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나주시 도심에서 차를 타고 조금만 벗어나면, 덕룡산, 용제산, 건지산을 연결하는 병풍 같은 산야와 봉황, 황룡 두 평야가 펼쳐져 있는 '봉황면'이 나온다.
예로부터 사람 살기 좋은 아름다운 마을로 알려진 봉황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자연환경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주민들도 있다. 토석 채취지로 유명한 만봉리 주민들 이야기다.
만봉리 주민들은 토석 채취장에서 발생하는 자욱한 흙먼지와 돌가루가 섞인 뿌연 물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을 호소해 왔다. 각종 진동과 소음 또한 조용한 시골마을에 커다란 불편을 주고 있다고 한다.
만봉리에 토석 채취가 시작된 것은 대략 30여년 전인 1990년 6월, 나주시가 모 업체의 토석채취를 최초 허가하면서부터다. 그로부터 14년 뒤인 2004년에는 3만1000㎡ 면적의 토석채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사실 주민들은 3만1000㎡ 규모 정도의 토석채취는 생활에 큰 불편을 미치는 수준으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처음에는 무난한 공존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주민들의 생각과는 달리, 토석채취 면적은 야금야금 확장됐고 이에 따라 소음과 분진 등 생활을 위협하는 환경문제는 점점 커져갔다. 만봉리 주민들의 불편은 특히 강인규 전 시장 재임시절 극심해졌는데, 강 시장이 재선을 한 2018년에 기존 토석채취 면적이 6만㎡에서 11만4766㎡로 두 배 가까이 늘었기 때문이다.
만봉리 주민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재선과 함께 채취허가면적을 폭증시킨 강 전 시장의 '환경경시 행정'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엄연히 주민들이 생활하는 마을이 있는데, 주민들의 건강이나 생활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도 않고 토석채취 확대를 졸속으로 허가했다는 주장이다.
기업이 경제적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이러한 이윤추구 활동이 사람들이 살아갈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키지 않도록 규칙을 정하고, 시민들의 건강과 생활을 지켜야 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막중한 책임이다.
그러나 만봉리의 토석채취 허가면적 확대 과정을 보면, 지방정부가 주민의 건강권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심지어 환경에 대한 고려도 없이 토석채취 허가면적을 두 배로 늘렸다는 주민들의 비판에 강 전 시장은 "과장 전결 사항이라서 잘 모르는 일"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야말로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는 답변이다.
기후위기 극복과 환경보호는 불가역적인 글로벌 트렌드로 확산되는 추세다. 환경을 보호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것은 앞으로 모든 지방정부의 주요과제가 될 것이다.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업들을 졸속행정으로 허가해주고, 주민의 반발에 대해서는 책임소재 '폭탄 돌리기'를 하는 행정은 더 이상은 용납되어선 안된다.
'만봉리의 눈물'을 멈추기 위해서는 "과장 전결이라 모르겠다"가 아니라, "주민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책임지고 나서겠다"는 시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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