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얼굴에서 두피와 모발, 몸과 공간의 향을 넘어 반려동물까지. 아모레퍼시픽(090430)이 '화장대 밖'으로 뷰티 사업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단순히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를 늘리기보다 기존 연구개발 역량과 브랜드 운영 경험을 헤어케어와 향수, 생활용품 등으로 확장해 다음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 아모레퍼시픽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재미랩'을 비롯해 '넥타린', '리마커블', '골든 선셋', '라벤더 스토리' 등의 상표를 출원했다.
지정상품에는 일반 화장품과 헤어케어 제품뿐 아니라 구강·치아관리용 화장품, 샴푸, 세면용품, 향수, 실내용 방향제, 반려동물용 화장품 등이 포함됐다. 특정 제품군에 한정하지 않고 향후 활용할 수 있는 화장품·생활용품 전반으로 권리 범위를 넓힌 것이다.
다만 이번 출원을 곧바로 신규 브랜드 출시로 보기는 어렵다. 기업들은 향후 사업 가능성에 대비하거나 유사 상표의 선점을 막기 위해 실제 출시 계획보다 지정상품을 넓게 설정하기도 한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 보호와 브랜드 가치 강화를 위해 향후 브랜드 및 마케팅 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명칭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상표를 출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원 명칭 가운데 일부는 아모레퍼시픽이 과거 제품에 활용했던 이름이기도 하다. '골든 선셋'은 이니스프리 남성 향수 제품명으로 쓰였으며, '넥타린'도 아리따움 향수 제품 일부에 활용된 바 있다.
향수 역시 아모레퍼시픽이 경험을 쌓아온 영역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11년 프랑스 향수 브랜드 아닉구딸을 인수해 '구딸' 사업을 전개했지만 지난해 6월 공식 종료했다.
아울러 지난 2022년에는 향을 앞세운 헤어케어 브랜드 '롱테이크'를 출시한 뒤 바디와 향수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롱테이크는 샌달우드·블랙티앤피그 등 향을 중심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오드 퍼퓸을 새롭게 단장하며 글로벌 프리미엄 향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중국에서는 티몰 글로벌 대형 행사에서 신규 브랜드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헤어케어를 중심으로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국내 향수 수출액은 923만7000달러로 월간 기준 처음 900만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달 461만8000달러와 비교하면 약 두 배 증가했다.
헤어케어 브랜드는 이미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2분기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1조1759억원, 영업이익은 11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59% 증가했다.

미쟝센 페퍽트 세럼 연출 이미지. ⓒ 아모레퍼시픽
국내에서는 미쟝센이 '살롱10 펩타이드 리페어' 제품군을 확대했고, 라보에이치는 헤어라인 앰플과 두피 자외선 차단 제품 등을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갔다. 미쟝센 등 주요 브랜드는 미국·유럽 아마존 행사에서도 뷰티·생활용품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려동물용 화장품 역시 아모레퍼시픽에게 완전히 새로운 영역은 아니다.
회사는 2021년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반려동물 생활용품 브랜드 '푸푸몬스터'를 선보였다. 비건 펫 샴푸를 시작으로 반료동물용 피부 진정 젤 등으로 제품을 확대했다. 유향 샴푸를 개발할 때는 사내 수의사의 자문을 받고 전문 조향사와 함께 향을 만들었다.
이번 상표의 지정상품에 반려동물용 화장품이 다시 포함되면서 아모레퍼시픽이 기존 펫케어 사업 경험을 향후 다른 브랜드나 제품에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출원 상표와 푸푸몬스터의 직접적인 연관성이나 구체저인 제품 출시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다.
아모레퍼시픽의 이같은 행보는 스킨케어 중심의 뷰티 기업에서 종합적인 뷰티·건강관리 기업으로 확장하려는 중장기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회사는 지난해 발표한 2035년 비전 '크리에이트 뉴뷰티'를 통해 통합 뷰티 솔루션 강화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최근 상표 출원은 스킨케어와 헤어케어, 프래그런스 등 화장품 전반에서 향후 검토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