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동전쟁 여파로 의료용 주사기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14일부터 주사기와 주사침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일부 온라인 판매처에서 품절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정부는 신고센터 운영과 긴급 현장조사, 형사처벌까지 포함한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서울 중구 콘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보건의약단체 및 관계부처와 함께 '중동전쟁 대응 제3차 보건의약단체 회의'를 열고,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 의료제품의 수급 불안정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필수 의료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인 나프타를 우선 배정해 주사기 생산 물량 자체는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온라인 판매처를 중심으로 품절이 발생하고, 사재기 우려가 커지자 이날 0시부터 '주사기 및 주사침 매점매석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시행했다. 적용 기간은 오는 6월30일까지다.
이번 고시에 따라 제조업체와 판매업체는 폭리를 목적으로 일정 기준 이상 제품을 과도하게 보유하거나, 판매를 기피하거나, 특정 거래처에 집중적으로 공급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대상은 일반용·치과용·필터용·인슐린용 등 주사기 4종과 비멸균·멸균·치과용 주사침 3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주사기 및 주사침 매점매석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신고 내용에 대해 법 위반 여부를 점검한 뒤 고발 등 후속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또 식약처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합동 단속반을 구성해 유통질서 교란 행위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매점매석 행위가 적발될 경우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의료기관은 직접적인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고시에서 정한 수준을 넘는 물량을 구매할 수 없게 돼 사실상 과다 비축이 제한된다.
정부는 이번 주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종합병원 등을 대상으로 '수급불안 의료제품 긴급현장조사'도 실시한다. 조사 항목에는 의료제품 재고량과 최근 구매계약 현황 등이 포함되며, 과도한 재고 확보나 사재기 정황이 확인될 경우 행정지도가 이뤄질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원료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으로 부담이 커진 의료제품 생산업체 지원에도 나선다. 중소 제조업체가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으며, 원료비 상승분 등을 반영한 수가 개선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혈액투석 전문의원을 대상으로 한 '주사기 핫라인'도 우선 가동된다. 제조업체 협조를 받아 대한의사협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장터를 통해 혈액투석 전문 의원급 의료기관에 필수 소모품인 주사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는 석유화학 원료를 보건의료 분야에 충분히 공급하고, 불안 심리에 따른 매점매석을 차단해 의료제품 유통질서를 안정시키겠다"며 "기업과 의료기관, 약국 등 수요처도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