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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꼼수 활용' 차단…상장사 공시 의무 대폭 강화

EB·장내매도 규정 정비…보유부터 처분까지 공개

박대연 기자 | pdy@newsprime.co.kr | 2026.06.23 15:24:42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이 상장회사의 자기주식(자사주) 활용 과정 전반에 대한 공시를 강화한다. 경영권 방어나 지배력 유지 수단으로 지적돼 온 자기주식 대상 교환사채(EB) 발행과 장내매도 관련 규정도 정비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23일 밝혔다. 개정 시행령은 오는 30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된다.

이번 개정은 지난 3월31일 개정된 상법의 후속 조치다. 금융당국은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원칙 아래 자기주식이 주주환원이라는 본래 목적에 맞게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 모든 상장사로 공시 확대

가장 큰 변화는 공시 대상 확대다. 기존에는 발행주식총수 대비 1% 이상 자기주식을 보유한 상장회사만 자기주식 보유현황과 처리계획, 실제 처리현황 등을 공시했다. 앞으로는 자기주식을 보유한 모든 상장회사가 보유현황은 물론 향후 처분·소각 계획과 실제 이행현황까지 공개해야 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기업이 자기주식을 왜 보유하고 있는지, 언제 처분하거나 소각할 계획인지, 실제 계획을 이행했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자기주식을 주주환원 목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합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도 보다 상세하게 공시된다. 사업보고서에는 자기주식 소각기한과 보유·처분계획 승인 내용 등이 추가된다.

금감원은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았거나 승인 예정인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을 사업보고서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기재사항을 정비할 예정이다.

아울러 '자기주식 취득·처분·소각 관련 단기계획'에는 당초 취득 목적을 기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자기주식 취득 목적과 실제 처분 목적을 비교해 회사의 자기주식 활용이 적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게 된다.

◆ EB·신탁·장내매도 규정 정비

자기주식을 대상으로 한 교환사채(EB) 관련 규정도 삭제된다. 그동안 자기주식 대상 EB는 자금조달 필요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배주주에 우호적인 제3자에게 발행돼 사실상 경영권 방어 수단이나 지배력 유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등 이해상충 문제가 제기돼 왔다.

금융당국은 긴급한 자금조달을 위해 도입된 교환사채가 자기주식 소각 의무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 운용 방식도 바뀐다. 앞으로 신탁업자는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신탁계약 기간 중 자기주식을 처분할 수 없으며 계약 종료 또는 해지 시 보유 주식을 지체 없이 회사에 반환해야 한다.

신탁계약 연장 등을 통해 자기주식을 계속 보유하거나 계약기간 중 처분하는 방식으로 소각 의무를 우회하는 행위도 차단된다.

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상 보유기간 내 처분해야 하며, 해당 기간은 최대 5년을 넘을 수 없다. 해당 기간 내 자기주식을 소각한 경우에는 처분한 것으로 간주한다.

자기주식 장내 처분 관련 규정도 정비된다. 개정 상법은 자기주식 처분 방식을 기존 주주에게 균등하게 처분하는 방식과 제3자에게 처분하는 방식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 정규시장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기주식을 매도하는 시장매도 방식 관련 규정은 삭제된다. 금융당국은 처분 상대방이 특정되면서 자기주식 처분 과정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위는 이번 제도 개선이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라는 대원칙 아래 자기주식이 주주환원이라는 본래 목적대로 활용되도록 유도하고, 그 과정이 주주와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공개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장회사도 정부 정책에 부응해 자기주식 소각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공시 기준 올해 1~5월 자기주식 소각액은 4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소각액(21조4000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상장회사가 자기주식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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