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은 나이가 들면서 차츰 '차기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야하는 과제를 맞는다. 즉, 안정적 후계구도 확립은 '제2의 성장'을 위한 필수과제란 인식이 재벌가에선 거의 정론처럼 통한다. 이를 반영하듯 주요 대기업 그룹의 '30대 재벌 3세'가 경영 전면에 급부상하며 오너경영이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이나 사후 평가 없이 관대하게 이뤄지는 '핏줄 등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본지에서는 ‘경영승계 어디까지 왔나’의 시리즈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승계를 추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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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다른 잡음 없이 '형제경영'을 순조롭게 이어 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향후 후계구도에 대한 관심이 높다.> | ||
그리고 반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성장을 거듭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굵직굵직한 대형 M&A에 성공을 거두면서 재계 서열에 있어서도 어엿한 7위까지 뛰어올랐다. 1946년 버스 몇 대를 가지고 운수사업을 시작했던 창업 시절을 떠올려 보면 지금 일궈낸 결과는 가히 믿기지 않을 정도다.
◆ 박찬구 ‘나홀로 무관?’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고(故) 박인천 창업주 이후 장남인 故 박성용 회장에서 차남 故 박정구 회장이 경영권을 차례로 넘겨 받았고, 지난 2002년에는 3남이었던 박삼구 회장(63)이 경영권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룹 ‘2세경영 체제’의 첫 스타트를 끊었던 故 박성용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출항시키며 그룹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1996년 형에 이어 경영권을 물려 받은 故 박정구 회장도 특유의 사업수완으로 그룹이 승승장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그리고 두 형님(?)에 이어 세 번째 바통을 이어받은 박삼구 회장은 그룹을 건설 물류 종합업체로 변모시키며 라이벌 한진까지 근소한 차이로 추월하는데 성공, 재계 순위의 지각변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처럼 2세들 간 차례대로 사이좋게 경영권을 넘겨줬던 모습은 다른 기업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기에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종종 회자되곤 한다.
이에 그룹 안팎에서 박삼구 회장에 이어 동생 박찬구(60)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지금까지 승계전통에 따라 경영권을 넘겨받을 수 있느냐를 두고도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 박삼구 체제 장기화 전망에 형제경영 ‘흔들’…장남 박세창 '부각‘
한편 최근 재계 일각에서 금호아시아나의 ‘형제경영’이 박삼구 회장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끝이 났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스스로도 자랑해왔던 ‘아름다운 형제경영’의 원칙대로 예상한 순서대로라면 박삼구 회장의 뒤를 이어 박찬구 회장이 그룹의 차기 회장이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되지만 시간이 갈수록 찬구 회장의 입지는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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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아시아나 측은 박삼구 회장이 아직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시점에서 후계구도는 논할 단계가 아니라고 못박았다.> | ||
실제로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63세인 박삼구 회장이 다른 어느 총수보다 왕성하게 활동하며 몇 년은 더 끌고 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며 “찬구 회장이 금호석유 회장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긴 하지만 박삼구 회장 체제가 장기화되면 60세로 접어든 찬구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 받을 시기가 모호해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금호 측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이 경영권에 대해 욕심을 나타내거나 이에 대한 언급을 한적도 없고 경영승계와 관련되어 말이 나오는 것도 극도로 꺼려하고 있다”며 확대해석 자제를 당부했다.
◆ ‘박세창 체제’ 밑그림 그렸나?
박찬구 회장을 바라보는 이 같은 시선이 계속되자 박삼구 회장의 장남 박세창(33) 전략경영본부 상무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연세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IT에서 MBA 과정을 거친 후 2005년 그룹에 입사한 박세창 상무는 입사 1년만인 2006년 12월 그룹 전략경영본부 이사로 초고속 승진했다.
현재 그룹 핵심부서인 전략경영본부에서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경영수업을 한창 진행 중이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 금호 측 “벌써 논할 단계 아니다…박찬구 회장도 연연하지 않아”
그러나 금호아시아나 측은 이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한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 말하는 65세 승계 원칙이라는 것은 박정구 회장이 65세로 접어들 시기에 돌아가셔서 공교롭게 승계가 이뤄진 부분일 뿐인데 일부 언론이 확대해석 한 것”이라며 “박삼구 회장이 취임한 지 6년밖에 되질 않았고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의 인수과정을 거치며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데 벌써부터 경영승계를 거론할 단계는 아니지 않느냐”고 못 밖았다.
한편 재계 한 관계자는 “금호그룹의 ‘65세 승계원칙’은 우연의 산물이라고 하더라도 ‘형제경영’의 원칙만큼은 ‘아름다운 경영승계’ 사례로 비춰져 왔다”며 “박삼구 회장 체제가 장기화 될 경우 동생 박찬구 회장의 나이를 고려하면 형제들 중 유일하게 ‘무관’으로 남을 가능성이 아무래도 높아질테고 그럴 경우 지금으로선 박세창 상무가 대안이 될 수도 있지 않겠나”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형제경영’이 3세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암시해 주고 있다.
2세들간 가구별 지분을 골고루 분배해 보유하는 모습은 금호아시아나의 또 다른 특징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3세’들의 지분도 현재 비슷하게 분배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호산업 지분구조의 경우 박삼구 회장과 동생 박찬구 회장이 각각 2.14%와 2.19%씩 사이좋게 보유하고 있으며, 3세들도 아직 미국에서 경영수업 중인 故 박정구 회장의 장남 철완(30)씨만 6.11%로 다소 높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뿐 박세창 상무 3.97%, 박찬구 회장의 장남 준경(30)씨가 3.92%, 故 박성용 회장의 장남 재영(38)씨가 3.04%를 보유하고 있으며 금호석유화학의 지분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안갯속에 가려져 있던 금호아시아나의 후계구도가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어떤식으로 변모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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