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기업은행 중국법인에서 833억원 규모의 대출 원리금 유용 사고가 드러났다. 현지 플랫폼이 차주들의 상환금을 기업은행에 전달하지 않고 상환 정보를 허위로 처리하면서, 정상적으로 돈을 갚은 차주들까지 연체자로 분류됐다. 기업은행은 현지 관계기관과 공조해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 중국법인은 현지 금융기관 A사와 협약을 맺고 차주들에게 비대면 대출을 실행했다.
해당 상품은 기업은행이 대출금을 직접 집행하고, 차주 모집과 원리금 상환 등 실무는 A사와 연계된 온라인 대출 플랫폼 B사가 맡는 구조였다. 차주들이 상환한 원리금은 B사가 지정한 계좌를 거쳐 기업은행에 사후 정산되는 방식이다.
이번 사고는 B사가 이같은 사후 정산 과정을 악용하면서 발생했다. B사는 상환 계좌를 임의로 변경해 차주들이 납입한 상환금을 기업은행에 보내지 않고 유용했다. 또 실제 자금을 송금하지 않은 채 상환이 완료된 것처럼 전산 정보를 허위로 처리했다.
이로 인해 대출금을 정상적으로 상환한 현지 차주들이 전산상 미상환·연체 상태로 분류되면서 부당한 채권 추심을 받거나 신용도가 하락하는 피해를 입었다. 기업은행 역시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미회수 피해가 발생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15일 이번 금융사고 규모를 833억7600만원으로 공시했다. 사고 사실은 뒤늦게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기간은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해 6월29일까지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해외기관에서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현지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필요한 법적 대응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통제 절차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감독 당국의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금융사고가 발생한 이후 대응하는 사후 감독 체계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신 의원은 "기업은행은 대출금을 직접 실행하면서 원리금 회수는 외부 플랫폼에 맡겼고, 800억원대 사고가 발생하고서야 직접 상환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해외법인의 허술한 내부통제와 종결 보고만 기다리는 금융감독원의 뒷북 감독도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