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최근 초고층 건물을 짓기 위한 계획들이 이어지면서 앞 다퉈 ‘키 재기’놀음을 하느라 바쁘다. 이와 관련해 18일 국회 건교위 한병도 의원은 “3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일수록 일반 건물보다 화재에 약하다”며 이에 대한 시급한 개선을 요구했다.
일반적으로 초고층 건축물은 대형 공공시설 또는 복합시설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 고강도 콘크리트가 기둥이나 보에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 고강도 콘크리트가 화재 때에는 ‘폭렬(爆裂)현상’(콘크리트가 폭파하듯 터지는 현상)으로 내화성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즉, 화재로 데워진 콘크리트 속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안에서 터지게 되어 건물 붕괴를 가속화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서울시는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기본구상을 발표하며, 건설교통부에 화재 등 건축물 안전과 관련한 기준을 새롭게 개선해 줄 것을 요청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건교부의 건축물 내화구조 인정 및 관리에 관한 고시에는 건축물 용도와 규모에 따라 화재시 건축물 붕괴를 방지하기 위한 내화성능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12층 이상인 경우, 기둥·보와 같은 구조부위에 약 3시간 이상의 내화성능을 확보하도록 한 것.
이때의 내화성능 3시간은 건물에 있는 사람들이 대피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한 것이다. 그러나 30층 이상 초고층 건물에 쓰이는 고강도 콘크리트는 1시간 이상을 버티지 못함에도 대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검증 없이 사용되고 있다. 당연히 대형 참사가 우려되는 상황인 것이다.
한병도 의원은 “40MPa(메가파스칼) 정도의 강도에도 건교부가 규정한 3시간 이상 내화성능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으로 실험 결과 나오고 있다. 고강도 콘크리트는 강도가 세 질수록 급격히 내화성능이 떨어져 약 80MPa(메가파스칼) 이상 강도가 되면 1시간도 안되어 건물이 붕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콘크리트의 강도가 높다는 것은 고층 건물임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고층일수록 화재 때 붕괴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2001년 ‘9.11테러’로 무너진 뉴욕월드트레이드 센터의 대참사를 연상케 할 일이 국내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한병도 의원은 “일본에서는 이미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고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경우 내화성능 확보공법을 적용하고 있다. 건교위 역시 2005년 건교부에 대책을 질의한 바 있다. 그러나 건교부 차원의 내화성능에 대한 대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시급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반면, 건교부 관계자는 “고강도 콘크리트 규제조항을 신설하기 위해 건설기술연구원에 의뢰해 방안 마련을 마쳤다. 현재 유관기관에 시행규칙 고시를 의뢰하고 있다. 그것이 끝나면 입법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초에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건교부, “규제조항 신설 연구용역 거쳐 방안 마련”반박
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는 “고강도 콘크리트 시험 방법과 온도 판정 기준을 새로 만들었다. 앞으로 건물 규모에 따라 내화 성능 시험을 거쳐 기존대로 12층 이상은 3시간 이상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 규정이 건설 중인 초고층건물에 대해서는 적용할 수 없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법은 소급 적용이 없다. 통과 되면 의무화 되는 것이고 의무화에 앞서 업체들이 스스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확인결과 건교부 관계자의 말과는 달랐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기업들도 화재에 약하다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특별히 현장에 적용하고 있지 않다. 현재 자체적으로 고강도 콘크리트에 대한 내화기준을 마련해 적용하고 있는 곳은 대형 건설사 두 곳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병도 의원은 “현재도 국내 건설현장에서 초고층 건물 등에 고강도 콘크리트가 계속 타설되고 있다. 고강도 콘크리트는 많은 장점이 있어 대형 건물에 사용량이 증가할 것이다. 국민 안전과 재산보호를 위해서라도 내화성능에 대한 확인과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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