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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은 모두 공짜?

통신시장 빅뱅온다 5/ 보조금 규제 일몰

박광선 기자 | kspark@newsprime.co.kr | 2007.12.26 08:49:34
[프라임경제]통신시장 판도변화를 몰고 오게 될 변수 중의 하나가 보조금 규제 일몰이다.

휴대폰 시장의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 지난 2000년 도입된 보조금 규제가 예정대로 내년 3월27일 완전히 풀릴 경우 또다시 공짜폰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보조금 규제는 휴대폰 사업자를 옭죄던 족쇄였다. 따라서 휴대폰 보조금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자유롭게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된다. 예전과 같이 덤핑 과열경쟁이 벌어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보조금 규제 일몰 조치가 우려와는 달리 미풍에 그칠 수도 있다. 지난 2000년 6월부터 시행된 보조금 지급 관련 규제가 시일이 지나면서 상당부분 완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꽁꽁 묶여 있던 보조금 규제조치가 조금씩 풀려 현재는 18개월 이상 사용자들에게는 보조금 지급이 가능해졌다. 내년 3월이 되면 이러한 규제마저 사라지게 된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영업 전략에 따라 보조금을 자유롭게 지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관련업계 및 소비자들이 이를 예의 주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지난 2000년 도입된「전기통신사업법」상의 휴대폰 보조금 규제가 완전히 풀리면 예전과 같이 과열 덤핑경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시장쟁탈전이 치열해 질 경우 공짜폰이 판치던 예전의 불법 탈법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다. 또 선발주자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경쟁촉진과 소비자 중심의 경쟁구도가 이뤄지려면 규제완화정책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이러한 조치가 소비자들에게 무조건 유리하다는 말은 아니다.

실제로 LG경제연구원은 정통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궁극적 목적이 '소비자 후생향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보조금 규제가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지속되었다는 것은 보조금이 소비자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동전화산업에 대한 규제가 시작된 것은 96년 4월 신세기통신, 97년 10월 3개 PCS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면서부터다. 이때부터 시장경쟁이 가열되고, 과다한 보조금 지급에 따른 경제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면서 단말기 보조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규제내용은 다르다. 2001년 시장 재편 때까지는 단말기 보조금에 규제가 집중되었고, 3사 경쟁구도 하에서는 후발사업자의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대칭 규제가 골자를 이뤘다.

어찌됐던 돌발변수가 나타나지 않으면 현행 단말기 보조금 규제조치는 예정대로 내년 3월 일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부터는 사업자 자율에 따라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가입기간과 이용요금에 따라 차별화되었던 단말기 보조금이 사업자 자율에 따라 금액을 조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보조금 일몰 조치에 따른 득실은 따져봐야 한다. 누구에게 유리한지도 두고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자금 여유가 많은 선발사업자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3개 사업자 중 한곳이 단말기 보조금을 통한 가입자 유치 전략을 강화할 경우 과거와 같은 시장과열 양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부가서비스 무료화, 데이터요금 인하, 망내/외 통화료 할인 도입 등으로 성장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단말기 보조금 지급은 수익성 저하로 직결된다는 부담이 있다. 또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 환경으로 인해 단말기 보조금 지급을 통한 가입자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있어 과거와 같이 시장이 혼탁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보조금 규제가 일몰돼도 더 이상 소모적 마케팅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들어 이통업체들이 앞다퉈 보조금 인하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보조금 인하에 앞장 선 업체는 선발주자인 SKT. SKT는 지난 11월 1일부터 7만~35만원이던 3G 단말기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규모를 4만~26만원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그동안 5년 동안 SKT에 가입하면 최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 앞으로는 8년이 지나야 최고 금액의 혜택을 받게 된다. KTF와 LGT도 보조금 규모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이처럼 이통업체들이 보조금 인하에 나선 것은 소비자는 물론 기업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이통업체들은 지난 해 3월 휴대폰 보조금 지급이 합법화된 이후 가입자 유치를 위해 1조원이 훨씬 넘는 자금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가입자 확보 측면에서는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 업체가 보조금을 늘리면 다른 사업자도 덩달아 보조금 규모를 늘리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밑 빠진 독에 물붓기’다.

가입자도 마찬가지다. 휴대폰을 살 때 부담이 적어 이익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이통사의 요금인하 여력을 떨어뜨려 비싼 요금을 물어야 되는 등 소비자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안된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보조금 규제가 일몰되는 2008년 3월 이후 이동통신 시장 상황은 예측하기 힘들 정도다. 지금까지 이동통신 3사 모두가 보조금을 가입자 증대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보조금 규제 폐지 이후 시장 과열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용약관을 통한 보조금 규제의 지속 ▲의무약정제 도입 등을 심각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찌됐던 통신서비스에 대한 규제는 공공성, 높은 산업연관 효과, 자본집약적 및 기술집약적 산업이라는 통신서비스의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통신서비스는 국민생활의 필수불가결한 보편적 역무, 막대한 자본과 기술이 집약되는 사업 특성으로 자연적으로 독과점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 경쟁을 방지하고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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