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가 주식 평가액이 수백원에 이르는 일. 당연히 흔치 않은 현상이다. 하지만 뚜렷한 경제활동이 없는 ‘미성년 갑부’의 등장은 ‘일상’이 된 듯 싶다. 최소한 재계에선 그렇다. 이들 미성년 갑부들은 부모로부터 주식이나 현금을 상속 증여 받거나 이미 보유한 주식에서 발생한 배당수입과 담보대출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향후 비경제활동 3세들의 주식보유량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편법승계가 과거와 달리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증여와 상속을 사전에 조금씩 실행에 옮겨야만 상속세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요령’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
두산가(家)의 지분 승계가 재계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두산가는 지난날 ‘형제의 난’ 이후 3세에서 4세로 이어지는 경영 승계와 맞물려 4세를 넘어 미성년자들인 5세로의 ‘부의 대물림’에 가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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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미성년자 5세들이 매수한 5,000여주는 당시 2월 13일 종가기준으로 9억원어치가 소요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5세들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매입한 (주)두산의 총 지분은 4만3,331주로 지난 3월 17일 종가기준으로 91억8,55억원에 이른다. 이들 5세들은 이제 막 걸음발을 시작 한 3세부터 19세까지로 개인적으로 적게는 1,420주에서 많게는 8,417주까지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이뿐만 아니다.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4세의 자녀들은 모두 (주)두산의 주식을 보유하며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다.
5세들 가운데 가장 많은 (주)두산의 지분 8,417주를 소유한 상수 군은 94년생으로 올해 14살에 불과하다. 그의 부친은 박정원 두산건설 부회장이며 조부는 박용곤 명예회장이다. 상수군의 누나인 상민양이 7,760주로 5세 중 두 번째로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남매가 보유한 주식은 1만6,177주로 지난 17일 종가기준으로 26억2,876만원에 이른다.
박용곤 명예회장의 딸 박혜원 두산매거진 상무의 주원(여)양, 장원(남)군도 각각 5,771주와 5,770주를 보유, 이 오누이의 주식은 총 1만1,541주로 무려 18억7,450만원어치다.
또한 박 명예회장의 차남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의 자녀인 상우(남)군과 상진(여)양은 각각 1,420주인 총 2,84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4억6,150억원 규모다.
게다가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의 손녀인 상효 양, 상인 양, 상현 양, 상은 양 등 4명은 사이좋게 각각 1,996주를 보유하고 있다.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의 손녀인 윤서 양은 6,530주를, 상아 양은 4,900주를, 상정 양은 4,900주를 가지고 있다. 상정 양은 5세 중 가장 적은 나이로 현재 3세지만 대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두산가 5세들의 지분 매입을 두고 재계 일각에선 5세들 대부분이 미성년자라는 점에서 ‘사전에 경영승계’ 발판을 마련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특히 시민단체는 이런 미성년자들의 주식 보유가 지분 확보 차원이 아닌 경영권 승계로까지 이어질 경우, 불법적인 부의 세습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검증이 필요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들 대부분은 미성년자인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비소득자들로 주식을 어떤 자금을 통해 매입했는지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산그룹 측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어릴 때부터 대주주의 일원으로 책임의식을 공유하는 차원”이라고 항변했다.
그룹 한 관계자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각각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너 5세들이 대부분 미성년자이지만 어릴 때부터 대주주의 일원으로 책임의식을 공유하라는 차원에서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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