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기존 기술과 관행으로는 넘지 못했던 시장의 구조적 문제들을 현장 데이터와 독자적 기술로 해결해 냈습니다.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겠습니다."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IBK창공 구로 16기 데모데이가 22일 개최됐다. = 홍재현 기자
22일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IBK창공 구로 16기 데모데이' 현장. AI, 로봇, 핀테크, 헬스케어 등 딥테크 기반 스타트업들이 무대에 올랐다. 객석을 채운 100여명의 벤처캐피털(VC) 및 대기업 관계자들은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이번 데모데이는 IBK기업은행(의 창업 육성 플랫폼인 IBK창공 구로센터가 지난 7월 선발해 집중 보육해 온 20개 혁신 스타트업이 그간 갈고닦은 기술력과 사업화 성과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특히 이날 행사는 혁신 스타트업의 IR 피칭과 심도 있는 질의응답, 그리고 투자 유치와 사업 제휴를 논의하는 네트워킹까지 진행됐다.
현장에서는 농산물 도매시장의 고질적 자금 공백을 해결한 핀테크부터, 로봇·휠체어의 이동 한계를 깨뜨린 특수 바퀴 모듈, 자율신경계 기반 디지털 치료 기술 등 시장의 오랜 페인포인트(Pain Point)를 정조준한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 40년 묵은 외상 거래 깬 '이타디엑스'…실거래 데이터로 '당일 정산'
이타디엑스는 농수산 유통 데이터 기반 당일 정산·금융연계 플랫폼을 소개했다.
발표자로 나선 백남곤 이타디엑스 대표는 "농산물 도매시장은 물건 매입 후 10일 이내 결제해야 하지만 대금 회수에는 평균 30일 이상이 걸려 20일간의 심각한 자금 공백이 반복된다"며 "이 금융비용이 결국 판매가와 소비자 물가로 전가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자체 구축한 농산물 ERP를 통해 현재 850여 개 업체, 일평균 60만 건(연간 3조원 규모)의 실거래 데이터를 축적했다. 여기에 특허 기반 AI 엔진을 접목해 이상 거래와 허위 채권을 걸러내고 금융기관에 검증된 신뢰 데이터를 제공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이를 통해 기존 13~15일 이상 소요되던 정산 주기를 '당일 정산'으로 단축, 시범운영 이후 단 한 건의 대금 정산 오류나 이탈 없이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과 금융 연계 계약을 맺고 NH농협은행, 토스뱅크, 토스페이먼츠 등과 PoC·결제 제휴도 진행 중이다. 마트 그룹 단위의 진입 전략을 앞세워 오는 2028년 정산액 1조8000억원 달성을 통한 손익분기점 돌파, 2030년 연 매출 234억원과 일본 등 글로벌 진출이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백남곤 이타디엑스 대표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홍재현 기자
◆ 본체 변경 없는 바퀴 교체로 턱 넘는 '코보시스템'
로봇 및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하드웨어 혁신을 이뤄낸 '코보시스템(KOBOSYSTEM)'이 돋보였다.
근종현 코보시스템 대표는 휠체어와 자율주행·배달 로봇이 5cm 높이의 턱이나 단차를 넘지 못해 이동이 멈추거나 넘어지는 현실을 짚었다. 기존 특수 장비들은 본체 설계를 전면 수정해야 하고 파손 위험과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사이클로이드 곡선 경로 원리를 적용해 '바퀴만 교체'하면 장애물을 부드럽게 타고 넘는 휠 모듈 플랫폼을 선보였다.
바퀴 구조와 장비 연동 특허 등 이중 IP를 확보한 업체는 이미 핸드카트(10억원)와 휠체어용(12억원) 공급 계약을 완료했다.
질의응답에서 근 대표는 "기존 26만원대에 형성된 특수 바퀴 시장에 12만원 선으로 진입하고, 향후 플라스틱 양산화로 6만원대까지 낮출 것"이라며 "휠체어와 보행기를 시작으로 전동 물류 로봇, 방산·우주 분야까지 확장해 2030년 연 매출 45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스마트 글래스 멀미 잡는 '큐쓰리모션랩'
헬스케어와 디지털 콘텐츠 커머스 영역에서도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이 쏟아졌다.
박한규 큐쓰리모션랩 대표는 XR 기기와 스마트 글래스 대중화의 최대 걸림돌인 '화면 딜레이에 따른 시각 멀미'를 해결하는 '전자 멀미약 플랫폼'을 제시했다.
이어 자율신경계 생체 신호를 실시간 모니터링, 인공 감각과 미세 신경 자극을 결합한 폐루프(Closed-loop) 제어로 멀미를 70% 이상 저감하는 임상 성과도 공개했다.
향후에는 스마트 글래스 탑재는 물론 자율주행차 모빌리티와 수면·집중력 장애 등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까지 시장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방과후 키즈 라이프스타일 케어 서비스 기업 '아워스팟', 발포정 기술 기반 고체형 푸드테크 음료 제공 기업 '넷', AI 기반 무역관리 솔루션 기업 '써드웍스' 등 총 20개 스타트업이 참여, 그동안 준비해 온 제품과 서비스, 향후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김민지 써드웍스 대표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홍재현 기자
윤재희 IBK창공 구로센터 공장장은 "IBK창공은 초기 창업 기업의 생존을 뒷받침하는 투자·융자 등의 금융 지원을 넘어 기업의 생애주기별 맞춤 성장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이번에 선정된 스타트업들이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글로벌 무대로 힘차게 비상해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