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정부가 초중등교육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교육과 관련된 각종 세부 지침 등 규제를 모두 철폐하는 것은 물론 교육 자율과 다양성을 허용한다. 한 마디로 초중등교육을 전면 자율화하겠다는 것이다. 단위 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지방교육자치를 내실화하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학교 자율화 3단계 추진계획'은 대한민국 초중등 교육사에 획을 긋는 엄청난 일이다.
자율화 추진계획의 골자가 다양하고 질높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운영 등 학교운영에 관한 모든 권한을 학교장 등 학교 구성원에게 돌려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9개 규제 지침이 이달내 일괄 폐지된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학교에 대한 포괄적 장학지도권(초중등교육법 제7조)이 사라지는 것이다.
잘 알다시피 포괄적 장학지도권은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이나 교수.학습방법 등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한 지시.감독의 근거다. 이 제도가 폐지됨으로써 학교 자율권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학교 운영의 구체적 사항을 규정해온 학사 운영 지도지침, 방과후학교 운영지침, 수준별 이동수업 운영 지침이 없어진다.
이렇게되면 논란이 끊이지 않던 0교시 수업이나 심야.보충 수업이 허용되고, 방과후학교에 영리단체인 학원의 강사도 참여할 수 있다. 방과후학교는 초등학교의 경우 국.영.수 등 정규 교과 수업이 금지되고 컴퓨터 또는 미술 등 특기 수업 위주로 진행돼 왔으나 전면 개방된다.
수준별 이동 수업은 일부 과목별로 임시반을 편성해 운영하는 수준이었으나 규제 장치가 사라지면서 전면적인 우열반 편성이 가능해졌다.
시사적 문제를 다루는 계기 수업내용과 지도 지침, 학습 부교재 선정지침 등도 없어진다.
수능 이후 고3 학생의 정규 교육과정 운영중 학원 수강 출석 인정 금지, 학교별 재량 휴업 기간 조기 확정 계획 제출, 교육공무원 육아휴직 시 휴직 요건 및 절차 규정, 교원의 야간제 대학원 수강시 근무상황 `출장' 처리 규정 등이 아예 삭제된다.
학생 봉사활동 제도 운영 지침이나 기간제 교원 및 강사, 산학겸임교사 임용에 관한 사항, 원격연수 관련 사항, 학교 체육방향 지침 등도 폐지 대상에 올라 있다.
교원에 대한 인사권이 교육감에게 전면 위임돼 인사에 대한 교육감의 자율권이 강화된다.
대통령 권한으로 남아 있던 교장 임명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권한인 시도교육청 국장급 이상 장학관, 교육장, 교육연수원장 등에 대한 임용권이 교육감에게 넘어간다. 따라서 교육감은 단위학교별 교원, 보직교사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지역 실정에 맞는 교원 연수 운영계획을 수립, 실시할 수 있게 됐다.
교육공무원의 시도간 또는 국립학교-공립학교간 전보 계획, 초중등교직원의 정원 배치 기준, 교과부장관의 학교 평가 규정 등을 없애고 권한을 교육감에게 넘긴다.
교과부 장관의 유치원 운영실태 평가 규정, 국립유치원에 대한 장학지도권, 초중고교에 대한 장학지도, 도서벽지 교육기관 지정 및 해제 권한 등이 이양된다.
교과부 장관의 연구학교 지정.운영 권한도 없어진다.
특목고 사전협의제는 일단 보류된다. 당장 폐지할 경우 공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큰 법령과 지침은 7월 이후 단계적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하지만 외고 등 특목고 설립시 정부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의 특목고 사전협의제는 현재 폐지 방침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교과부는 당초 특목고 사전협의제를 `즉각 폐지' 대상에 넣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시행령 개정 작업등 현실적인 문제를 들어 일단 보류한 상태다.
교과부는 이번 조치가 학교 자율화를 위한 첫 단계이며 지속적으로 과제를 발굴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