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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패션이다

 

박광선 기자 | kspark@newsprime.co.kr | 2007.11.16 08:48:38
[프라임경제]서점 자기계발 코너에서 새로 나온 책들을 살펴보다 우뚝 발걸음을 멈췄다. 어디서 많이 본 로봇 그림(물론 책 표지로는 결코 낯익지 않은)이 떡하니 책을 장식하고 있지 않은가. 대부분의 책들이 저자의 얼굴을 대문짝만하게 넣거나 자극적인 카피를 잔뜩 멋부린 글씨체로 휘갈겨쓰는 식이 전부인데 반해, <장미와 찔레(특별판)>은 낸시랭의 대표작 타부요기니가 앞뒤로 자리잡고 있으니 눈에 안 띌래야 안 띌 수가 없었다. ‘혹시 저자가 낸시랭인가?’ 아니었다. 조동성 서울대 교수, 하버드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우리나라 경영학계의 최고권위자가 저자였다. 내용을 살펴보니 이야기 속에 교훈을 담은 소설형 자기계발서.
   
 
 


‘대체 이렇게 유명한 사람의 책을 왜 이런 식으로 만들었을까?’ 의도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책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마음의 양식 외에 또 다른 어떤 기능을 책에 부여해보고 싶었고, 책이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지성미를 입혀주는 패션아이템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너무 예뻐서 들고다니고 싶은 책, 패션아이템 수준의 디자인을 만들고 싶었고,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만들 수 있을만한 인물로 낸시랭을 떠올렸다.” 출판사인 아이웰콘텐츠 김성민 대표의 말이다.

낸시랭 역시 새로운 도전을 피하지 않았다. 일면식도 없는 김 대표가 다짜고짜 이메일로 해온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 것. “젊은 나이에도 불구 뭔가 하고자 하는 열정이 대단했고 책이 제시하는 메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 즐겁게 참여했다. 출간되어 나온 표지의 퀄리티도 무척 만족스럽다.”며 처음으로 도전해본 책 디자인의 소감을 밝혔다.

책은 타부요기니를 활용한 특별판과 외국책을 연상케 하는 일반판 두 종류로 나왔다. 같은 책을 서로 다른 디자인으로 낸 것 또한 새로운 시도. 시장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낸시랭의 팬과 안티팬이 뚜렷이 대립되듯, 표지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나뉘는 것. 남성 독자들은 특별판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은 반면, 20-30대 여성들은 강한 호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출판사는 귀띔한다. 기존 출판계에서는 실험적 디자인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도 많다고 한다.

혁신은 내부전문가에 의해 되는 법이 없고, 언제나 외부에서 온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 출판계의 젊은 사장과 새로움의 아이콘 낸시랭이 함께 저지른 이 겁없는 도전이 과연 성공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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