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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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0 17:29:38
[프라임경제]재력가와 전문직 재혼희망자들이 단체로 공개구혼에 나서 화제다.
재혼정보회사 ㈜행복출발(대표 김영란·www.hbcb.co.kr)은 최소 수십 억대 재산을 가진 재력가와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 남녀 8명이 이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적으로 재혼상대를 찾는 공고를 냈다고 10일 밝혔다. 구혼자는 남성이 5명, 여성이 3명이다.
공개구혼을 신청한 남성들은 사회적 성공을 거둔 후 젊고 아름다운 ‘트로피 아내’를 맞고 싶어하는 특징이 있었다. 미혼남성이 고소득 전문직 여성을 찾는 현상과 대조된다.
미국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김씨(45)가 이 중 가장 적극적이다. 본명과 얼굴을 모두 공개했다. 김 씨는 담당 커플매니저와의 상담에서 “미국에서는 신문광고 등을 통한 공개구혼이 일반화되어 있지만 한국은 다르지 않나”라며 반신반의하면서도 자신의 신상을 모두 공개해서라도 신부감을 찾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김 씨는 반드시 미국에 거주할 의사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며, 그 곳에 교포가 많아 결혼이민 후 적응이 쉬울 거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자녀를 꼭 낳을 생각이기에 신체건강을 고려해 10살 정도 연하로 연령대를 제한했다.
독신자로서의 외로움 외에 사회생활에서 겪는 소외감을 호소하는 구혼자도 있었다. 전 부인과 사별한 사업가 조모(57) 씨는 “사업상 부부 동반 모임에 참석할 일이 많아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재혼상대는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남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사교적인 성격이면 좋겠다”고 희망사항을 피력했다. 조 씨는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회사를 차려 150억 정도의 재산을 모았다.
대기업 간부인 우모(53) 씨는 이번 공개구혼자 중 유일하게 미혼이다. 50대 초반에 아직도 혼자라는 이유만으로 ‘혹시 무슨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안정된 직장, 50억 가량의 재산, 호감형 인상, 편안한 성격, 자녀 없음’ 등의 조건을 갖춰 1등 신랑감 중에서도 ‘블루칩’에 속한다. 우 씨는 “이왕 늦은 결혼이니 이상형에 가장 근접한 상대를 만나고 싶다”며 “예쁜 얼굴에 날씬한 체형,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여성을 찾는다”고 말했다.
100억대 재력가인 김모(48) 씨도 젊고 매력적인 아내를 원했다. 미남형 얼굴에 매너가 좋아 여기저기 맞선 제의가 많이 들어오지만 눈에 확 띄는 여성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 윤 씨는 ‘신장 165cm 이상의 미인, 4년제 대학 졸업자, 38세 이하의 출산경험이 없는 여성’ 등 구체적으로 상대 조건을 명시했다.
본인의 조건은 좋지만 이상형 조건은 의외로 소박한 경우도 있었다.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이모(49) 씨는 사별 후 자녀 2명을 홀로 키웠다. 40억 재력가에 선한 인상이라 맞선상대로 인기를 끌지만 연령이나 직업을 크게 따지지 않았다. 단지 ‘여성스럽고 친구 같이 편안한 상대’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여성 구혼자 3명은 상하 관계의 전통적인 부부상을 벗어난 평등한 부부관계를 원했다. 이들은 재혼상대 조건으로 취미와 여가생활을 함께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사항을 명시했다. 본인의 사회적 지위가 높고 경제 능력이 있기 때문에 남성의 재산 정도를 크게 따지지 않았다. 체격이나 인상을 중시한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세련된 외모가 돋보이는 20억 재산가인 의사 서모(48) 씨는 아내의 사회생활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도와줄 마음이 넓은 남성을 선호했다. ‘데릴남편’까지는 아니더라도 외조를 해줄 남성을 바랐다. 더불어 “유머 감각이 있고 키가 큰 편에 속하는 남성이 좋다”며 구혼장을 내밀었다.
신혼이혼을 경험한 약사 지모(34) 씨는 제대로 된 데이트와 결혼생활을 만끽하고 싶어했다. 지 씨는 “상대 남성의 경제적 능력은 불편하지 않을 정도면 된다”며 “대신 관심사가 비슷하고 대화가 잘 통했으면 좋겠다. 교제 상대가 생긴다면 카페와 영화관에서 데이트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탁월한 요식업 경영 능력으로 50억 대의 재산을 모은 윤모(50) 씨는 자신을 만능 스포츠우먼으로 소개하며 ‘체격이 좋고 건강하며 운동을 즐기는 남성’을 이상형 조건으로 꼽았다. 또 “앞으로 각 나라를 여행하고, 틈틈이 운동을 할 계획이기에 조직에 얽매인 남성보다는 자유로운 직업을 가진 상대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행복출발 김영란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재혼이 어려운 게 현실이며 특히 조건이 괜찮을수록 성공적인 재혼이 더 힘들 수 있다”고 전제하며 “이번 단체 공개구혼은 사회적 시선 때문에 그 동안 재혼희망 사실을 주변에 알리길 꺼려했던 전문직 종사자와 재력가들이 전면에 나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들은 조건을 앞세운다는 오해를 받을까 걱정하면서도 재혼에 대한 열망으로 용기를 냈다. 재혼도 초혼처럼 당당하게 의식이 변해가고 있음을 입증한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