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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1번에 30억 증발"…'AI 데이터센터 필수' BBU가 2차전지 판도 바꾼다

연평균 30% 고성장 예고…시장 주도권 거머쥘 국내 기업 '옥석 가리기'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6.08.27 09:35:17

최근 AI 연산의 폭발적 부하 변동과 막대한 정전 손실을 방어할 최전선 솔루션으로 서버 랙(Rack) 직결형 배터리 백업 유닛(BBU)이 2차전지 업계의 새로운 핵심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프라임경제] 인공지능(AI) 추론 능력 고도화와 AI 에이전트(Agent)의 본격적인 확산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가 유례없는 '전력 부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주목받은 것이 데이터센터 건물 차원의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BESS)와 무정전 전원장치(UPS)다.

BESS는 데이터센터 건물 외부의 넓은 부지에 설치되는 대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다. 데이터센터 전체 및 외부 전력망(계통) 단위에서 작동하며, 전기 사용량이 적을 때 전력을 모아두었다가 피크 시간대에 공급하거나 대규모 부하 변동을 완충하는 '대형 저수지' 역할을 담당한다.

UPS는 데이터센터 내부의 별도 전원실에 설치되어 건물이나 서버실 전체의 전력을 중앙에서 집중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정전이 발생했을 때 비상 발전기가 가동되기 전까지 데이터센터 시스템 전체가 꺼지지 않도록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중앙 비상 전원'이다.

하지만 최근 AI 연산의 폭발적 부하 변동과 막대한 정전 손실을 방어할 최전선 솔루션으로 서버 랙(Rack) 직결형 배터리 백업 유닛(BBU)이 2차전지 업계의 새로운 핵심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초소형·고출력 배터리 보호장치인 BBU는 AI 가속 서버처럼 순간적인 연산 부하로 전압이 급격히 출렁거리거나 미세한 전원 이상이 생길 때 서버 바로 옆에서 즉각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전압을 안정화해 주는 '개별 서버용 에어백' 역할을 수행한다. 

◆ 1회 정전에 수십억 손실…"전력 변동 1초도 못 버텨"

AI 연산의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엔비디아의 컴퓨팅 랙 전력 소모량은 과거 DGX H100 기준 40.8kW 수준에서 차세대 GB300 NVL72 기준 140kW로 급증했다. 

향후 나올 차세대 AI 가속기인 파인만은 랙당 1메가와트(MW) 이상의 전력을 소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 밀도가 상승함에 따라 전력 이상 시 발생하는 피해 규모도 천문학적으로 불어났다. 상상인증권에 따르면, 5만 평방피트(ft²) 규모의 대형 데이터센터(20MW 부하 수용)의 경우 단 1회 정전 시 평균 손실 비용이 약 230만 달러(약 30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6년 기준 100만 달러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정전 사례 비중은 35%를 넘어섰고, 건당 500만 달러 이상의 천문학적 손실 비중도 10%에 달한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아키텍처는 기존 415V 교류(VAC) 다단계 변환 방식에서 전력 손실과 배선 부담을 최소화하는 800V 직류(800VDC) 고전압 방식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2026년 하반기부터 800VDC 파워 랙을 도입하고, 2027년 '루빈 울트라(Rubin Ultra)' 아키텍처부터 이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러한 고전압·고부하 환경에서는 중앙 집중형 전원실(UPS) 만으로는 연산 부하의 순간적인 전압 변동 및 피크 전력을 실시간으로 억제하기 어렵다. 결국 서버 랙 및 개별 서버 캐비닛에 직접 장착되어 1차 완충 및 비상 백업을 수행하는 BBU의 탑재가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게 된 배경이다.

◆ BBU 시장 연평균 30% 고속 성장…삼성SDI vs 파나소닉 '격차'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등 주요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CAPEX)가 연평균 50% 이상 폭증하고 있다. 이에 BBU 시장 역시 향후 7개년간 연평균 약 30%의 가파른 성장이 전망된다. 

특히 BBU는 일반적인 2차전지 셀의 영업이익률인 4~6% 수준을 크게 웃도는 고수익 제품군으로 평가받는다.

유민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BBU 시장은 국내의 삼성SDI와 일본의 파나소닉(Panasonic)이 양분하고 있으나, 향후 주도권 경쟁에서는 삼성SDI의 구조적 우위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사 모두 기존 18650 원형 셀을 주로 공급해왔으나, 삼성SDI는 차세대 규격인 '21700 탭리스 셀'을 전격 출시했다. 21700 셀은 기존 18650 대비 에너지밀도가 약 50% 높아 동일 배터리 팩 구성 시 필요한 셀 수량을 33% 줄일 수 있어 부품 수와 고장 포인트를 획기적으로 축소한다.

또한 전극 가장자리 전체를 집전부로 활용하는 탭리스 설계를 적용해 내부 저항과 전압 강하를 줄이고, 전류 집중으로 인한 국부 과열을 완화해 제한된 서버 랙 공간에서 안정적인 고출력 방전을 가능하게 했다.

양극재로 망간계(LMO)를 적용해 뛰어난 가격경쟁력 역시 확보했다.

이와 함께 "경쟁사인 파나소닉은 주요 생산능력 대부분이 테슬라 전기차(EV) 공급에 묶여 있어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 BBU 수요에 대응할 증설 여력이 극히 제한적"이라며 "반면 삼성SDI는 BBU 생산 거점인 말레이시아 공장을 중심으로 연평균 40% 수준의 BBU 대응 증설을 추진 중이며, 추가 라인 증설 여력 또한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짚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북미 대형 ESS와 AI 데이터센터향 BBU의 결합은 국내 배터리 및 소재 업체들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끄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 전기차 캐즘 넘어 AI 인프라로…2차전지 밸류체인 '새 판'

전기차(EV) 수요 둔화 속에서 북미 대형 ESS와 AI 데이터센터향 BBU의 결합은 국내 배터리 및 소재 업체들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끄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관련해 유 연구원은 삼성SDI를 비롯해 포스코퓨처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더블유씨피, 상신이디피 등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포스코퓨처엠은 하반기 GM-얼티엄 셀(Ultium Cell)향 본격적인 출하 재개가 기대되고 있다. 삼성SDI 북미 거점 향 P6의 경우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출하는 견조한 상황이다. 

아울러 공급 상대와 계약조건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주요 셀 사향 ESS용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공급 정식계약이 예정되어 있다. 내년 연간 기준 확보된 1만5000톤 내외의 LFP 양극재 생산능력으로 전량 대응하는 가운데, LFP 양극재 생산을 위한 포항 내 추가적인 라인전환 시점 또한 앞당겨질 것이 기대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주 고객사의 올해 AI 데이터센터향 BBU 매출이 지난해 대비 10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동사의 BBU·전동공구 향 후박 매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BBU향 제품은 내년부터 해외고객사향 공급 또한 예정돼 있다.

더블유씨피는 올해 하반기 북미 ESS향 매출의 큰 폭 성장에 따른 가동률 회복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2028년부터 가동될 헝가리 거점은 주 고객사의 유럽 프리미엄향 업체 수주 물량에 대한 수혜와 함께 헝가리 내 해외 셀 업체의 삼원계 전용 분리막 공급 또한 논의 중에 있다. 

유럽 xEV향 출하 확대, 고객사 다변화를 장기적으로 기대하는 가운데, BBU향 공급의 진입 가능성 또한 향후 기대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상신이디피의 경우, 고객사인 삼성SDI의 BBU 생산량이 고속 성장하는 가운데 삼성SDI 고부가 원통형 전지향 공급을 담당하는 상신이디피 말레이시아 법인의 연계 성장이 예상된다. 

차세대 BBU향 셀은 21700으로 확정된 가운데, 상신이디피는 하부 벤트(Vent)가 달린 캔(Can)을 공급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법인 내 BBU향 매출 성장성 확인이 용이해질 것을 예상하는 가운데, 신제품 비중 확대를 통해 이익 개선 또한 전망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경쟁이 가속기 성능 싸움에서 '전력 및 발열 제어' 인프라 싸움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대형 ESS와 함께 서버 랙 단위의 정밀 전력 안정화를 책임지는 BBU가 K-배터리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먹거리로 확고히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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