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운 BYD코리아가 이번에는 애프터서비스(AS) 논란과 마주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이른바 '수리비 폭탄' 논란이 번지면서다.
골자는 이렇다. 사고 차량의 외관 손상 정도에 비해 수리 견적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는 주장이다. 몇몇 사례가 온라인에 공유되자 관심은 금세 부품 가격과 공임, 작업시간 산정 방식으로 옮겨갔다. "차값은 경쟁력 있는데 사고 한번 나면 수리비가 만만치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도 뒤따랐다.
BYD코리아도 대응에 나섰다. 1일 서비스센터 규모부터 부품 수급과 공임, 표준 정비시간, 사고수리 견적 산정 방식까지 최근 제기된 의문을 9개 항목으로 나눠 설명하는 자료를 내놨다.
BYD코리아는 최근 언론과 온라인에서 알려진 사고수리 견적 사례가 논란의 출발점이 됐다는 점을 짚었다. 다만 일부 손상 부위만 부각된 채 내부 손상이나 실제 작업 범위에 대한 설명이 빠지면서 차량 상태가 실제보다 가볍게 전달됐다는 입장이다. 해당 견적에는 구조 부위 교정과 주요 부품 탈거·재장착 등 실제 수리 공정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정말 BYD의 수리비가 비싼 걸까.
사고수리비는 견적서 맨 아래 찍힌 숫자만 봐서는 구조를 파악하기 어렵다. 시간당 공임이 얼마인지, 어떤 작업을 해야 하는지, 작업시간은 얼마나 잡히는지, 차량을 분해한 뒤 추가 손상이 발견되는지에 따라 최종 금액이 달라진다. 외관상 비슷해 보이는 사고라도 견적이 제각각일 수 있는 이유다.

류쉐량 BYD 그룹 부총재 겸 BYD 아태 자동차사업부 총경리. ⓒ BYD코리아
BYD코리아가 이번 자료에서 특히 공을 들인 부분도 공임 자체보다 '표준 정비시간'과 견적 산정 방식이다. 회사가 밝힌 공식 서비스센터 일반수리 시간당 공임은 평균 약 11만5000원이다. 부가가치세는 별도다. BYD코리아는 이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보험수리는 보험사와 정비사업자 간 계약에 따라 다른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 더 민감한 부분은 시간당 얼마를 받느냐보다 몇 시간을 계산하느냐다. 온라인에서 나온 의문 역시 "작업시간을 지나치게 길게 잡는 것 아니냐"는 데 집중됐다.
BYD코리아는 여기에 국제 사고수리 견적 프로그램인 아우다텍스(Audatex)를 꺼내 들었다. 차종과 작업 항목별 표준 정비시간을 기준으로 공임과 부품비, 실제 수리 범위를 합쳐 최종 견적을 산출한다는 설명이다.
아우다텍스는 BYD만 사용하는 시스템은 아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011년 사고수리 공인 견적 시스템으로 아우다텍스를 도입했고, 아우디 코리아도 2014년부터 이를 적용해왔다. 보험업계에서도 수입차 사고수리 견적 산정에 활용돼온 시스템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서비스센터에서 마주하는 건 '아우다텍스'라는 이름이 아니다. 결국 손에 들리는 건 견적서다.
표준 정비시간이 어떤 작업에 얼마나 적용됐는지, 왜 범퍼 하나를 고치는데 주변 부품까지 탈거해야 하는지, 왜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면 높은 견적을 받아든 소비자 입장에서는 "왜 이렇게 비싸지?"라는 생각부터 들 수밖에 없다.

다이내믹 중형 전기 세단 BYD SEAL. ⓒ BYD코리아
초기 견적과 최종 견적이 달라지는 문제도 비슷하다. BYD코리아는 차량을 입고한 뒤 정밀점검 과정에서 추가 손상이 발견되면 실제 작업 범위가 달라지고 견적도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비 과정에서는 자연스러운 절차일 수 있다. 소비자에게는 처음 들었던 금액과 실제 부담해야 할 금액 사이에 차이가 생기는 순간이기도 하다.
결국 수리비 논란을 줄이려면 가격뿐 아니라 그 가격이 만들어진 과정까지 납득할 수 있게 보여줘야 한다.
이번 논란이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는 BYD가 한국에서 커지는 속도와도 관련이 있다. BYD코리아는 국내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짧은 기간에 수입차 상위권까지 올라왔다. 지난 7월에는 2846대가 신규 등록돼 테슬라와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수입차 브랜드 4위를 기록했다.
그 많은 차를 누가, 어디서 고쳐주나.
차가 많이 팔리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따라온다. BYD코리아도 서비스망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올해 초 17곳이던 서비스 네트워크는 현재 20곳까지 확대됐다. 전체 92개 워크베이를 갖추고 있으며, 회사가 밝힌 일일 최대 처리 능력은 약 600대다. 연말까지 서비스센터를 26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만 판매 증가와 서비스망 확대가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지는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올해 6월에도 일부 BYD 차주들 사이에서는 예약 대기와 서비스센터 접근성에 대한 불만이 나왔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추가 라인업까지 국내에 들어올 경우 정비 수요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BYD 씨라이언 6 DM-i. ⓒ BYD코리아
센터 간판이 몇 개 더 생긴다고 바로 서비스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정비 인력과 사고수리 역량, 부품 재고, 예약 대기시간이 함께 따라와야 실제 차주가 느끼는 변화가 생긴다.
BYD코리아는 주요 정비 및 사고수리 부품을 국내 물류센터와 딜러 서비스 네트워크에 미리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 재고가 없을 경우 항공 운송을 활용하고 수리가 길어지면 대차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이 역시 결국 실제 경험이 중요하다. "부품을 국내에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과 사고 난 차량이 얼마나 빨리 서비스센터에 들어가고, 필요한 부품을 받아 수리를 끝낸 뒤 차주에게 돌아오는지는 다른 문제다.
딜러별 서비스 편차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BYD코리아는 개별 서비스센터의 구체적인 공임을 각 딜러사와 지점의 운영 기준에 따라 정한다고 밝혔다. 같은 BYD 간판을 달고 있어도 서비스센터에 따라 공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본사가 일률적으로 가격을 정하지 않는 것은 딜러사의 독립적인 가격 결정 원칙과 공정거래법 등을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서비스망이 커질수록 소비자가 어느 딜러사를 찾느냐에 따라 가격과 응대, 정비 경험이 달라질 가능성도 커진다. 결국 BYD라는 하나의 브랜드 아래 어느 정도 일관된 서비스 경험을 만들 수 있느냐도 숙제로 남는다.
그렇다면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온라인에서 확산된 '수리비 폭탄' 사례 몇 건만으로 BYD의 정비 체계가 구조적으로 비싸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개별 차량의 정확한 손상 범위와 작업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채 견적 금액만 비교하면 실제 사고 정도와 수리 과정이 빠질 수 있다.

BYD Auto 동대문 전시장 전경. ⓒ BYD코리아
반대로 BYD코리아가 평균 공임 11만5000원(부가세 별도)과 아우다텍스 적용 사실을 공개했다고 해서 논란이 모두 해소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소비자가 궁금한 건 "무슨 프로그램을 쓰느냐"보다 결국 "내 차를 고치는데 왜 이만큼 드느냐"이기 때문이다.
BYD가 한국 시장에서 보여줘야 할 경쟁력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초기에는 가격과 상품성, 배터리 기술 등이 소비자의 시선을 끌었다. 이제 차가 많이 팔리면서 구매 이후의 경험까지 평가 대상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고가 났을 때 얼마나 빨리 수리할 수 있는지, 견적은 납득할 만한지, 부품을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지까지 브랜드 경쟁력의 일부가 되고 있다.
그래서 이번 논란은 BYD가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커지면서 겪는 성장통으로 볼 여지도 있다. 다만 성장통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다. 비슷한 불만이 반복되면 '성장통'이라는 설명보다 서비스 체계 자체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 있다.
BYD코리아는 올해 말까지 서비스센터를 26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센터 숫자가 20개에서 26개로 바뀌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예약 대기시간이 얼마나 줄고, 사고수리 기간이 얼마나 안정되며, 소비자가 견적서를 얼마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느냐다.
'수리비 폭탄' 논란은 과장된 오해일까. 아니면 빠르게 몸집을 불린 BYD가 한국 시장에서 겪고 있는 성장통일까. 아직은 어느 한쪽으로 결론 내리기 이르다. 다만 답을 내놓을 주체는 9개 항목의 해명자료보다 앞으로 BYD 서비스센터를 실제로 이용하게 될 소비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