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의 주택 거래가 크게 늘고 집값이 연률 10% 이상 치솟으면서, 은행 가계대출이 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났다. 시중은행들이 자체 한도 감액 등 고강도 조치에 나설 만큼 가계부채 증가세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7조6000억원 늘어난 11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24년 8월(9조2000억원 증가) 이후 1년 10개월(22개월) 만에 최대 증가세다.
특히 아파트 매매 거래 증가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폭증세가 전체 가계부채 급증을 견인했다. 지난달 은행 주담대는 전세자금대출 감소세(7000억원 감소)가 지속됐음에도 전월(3조2000억원) 대비 크게 확대된 4조3000억원 증가를 기록했다. 수도권 주택 거래량 증가와 기존 분양물량의 중도금 납부 수요 등이 겹친 결과다.
아울러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 역시 전월(3조7000억원 증가)에 이어 3조3000억원 급증, 상승세를 떠받쳤다. 통상 6월은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로 대출 잔액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개인들의 주식투자 확대 기조가 이어지며 이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은행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까지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6월 한 달간 8조원대 늘어났다"며 "수도권 수급 우려 등으로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에서 연률 환산 시 10%를 상회하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주택 거래량도 장기 평균을 상회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일부 시중은행이 주담대 한도를 자체적으로 감액하는 등 긴급 브레이크를 밟은 것에 대해서도 가계부채 관리 목표치가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박 차장은 "현재 은행들의 가계대출 현황을 보면 금년도 가계대출 관리 목표에 상당히 근접한 상황"이라며 "은행들이 자체 목표를 맞추기 위해 대출 한도 감액 등 관리 조치들을 추가로 도입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세대출 감소와 관련해서는 "전세 거래 자체가 줄어든 점, 전세의 월세화 진행, 일부 전세 수요의 외곽 지역 매매 수요 전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 자금시장과 금융기관 수신은 계절적 요인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6월 은행 기업대출은 반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 등으로 전월(10조6000억원 증가) 대비 증가 폭이 절반 이하로 축소된 5조1000억원에 그쳤다. 대기업대출은 운전자금 수요 등으로 3조4000억원 늘었지만 중소기업대출은 부실채권 매·상각 등으로 1조7000억원 증가에 머물렀다.
반면 개인사업자대출은 오히려 3000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전월 86조4000억원 급증에서 6월 11조7000억원 감소로 전환했다. 반기 말을 맞아 법인과 정부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머니마켓펀드(MMF)가 29조3000억원 급감한 타격이 컸다.
한은은 당분간 수도권 주택시장의 열기가 가계부채 증가 압력으로 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박 차장은 "주택 거래가 시차를 두고 대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택 구입 관련 대출은 당분간 상당한 증가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주택시장 상황과 가계대출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