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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할당판매 만연 불공정 마케팅 심각

목표달성 위해 연말 이틀간 3만대 물량…'로체 신화'도 거품

이철원 기자 | chol386@newsprime.co.kr | 2006.03.13 18:48:40

[프라임경제] 국내 자동차 판매시장의 시장왜곡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대, 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해 막판 밀어내기를 하는 등 불공정 마케팅이 최고조에 달했다.

12월 내수 판매실적은 월간 실적으론 최대를 기록할 정도. 12월 총 판매대수는 12만 7950대(승용 10만6313대 포함)로 3일(29일~ 31일)동안 3만여대가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졌다.

31일이 토요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막판 실적 부풀리기가 극심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판매추세라면 12월 판매실적은 30만대에 육박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며 "이같은 실적부풀리기는 자동차 업계의 오랜 관행"이라고 말했다.

12월 판매실적은 전달(10만 9580대)에 비해 16.8%, 전년 동월(9만 8147대)보다 30.4%나 증가했다. 

특소세 인하가 12월말로 종료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12월 판매실적은 이상 급증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 27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기아차의 '로체'는 출시(11.10)직후, 불과 20일 만에 5516대가 판매돼 로체신화를 창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같은 실적이 협력업체에 대한 할당을 통해 판매된 것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시간이 지나면서 거품이 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 업계의 한 마케팅 담당은 "당시 협력업체에 협조요청을 하면서 상당부분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할당판매는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는 있어도 협력업체들이 대부분 필요없는 차를 강제로 구입하게 된 경우가 많아 차를 처분하게 되는데 차를 팔 때는 중고차로 팔 수 밖에 없어 협력업체에 손해만 끼칠 뿐"이라며 "협력업체들이 좋은 얘기를 할 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회사나 차량 모두 이미지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로체는 판매실적이 11월 5516대를 정점으로 12월부터 급격히 줄기 시작해 올해 1월에는 3000대 이하로 떨어졌다. 2월에는 총력전을 펼쳐 가까스로 3000대를 넘어섰다.

최근 3개월간 로체의 판매실적은 12월 4525대, 1월 2799대, 2월 3183대였다.

기아차는 올해 2월에도 '우리차 캠페인'이란 이름으로 차장 이상 16대, 과장 8대, 사원 대리 4대를 연간 판매목표로 할당했다.

업계에서는 “기아차는 로체를 베스트셀러카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하청업체는 물론, 직원들에게 차량판매 할당을 하고 있다"며 "신차가 출시 직후 많이 팔리게되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좋은 차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수입차도 예외는 아니다. 아우디 코리아는 실적관리를 위해 지난해 말 판매된 아우디 판매차량의 등록을 연기하도록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기아차 이하원 부장은 "지난해말 신차 붐을 조성하기 위해 협력사에 차량을 구입할 경우 가능하면 로체로 구입해줄 것을 요청한 적은 있다"며 "이후 판매감소는 협력업체에 의존했던 거품이 빠진 탓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자체 분석결과 한국인은 큰 차체를 선호하는데 로체는 차체가 작고 디자인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란 것이 자체 분석 결과라고 덧붙였다.

내수침체에다 한정된 시장을 놓고 업체간 실적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같은 시장왜곡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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