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이 이마트 대표이사를 맡아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직접 나선다. 이마트(139480)와 SSG닷컴은 김홍극 대표에게 함께 맡겨 온·오프라인 사업의 연결을 강화하고, 뷰티·생활 분야에는 CJ올리브영을 이끌었던 허민호 대표를 영입했다. 그룹 경영전략실의 주요 보직도 교체하며 사업과 조직 전반의 쇄신에 시동을 걸었다.
신세계그룹은 23일 이같은 내용의 2027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성과를 낸 주요 계열사 대표는 유임하는 한편, 신규 임원 승진 규모를 역대 최대인 36명으로 늘렸다. 40대 임원 비중도 역대 가장 높은 18%로 확대했다.
이번 인사의 중심에는 정 회장의 직접 경영 확대가 있다. 지난 6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로 취임한 정 회장은 주주총회를 거쳐 이마트 대표로도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마트에서는 김홍극 대표와, 신세계프라퍼티에서는 이형천 대표와 각각 각자대표 체제를 꾸린다.
핵심 계열사의 경영에 직접 참여해 본업 경쟁력을 높이고, 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사업 현장에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유통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콘텐츠·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사업을 넓히는 과정에서 정 회장이 투자와 실행을 함께 챙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마트·SSG닷컴 한 수장 아래…'상품·영업통' 김홍극 발탁
이마트 신임 대표에는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가 내정됐다. SSG닷컴 대표도 겸임하며 그룹의 온·오프라인 유통 경쟁력 강화를 함께 추진한다.

김홍극 이마트 대표이사 겸 SSG닷컴 대표이사(왼쪽)와 허민호 신세계까사 대표이사 겸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Division 대표이사. ⓒ 신세계
1964년생인 김 내정자는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신세계 이마트에 입사했다. 이마트 가전문화담당과 상품본부장 등을 거친 상품기획(MD)·영업 전문가다. 이후 신세계TV쇼핑과 신세계라이브쇼핑, 신세계까사 대표를 맡았다.
그룹은 김 내정자가 신세계TV쇼핑의 흑자 전환과 신세계까사의 수익성 개선을 이끈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마트 사업에 대한 이해와 조직 내부의 신망, 리스크 관리 역량도 발탁 배경으로 꼽았다.
최근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자주부문 대표와 신세계 시코르총괄 등을 겸하며 생활·뷰티 사업도 경험했다. 오프라인 상품 경쟁력과 온라인 판매를 함께 다뤄온 인물을 이마트와 SSG닷컴 수장에 앉혀 양사의 협업을 강화하려는 배치다.
◆올리브영 이끈 허민호, 신세계 복귀…패션·뷰티 전문 경영체제
외부 영입 인사로는 허민호 신세계까사 대표 내정자가 눈에 띈다. 허 내정자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부문 대표도 겸직한다.
1964년생인 허 내정자는 서울대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신세계에 입사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마케팅담당과 동화면세점 영업·구매담당을 거쳐 2008년부터 약 10년간 CJ올리브영 대표를 맡았다. 이후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와 코스맥스BTI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신세계에서 경력을 시작해 뷰티 유통과 화장품 제조업계까지 경험한 뒤 돌아오는 셈이다. 그룹은 올리브영의 매장과 매출 확대를 이끈 전문점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까사미아와 자주 사업의 확장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덕주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Division 대표이사 겸 신세계톰보이 대표이사(왼쪽)와 기인주 신세계야구단 대표이사. ⓒ 신세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과 코스메틱 부문으로 재편해 각각 전문 경영체제를 도입한다. 패션 부문은 김덕주 현 대표가 맡고, 코스메틱 부문은 허 내정자가 이끈다.
김 대표는 유니레버와 마즈, 샤넬 등을 거쳐 2017년 신세계에 합류했다. 이후 럭셔리패션담당과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본부장·해외패션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패션 사업 고도화에 집중하며 신세계톰보이 대표도 계속 겸임한다.
◆경영전략실 주요 보직 교체…홍보라인 퇴진 배경에도 관심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도 주요 보직을 교체했다. 인사와 감사를 총괄하는 경영지원총괄에는 최택원 SSG닷컴 대표를, 홍보와 대관을 책임지는 대외협력본부장에는 박승학 조선호텔앤리조트 레저사업부장을 선임했다.
최 신임 총괄은 이마트에서 물류·공급망 관리와 영업총괄본부장 등을 거쳤다. 박 신임 본부장은 이마트 판매본부장과 CSR담당, 이마트에브리데이 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그룹은 두 사람의 본업 이해도와 조직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 과제 실행과 대외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상진 경영총괄 부사장은 유임돼 그룹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한다. 공재훈 경영전략실 홍보팀장은 상무보로 승진했다.
◆개발 전문가 야구단으로…40대 임원 비중 18%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기인주 SMPMC 대표가 내정됐다. 기 내정자는 199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에 입사해 이마트 점포개발과 신세계프라퍼티 신규개발·점포기획·자산관리 업무 등을 거쳤다. 개발 사업 경험을 갖춘 인사를 앞세워 '청라 돔구장 시대' 준비에 속도를 낸다.
승진 인사에서는 김낙현 신세계 센텀시티점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최진일 이마트24 대표와 양윤지 신세계아이앤씨 대표, 임형섭 신세계푸드(031440) 대표는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이타닉가든과 라망시크레를 이끄는 손종원 셰프도 전문임원으로 승진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정기인사 이후에도 수시 인사를 통해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할 방침이다. 신규 임원 발탁과 세대교체를 이어가며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산업 대전환기에 직접 리더십을 발휘해 그룹의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판단"이라며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재 발굴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미래 성장 사업에서도 결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