르면 이번 기금은 앞으로 유조선사의 구상권 행사로 삼성중공업이 내게 될 법적 배상금과는 별도이며 우선 피해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지역 주민들은 삼성측의 대책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는 등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한 분위기만 감돌고 있다.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태안지역 주민들은 29일 “피해액이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턱없이 미흡한 조치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주민은 삼성중공업측이 밝힌 지역사회 공헌사업 등 간접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은 작은 성의로 받아들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건희 회장은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지 85일만에 피해지역 주민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게 된 것일까.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지난해 삼성특검, 기름유출 사고 등 잇따른 악재에 따른 위기를 넘기기 위한 묘책이 아니겠냐는 해석도 있다. 지난 2006년' X파일 사건' 당시 비판의 여론이 거세지자 대국민 사과를 통해 8,000억원을 헌납한 전례가 남아있다는데 이번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이번에도 무소불위의 '황제경영'을 지키기 위해 방패 역할을 위한 대안책 아니냐는 전망이다.
일례로 기금을 내겠다는 하루 전일 지난 28일 이 회장의 장남이자 삼성그룹의 황태자 이재용 전무가 피의자 신분으로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 조사를 받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 전무를 상대로 e삼성 사건에 대해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가 경영에 실패한 인터넷 기업들의 손실을 삼성 계열사에 떠넘기는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사건이다.
특검팀은 이 전무를 상대로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인수 과정에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공모ㆍ지시가 있었는지 여부와 경영권 승계 과정에 이 전무가 직접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1,000억원의 기금은 역효과만 보인 채 빛이 바래고 있다. 특히 85일이나 지난 시점에 직접적인 피해를 감수한 태안 주민들의 마음을 달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논란이 대상이 된 피해복구를 위해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다수 네티즌들은 삼성중공업의 진실성이 묻어나지 않는다는 냉랭한 반응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입을 모아 "이재용 전무의 특검 소환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 교묘하게 인심 쓰기 아니냐"며 "삼성중공업의 기금 시점은 오히려 피해주민 보다는 기업 이미지를 위한 전략으로만 보인다"고 비난했다.
한편 삼성 비자금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오는 9일 만료되는 1차 수사기한을 30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팀은 1차 수사기한 전에 삼성그룹의 주요 참고인과 피의자들에 대한 기초 조사를 매듭지을 계획이지만 최근 소환한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및 전략기획실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을 대상으로 기대에 미치는 진술을 받아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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