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항공정비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정비사가 직접 기체를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점검하던 영역에 드론과 로버, 인공지능(AI) 분석 기술이 들어오고 있다. 항공기 외관 검사의 기준이 사람의 경험에서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와 AI 판독으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대한항공(003490)은 24~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에 참가해 AI 기반 유지·보수·정비(MRO) 기술과 미래 항공 솔루션을 선보인다.
국토교통기술대전은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국내 대표 국토교통 기술 전시회다. 올해는 '미래를 바꾸는 기술(Move for Tomorrow)'을 슬로건으로 81개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한다.
이번 전시에서 대한항공이 앞세운 핵심은 AI 기반 항공기 로봇 검사 시스템이다. 공중에서는 인스펙션 드론이 항공기 상부를 살피고, 지상에서는 로버가 기체 하부를 점검한다. 각 장비가 수집한 데이터는 AI 분석 과정을 거쳐 결함 여부와 위치를 판독한다.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 대한항공 부스 전경. ⓒ 대한항공
기존 항공기 외관 검사는 정비사의 육안 점검과 고소 작업에 의존하는 비중이 컸다. 대형 항공기의 경우 외관 검사에 8~10시간이 걸렸다. 대한항공이 공개한 AI 로봇 검사 시스템은 이 시간을 약 50분으로 줄일 수 있다. 정비사의 작업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점검 속도와 정확도를 함께 끌어올리는 구조다.
◆로봇이 보고, AI가 판독하는 MRO
AI 기반 항공기 로봇 검사 시스템의 의미는 검사 시간을 줄이는 데만 있지 않다. 항공정비의 품질을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드론과 로버가 항공기 외관을 반복적으로 촬영하고, AI가 손상 여부를 분석하면 정비 결과의 편차를 줄일 수 있다. 정비사의 숙련도에만 기대던 영역 일부를 기술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셈이다.
전시장에서는 관람객들이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1㎜급 결함까지 판독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정비 지원용 AI 챗봇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항공기 점검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확인하고 정비 업무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외관 검사용 인스펙션 드론과 로버 외에도 정비사 훈련용 시뮬레이터, 인스펙션 스테이션 등을 함께 전시한다. 실제 정비 현장과 교육·훈련 환경을 연결해 차세대 MRO 체계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항공업계에서 MRO는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영역이다. 운항 효율성, 정비 인력 운영, 항공기 가동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한항공이 AI 기반 정비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정비 업무의 자동화가 아니라 항공 안전을 뒷받침하는 점검 체계를 더 촘촘하게 만들겠다는 방향이다.
◆정비에서 무인기·UAM으로 넓히는 항공 AI
대한항공은 이번 전시에서 MRO 기술뿐 아니라 미래 무인 항공체계 기술도 함께 공개한다. 무인기 자율 임무 수행 시스템 'AI Pilot'이 대표적이다. AI Pilot은 대한항공이 개발 중인 저피탐 무인편대기와 아음속 표적기 등 다양한 무인기 플랫폼에 AI 기술을 적용한 시스템이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무인기들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서로 협력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군집비행 및 임무 자율 수행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조종자 개입을 줄이면서도 여러 대의 무인기가 하나의 임무 체계 안에서 움직이는 방식이다.
도심항공교통(UAM) 분야에서는 통합 교통관리 솔루션 'ACROSS'를 전시한다. 대한항공은 UAM 국가전략기술사업단과 함께 ACROSS를 공동 전시하며 미래 항공 모빌리티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관제 방향을 제시한다.
ACROSS는 UAM을 비롯한 미래 항공 모빌리티 운항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대한항공이 자체 개발한 솔루션이다. 기존 항공기 운항 경험과 관제 역량을 미래 모빌리티 영역으로 확장하는 기술로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의 이번 전시는 항공정비, 무인기, UAM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다. 항공기의 상태를 AI가 분석하고, 무인기가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며, 미래 항공교통은 통합관제 시스템 안에서 운영되는 구조다. 항공산업의 경쟁력이 기체 제작이나 운항에 머물지 않고 데이터·AI·관제 기술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AI 기반 MRO 기술은 물론 무인기와 UAM 분야의 미래 기술까지 폭넓게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첨단 기술 개발과 파트너사들과의 상생 협력을 통해 항공우주 산업의 혁신과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