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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업계 "차만 팔면돼, 고장? 알아서 고쳐요"

도요타 전국 8곳 불과…지방 소도시 운전자 원정수리 각오해야

유경훈 기자 | hoons@newsprime.co.kr | 2006.02.27 11:49:45

   
[프라임경제]  국내에 진출해 있는 수입차 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 구사로 상권 확장에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판매한 차량들을 위한 정비공장 확충은 아주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입차 정비공장이 없는 지방 소도시에 거주하는 수입차 운전자들은 자동차가 말썽을 부릴 때마다 공장이 있는 대도시까지 자동차를 직접 가져가야하는 번거로움에 시간까지 뺏기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고장난 자동차를 제때에 수리받지 못해 피해를 보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등 수입차 회사에 대한 운전들의 불만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 차 파는데 정신팔려 정비공장 확충 뒷전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2월 24일 현재 국내 14개 수입차 법인이 들여온 브랜드는 줄잡아 21개. 이들 차량의 지난해 국내 총 판매는 3만901대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수입차는 올해 들어서도 여전한 인기속에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 1월 판매량(3448대) 전달 대비 75.5%나 증가했다. 이 같은 판매량은 1개월치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다.

그러나 수입차 업체들은 이같은 호황속에서도 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한 투자에는 상당히 인색한 편이다. 일례로 정비공장을 제대로 갖추고 영업을 하는 회사들 아주 드물다. 올 1월 현재 수입차 업체들이 국내에서 확보하고 있는 자동차 정비공장은 고작해야 188개에 불과하다.

   
업체별로는 BMW가 가장 많은 28개의 정비공장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43%) 서울에 몰려있고,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중소도시에는 정비공장을 확보한 곳이 한곳도 없다.

2000년 들어 줄곧 수입차 업계 판매순위 1위를 독주하다 지난해 한번 정상 자리를 내준 회사 치고는 정비공장 확보 성적이 너무나 초라하다. 이회사는 올해 자동차 판매목표를 지난해(5786대.미니 761대 판매)보다 10% 정도 늘려잡았다. 앞으로 이 많은 차량들이 제대로 수리는 받을 수는 있을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 도요타 구두쇠 투자...정비공장 고작 8개

또 다른 업체들의 경우 사브와 캐딜락 각각 17개, 크라이슬러와 닷지 각각 15개, 마이바흐 14개, 렉서스(도요타코리아) 8개(제휴사 포함땐 11개), 포드 8개, 아우디 7개, 혼다 4개 등이다. 이름 있는 회사들도 정비공장 10개 이상을 갖추고 있는 곳이 아주 드물다.

특히 도요타코리아는 한국시장에서 BMW와 판매왕을 다투는 회사로, 판매량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확보해 놓은 정비공장은 BMW의 약 3분의 1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올 판매 목표가 6500대로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 가장 많고, 최근 5년간 국내 판매량이 1만9000대에 달하는 회사로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수치다.   

 ♦ 지방 중소도시 정비공장 전멸

문제는 이 뿐이 아니다. 현재 수입차 업체들이 확보하고 정비공장은 태반이 서울에 몰려 있고, 지방 도시는 많은 곳이라고 해봐야 3개를 넘지 못한다. 시(市)단위 이하의 지역에선 정비공장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가 아예 한곳도 없다.

이로 인해 지방을 여행하거나 정비공장이 없는 지역에 거주하는 수입차 운전자들은 차량이 말썽이라도 부리면 고생길을 감수해야만 한다.
 
대기업 고위 간부로 정년퇴직 후 고양시에 이사를 왔다는 이모(67세)씨는 “주변에 B 모델 정비공장이 없어 차가 고장이 날 때마다 서울 공항동으로 차를 가져가고 있다”며 “그럴 때마다 그 차를 산 것을 후회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천 계양구에 거주하는 박 모(47세)는 “L 모델의 정비공장이 인천을 통틀어 하나 밖에 없어 (차가)말썽을 부릴 때 마다 애를 먹고 있다”며 “수입차 업체들은 차를 파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있을 것이 아니라 정비공장 확충에 보다 각별한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 정비공장 없는 것도 마케팅 전략?

그러나 수입차 업체들은 운전자들이 차량 수리과정에서 겪는 고통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 지금의 정비시설만 가지고도 차량 A/S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는 등 고객들의 불만을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BMW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서 확보하고 있는 정비공장만 가지고도 연간 3만대 이상을 처리할 수 있다”며 “회사에서는 당분간 정비공장을 증설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맞수인 도요타코리아 역시 소비자의 바람을 등지기는 마찬가지였다.이 회사 관계자는 “정비공장 증설은 딜러 확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회사가 독단적으로 처리할 사항이 아니다”며 “증설은 필요하지만 계획하고 있는 것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아우디와 볼보 역시 정비공장 증설 계획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다만 혼다는 올 가을쯤 분당에 정비공장을 개설하기 위해 작업을 추진중에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에 있어 정비공장은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수입차 업체들은 알아서들 고쳐라는 식이다. 아직은 차를 파는 것이 더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불만도 어느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것. 바로 그들의 마케팅 전략이 아닌가 싶다.

수입차 업체들의 배짱 장사가 언제까지 통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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