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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건설 자재 운반, 로봇으로 해결" 이동민 고레로보틱스 대표

스스로 엘리베이터 탑승 가능…야간 작업 무인화

홍재현 기자 | hjh2@newsprime.co.kr | 2026.07.09 07:41:58
[프라임경제] "건설 현장을 근무하면서 목격한 가장 큰 문제점은 자재 운반과 같은 건설 공정의 대부분을 직접 사람이 수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동민 고레로보틱스 대표 = 홍재현 기자


이동민 고레로보틱스 대표는 현재 건설 공정이 '아날로그' 방식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해당 과정을 '디지털화'로 전환하기 위해 로봇을 활용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사람이 없는 야간 시간에 로봇이 대신 활용된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봤다"며 "이는 곧 구체적인 사업 아이디어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존하는 기술만으로 충분히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를 상용화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며 "스마트 건설 혁신을 직접 실현하고자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고레로보틱스는 포스코그룹의 사내벤처 제도인 '포벤처스(POVENTURES)'의 지원을 바탕으로 분사한 스타트업이다. 이 대표는 창업 인큐베이팅 과정 중 미국 실리콘벨리와 라스베이거스 인근 데스벨리 사막에서 로봇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실증 경험을 쌓기도 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해당 경험은 그에게 자율주행 로봇을 직접 만들게 되는 계기로 발전했다.
 
'고레로보틱스'인 회사명도 이 의지를 이어갔다. '고레(GOLE)'는 모듈러의 대명사인 '레고(LEGO)'를 뒤집어 오마주한 이름이다.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다양한 형태의 건설 자재를 유연하게 운반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철학이다.  

회사 로봇의 라인업은 현장 유형에 맞춰 세분화돼 있다. 가장 먼저 대표 모델인 'GL 시리즈'는 규격화된 박스·벽돌 등 블록 형태의 대량 자재를 운반하는 공동주택형 로봇이다. 'ND 시리즈'는 배관 같은 긴 원통형 자재에 특화된 플랜트 배관 운반형 모델이다. 이 외에도 플랜트에서 다양한 크기·형태의 자재를 운반하는 'GT 시리즈'도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의 특징은 '건설 현장'이라는 비정형 환경을 정면으로 겨냥해 설계됐다는 점이다. 기존 건설 현장은 두꺼운 콘크리트 벽이 전파 흐름을 막아 네트워크가 형성되지 않거나, 전화가 막히는 경우가 일상다반사다. 반면 이 대표에 따르면 회사의 로봇은 외부 인터넷이나 통신망에 의존하지 않는 완전 독립형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기존 로봇의 지도 매핑 기반 자율주행(SLAM)문제도 해결하고 있었다. 그는 "일반 로봇들은 만들어진 지도를 기반으로 길을 찾는다"며 "도면 외부 반출이 금지돼있는 반도체, 자동차 공장 같은 국가 기간산업급 시설은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는 비전 기반 AI 자율주행과 엘리베이터 연동 기술을 결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회사의 모델들은 엘리베이터 호출 로봇(EVW-1)의 도움을 받아 직접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며 자재를 운반하고 있었다. 이는 엘리베이터 기종에 상관없이 층수를 누를 수 있는 벽면에 붙여두기만 하면 로봇이 알아서 버튼을 누르고 탑승한다.

특히 이 대표가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우는 핵심 솔루션은 '야간 작업의 무인화'다.

그는 "낮에는 근로자들이 작업에 온전히 집중하고, 화물 엘리베이터가 쉬는 야간 시간에 로봇들이 투입된다"며 "다음 날 아침 출근하면 시멘트 포대나 강마루 자재들이 각 세대와 원하는 층에 이미 배달돼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기술력은 해외 기업에도 소개됐다. 지난 2월 이 대표는 글로벌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엔비디아 인셉션'에서 회사의 기술력을 알렸다. 이를 바탕으로 3D 스캐너를 활용해 현장을 분석하는 '심투리얼(Sim-to-Real)'기술을 고도화했다. 처음 접한 생소한 현장에서도 충돌 한 번 없이 자율주행을 완수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성과도 눈여겨볼만하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으로부터 총 69억원의 누적 투자를 유치하며 탄탄한 발판을 마련했다. 더불어 고레로보틱스는 IBK기업은행(024110) 창업 육성 플랫폼 IBK창공 마포 13기 기업으로 선정, 시너지아이비투자(대표 이건영)가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달 4일에는 국토교통부 280억 규모 건설로봇 국책과제 공동연구기관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이 대표는 "정부와 산업계가 자사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스마트 건설 기술을 실험실이 아닌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실증의 첨병'이라고 생각한다"며 "건설 현장 출신이 만든 회사인 만큼 현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자동화를 구현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고레로보틱스 로봇 모델 ND-3의 자재 운송 방법 ⓒ 고레로보틱스


회사는 국책과제 참여를 통해 개별 기업의 성과를 넘어, 대한민국 건설 자동화의 표준과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 대표가 그리는 미래는 단순 '일 잘하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가 내다보는 최종 지향점은 'AI 인프라스트럭처 자동화의 핵심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나아가 AI 패권 국가로 도약하는 데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짓는 일은 단순한 건설 사업을 넘어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가적 사명이라는 의미다.     

향후 20년 뒤 고레로보틱스가 그리는 그림은 '건설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회사'다. '건설 물류 자동화'라는 표준을 전 세계로 정립하고, 그 기준을 글로벌 현장에 확산시키겠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사람은 더 안전하고 창의적인 일에 집중하고, 자사의 로봇들이 위험,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하는 현장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라며 "그 변화의 출발점에 고레로보틱스가 있었다고 평가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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