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쿠팡의 납품업체 할인 비용 전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쿠팡 측의 거부로 철수했다.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조사 대상 기업의 거부로 현장조사가 무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9일 쿠팡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에 착수하려 했다. 쿠팡이 경쟁 온라인몰보다 상품 가격이 비쌀 경우 자동으로 발행하는 할인쿠폰 비용 일부를 납품업체에 떠넘겼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쿠팡은 조사 사실을 사전에 통지받지 못했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20일과 21일, 24일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현장조사를 시도했지만 쿠팡이 거부 방침을 유지하면서 결국 철수했다.
양측은 현장조사의 적법성을 두고 맞서고 있다.
쿠팡은 행정기관이 현장조사를 진행하려면 원칙적으로 조사 개시 7일 전까지 조사 대상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는 행정조사기본법을 근거로 들었다. 이후 법원에 공정위 직권조사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내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쿠팡 측은 "사전통지 의무는 조사 대상자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적법 절차"라며 "공정위가 이를 지키지 않은 데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공정위는 사전 통지로 증거가 훼손되거나 인멸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통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외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조사했다는 입장이다. 조사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그동안 기업 현장조사에 앞서 사전 통지를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대규모유통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공정위 조사를 거부하거나 방해할 경우 최대 2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법원이 쿠팡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공정위의 조사와 제재 절차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태는 미국 정치권이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 조사와 제재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벌어져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하원 법사위원회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쿠팡이라고 해서 차별적으로 법을 집행하지 않는다"며 국내외 플랫폼을 동일한 기준으로 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공정위는 쿠팡이 요구한 대로 사전 통지한 뒤 다시 조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