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은행권의 부실여신 비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부실에 대비해 쌓아둔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 이어 대기업의 부실여신 비율도 빠르게 오르면서 향후 취약 기업의 상환능력 저하가 은행 건전성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일반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7%로 전분기(0.44%) 대비 0.03%포인트(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이 보유한 전체 여신 가운데 정상적인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비율이 높아질수록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저하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반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 2022년 2분기 0.24%에서 2023년 말 0.31%, 2024년 말 0.35%로 높아졌다. 지난해 2분기 0.43%까지 오른 뒤 연말 0.41%로 다소 낮아졌지만 올해 1분기 0.44%, 2분기 0.47%로 다시 상승했다. 공개된 2022년 이후 시계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차주별로 보면 중소기업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70%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말 0.60%에서 올해 1분기 0.67%, 2분기 0.70%로 상승했다. 가계도 같은 기간 0.29%에서 0.30%, 0.31%로 완만하게 높아졌다.
특히 대기업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대기업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0.27%에서 올해 1분기 0.31%, 2분기 0.40%로 반년 만에 0.13%p 상승했다. 지난 2022년 2분기(0.19%)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장정수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기업은 취약 차주 비중이 확대되고, 변동금리 여신 비중도 올라간 데다 연체율도 높다"며 "취약 기업의 금리 상승 부담이 가계 부문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부실여신에 대비한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일반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올해 2분기 132.7%로 전분기(143.3%)보다 10.6%p 낮아졌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고정이하여신에 대비해 은행이 쌓아둔 대손충당금의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일반은행의 적립비율은 2022년 2분기 219.8%에서 같은 해 말 231.0%까지 높아진 뒤 하락세를 보였다. 2024년 말 195.1%, 지난해 말 156.8%를 거쳐 올해 2분기 132.7%까지 낮아졌다. 2022년 2분기와 비교하면 87.1%p 떨어진 수준이다.
다만 충당금 적립비율 하락만으로 은행권의 전반적인 손실흡수능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일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올해 2분기 17.5%로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유동성도 안정적인 수준을 이어갔다. 일반은행의 통합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지난 7월 기준 115.5%로 집계됐다. LCR은 향후 30일 동안 예상되는 순현금유출액에 대비해 금융기관이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고유동성 자산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한은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의 이자 부담 증가와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차환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특히 취약 업종에 대해서는 여신 모니터링과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