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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찬찬히읽기]돌무야 놀자 - 안용산(1956~)

 

프라임경제 | www.newsprime.co.kr | 2007.06.17 23:18:42

[프라임경제]돌무야 놀자 - 안용산(1956~)

더덩 덩
덩더꿍따

두드리면 두드릴수록
솟아오른다
땀보다 먼저
머리
머리보다 먼저
어깨
어깨보다 먼저
허리
허리보다 먼저
무릎
무릎보다 먼저

발보다 먼저
바람
늘 어디를 보아도
보이지 않는 힘으로
솟아오른다
나비처럼
바람이 되고야 만다

부끄러움도 서러움도 다 같은
한 바람
두드린다
두드릴수록 솟아오르는
바람처럼
이제 멈출 수 없는
꽃으로 솟아올라
출렁인다
살아서 부딪치는
몸짓이로구나

<‘돌무야 놀자’ 중에서, 시와에세이, 2006년)


“돌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말이다. 시집의 해설에서 양문규 시인은 시인의 말을 빌려, “돌무”가 “상모”를 부르는 말임을 밝히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런 우리말을 찾아서 올림말로 올려야 할 것이다.

상모(象毛)는 벙거지의 꼭지에다 참대와 구슬로 장식하고 그 끝에 해오라기의 털이나 긴 백지 오리를 붙인 것이다. 털상모와 열두 발 상모가 있다. 풍물을 놀 때, 열두 발 상모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흥이 저절로 난다. 보기만 해도 경쾌하다. 머리가 돌아가나 싶으면 몸이 돌아가고 있고, 몸이 돌아가나 싶으면 발이 돌아가고 있다. 열두 발 돌무가 돌아가고 있다. 그걸 돌려보고 싶은 적이 많았지만, 한 번도 돌려본 적이 없다. 사실은 열두 발 돌무가 돌아가는 것은 기껏 텔레비전에서 보았을 뿐이다.

안용산 시인의 시 “돌무야 놀자”를 읽으면서, 그걸 한 번 돌려보고 싶었던 기억을 찾아냈다. 머리보다 먼저, 어깨보다 먼저, 허리보다 먼저, 무릎보다 먼저, 발보다 먼저, 이렇게 시를 읽어나가다 보니, 어깨가 들썩이고, 허리가 들썩이고, 무릎이 들썩이고, 발이 들썩인다. 풍물 소리와 돌무와 어울려 흥겹게 놀아보고 싶다. 저마다 따로 놀아도 모두 어울려 흥겹게 하나가 되는 풍물마당에서, 신명나게 한 번 놀고 싶다.

한일합방 이후, 일제가 조선의 풍물이나 놀이를 못하게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이 놀이는 우리들 근처에서 사라졌는지도 모르겠다. 아주 어릴 때, 마을 어른들이 정월 보름날 풍물을 치며 마을을 도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것도 이내 새마을 노래 뒤로 사라졌다. 버려야 할 미신과 가까웠던 것일까? 학교에서는 우리들의 노래와 우리들의 음악은 배운 바가 없다. 서양의 음악만을 배웠다. 꽃으로 솟아올라, 두드릴수록 솟아올라, 출렁이며, 덩더꿍 따, 신명나는 몸짓으로 한 판 놀아보고 싶다. 열두 발 돌무를 돌리며, 솟아올라, 바람이 되어보고 싶다.

 

   
 
 
전무용/시인

1956년 충북 영동 출생
한남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83년 <삶의 문학> 동인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희망과 다른 하루>(푸른숲)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시 전문 계간지 <시와 문화> 필진
현재 대한성서공회 번역실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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