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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① 현대그룹 벗어난 ‘독자노선 반세기’

[50대기업 완벽 大해부] KCC그룹 ①총수家 창립부터 현재까지

이연춘 기자 | lyc@newsprime.co.kr | 2008.05.27 15:17:17

[프라임경제] 21세기의 한국 재계는 과거에 비해 큰 소용돌이 속을 걷고 있다. 기업은 시대와 경제 환경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거나 순응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침몰했다. ‘거대공룡’ 기업이었던 대우의 몰락, 현대그룹의 분열 및 외환위기 사태 이후 동아건설, 해태, 거평, 한라 등이 침몰하는 등 재계 판도가 급변했다. 이런 와중에서도 혜성처럼 등장한 새로운 대기업들이 몰락한 재벌의 자리를 메워나가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 다양한 변화가 일고 있다. 반세기 동안 이어진 구씨 일가와 허씨 일가의 ‘한 지붕 두집 살림’도 이런 변화 속에서 LG와 GS라는 이름으로 각자의 길을 택했다. 본지는 [대기업 완벽대해부] 기획특집으로 <KCC그룹> 편을 마련했다.

정상영 명예회장 이어 장남 정몽진 회장으로 ‘2세경영’ 대물림 완료 
KCC家 2세 자녀 미성년자들까지 주식매입 가속도 내며 ‘고공행진’

   
KCC그룹은 한때 재계 ‘숙부 vs 조카 며느리’ 간 경영권 분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자살 이후, 현정은 회장 체제로 변하는 과정에 경영권 분쟁은 정상영 명예회장이 현대그룹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사들이면서 촉발됐다.

그러나 2004년 3월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정 명예회장은 "경영권 분쟁은 본의가 왜곡됐다"며 "외국인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범현대가의 기업이 넘어가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즉, 고 정주영 회장이 일군 기업이 비티기 위한 선의의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 창업주 2세 경영 '안착'

현재 국내 최고의 건자재 전문 기업으로 성장한 KCC그룹이 창립 50주년을 맞고 있다. 

지난 1958년 8월, 당시 22세로 대학생이던 정 명예회장이 창업한 KCC그룹은 지난 반세기 동안 ‘한우물 경영’으로 내실을 다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막내 동생인 정 명예회장이 직원 7명을 모아 서울 영등포에 세운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가 지금의 KCC그룹의 모태다.

이후 1974년 울산에 고려화학을 설립하고 유기화학분야에 진출했다. 고려화학은 2000년 4월 금강스레트공업과 합병하며 금강고려화학으로 출범하게 된다. 금강고려화학은 합병에 이어 2005년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식회사 KCC'로 사명을 변경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반세기 동안의 KCC그룹 성장 과정은 범현대가 다른 그룹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현대라는 우산 밑에서 하나씩 계열분리 해 나간 다른 그룹들과는 달리 KCC그룹은 설립부터 독자 노선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국내 건축, 산업용 자재, 생산, 개발을 이끌어온 KCC그룹은 '더 좋은 삶을 위한 가치 창조' 아래 창호, 유리, 건축자재, 내외장재 등의 다양한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특히 일상생활과 밀접한 페인트, 단열재, 내외장재, 유리, PVC창호, 바닥장식재 등 각종 건축자재의 품질을 높여 '친환경 인증' 최다 보유기업이라는 명성을 쌓아왔다.

창업 초기인 1958년 당시 134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2조976억원으로 증가했다. 자산 규모는 303만원에서 7조2,193억원으로 성장하며 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잡고 있다.

현재 KCC그룹은 창업주 정 명예회장에 이어 장남인 정몽진 회장으로 이어지는 '2세 경영체제'로 자리 잡았다. 정 명예회장은 경영에 직접적인 참여는 하지 않은 채 '명예회장'의 직함만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0년 ‘경영 대물림’을 굳힌 것이다.

정몽진 회장의 포부도 남다르다. 아버지 정 명예회장이 현재의 KCC그룹의 초석을 다져놓았다면 아들 정몽진 회장은 미래 KCC그룹의 밑그림을 그려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KCC를 글로벌 초일류 정밀화학기업으로 발돋움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미국 조지워싱턴대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귀국, 91년 고려화학 이사로 경영에 합류한 뒤 2000년 회장에 취임했다.

장남 정몽진 회장이 그룹 경영을 책임진다면 동생 정몽익 KCC 대표이사 사장과 정몽열 KCC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형을 보좌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정몽익 사장은 미국 시라큐스태학교와 조지워싱턴대학원을 졸업하고 1989년 '금강'에 입사, 이후 이사·전무이사·부사장을 거쳐 2006년 2월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미국 FDU대학을 졸업한 정몽열 사장은 고려화학에 입사, 금강종합건설 상무를 거친 2002년 12월 대표이사 사장을 올랐다.  

   
   
◆ ‘목적 없는’ 미성년 지분 취득

한편 KCC그룹의 미성년자로 향한 '부의 대물림'이 재계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라는 울타리에서 하나씩 계열분리 해 현대기아자동차그룹·현대중공업·현대그룹·현대백화점·현대산업개발 등의 다른 그룹과는 달리 KCC는 처음부터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이런 이유였을까. 최근 KCC그룹 정 명예회장이 미성년자인 손자들에게 자신의 지분을 퍼주며 2세를 넘어 미성년자들까지 가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몽진 회장의 자녀 중 올해 14세인 장남 명선군은 (주)KCC 지분을 지금까지 총 5차례의 장내매수를 통해 주식을 매입했다. 명선군은 현재 4만4,996주인 0.43%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매입하며 미성년 주식부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명선군은 지난해 11월 19일 무려 1만7,066주를, 그 다음날인 21일 1만3,560주를, 23일 2,000주를 비롯해 26일과 27일 각각 1,000주씩 매입했다.  

명선군의 누나인 재림양도 현재 6,151주인 0.06%를 갖고 있다. 이들 남매가 보유한 (주)KCC주식은 총 5만1,147주로 무려 233억원 가량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정상영 명예회장의 둘째인 정몽익 사장과 삼남인 정몽열 사장의 자녀들도 미성년자 주식부자에 합류한 상태. 정몽익 사장의 장남 제선군(10세)은 2만2,781주인 0.27%를, 정몽열 사장의 장남 도선군(13세)은 1만8,197주인 0.17%를 갖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KCC家 3세들의 지분 매입을 두고 재계 일각에선 대부분이 미성년자라는 점에서 ‘사전에 경영승계’ 발판을 마련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즉, 증권가에서는 KCC가 지배구조를 탄탄하게 하면서 먼 훗날 경영권 승계까지 감안해 증여한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시민단체는 이런 미성년자들의 주식 보유가 지분 확보 차원이 아닌 경영권 승계로까지 이어질 경우, 불법적인 부의 세습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들 대부분은 미성년자들은 그룹 오너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이전 과정에서 증여를 통해 주식을 취득하거나 일부는 장내에서 사들이고 있다"며 "특히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비소득자들로 주식을 어떤 자금을 통해 매입했는지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배구조가 탄탄해질 때까지 추가 지분 매수 가능성도 제기된다"면서 " 하지만 자금 출처 등을 제대로 밝히지 않아 시장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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