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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불법인수 '론스타' 먹튀만은 막아라"

민주노총등 "외환은행 매각 금지후 관련 공무원 처벌" 한 목소리

최봉석 기자 | bstaiji@newsprime.co.kr | 2006.02.01 18:39:39

[프라임경제] 미국계 투자펀드로서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본사를 둔 투자회사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과정에 대한 의혹이 풀릴 때까지 매각이 유보되고, 금감원이 매각을 승인해줘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론스타는 현재 투기자본감시센터와 국세청에 의해 고발돼 있는 상태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론스타는 지난달 말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비밀유지약정서(CA)를 국내 주요 금융사들에게 발송했고 이 가운데 유력 인수후보사를 선정해 매각정보안내서(IM)를 보낼 예정이다.

특히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최소한 5~6개월은 걸릴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매각 작업을 예상했던 5월보다 두 달 정도 앞당긴 3월 초에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론스타의 이 같은 발빠른 움직임은 탈세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데다가 금융관련법위반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대주주자격을 잃어 향후 매각 구도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론스타는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 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현 외환은행의 주가는 시가총액 9조5769억원에 달하고 론스타 지분은 4조8000억원에 정도에 이른다.

이 때문에 2003년 1조3800억원을 투자해 3년 만에 3배가 넘는 수익을 올린 론스타가 투기수익을 빼가기 위해 통상적으로 걸리는 매각시기를 앞당기는 등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10월 30일이 지나면서 외환은행 주식 의무보유기간이 끝남으로써 외환은행을 매각할 수 있게 된 론스타는 온갖 투기적 수법을 자행해 노동자와 평범한 시민의 이익을 침해해 얻은 엄청난 수익을 챙겨 도주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노동계도 론스타의 이런 발빠른 행보에 대해 놀라며 “투기자본에 놀아난 정부가 각성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져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와 관련 1일 성명을 내고 “론스타는 외환은행 재매각을 통해 불과 2년 만에 3조원의 차익을 거둘 예정이며 현행법상 주식양도차익이 비과세 대상이고 해당펀드가 조세피난처에 기반하고 있어 거액의 탈세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정부는 이에 대한 실질과세대책을 똑바로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불법 인수한 사실을 명백히 밝혀 그에 관련된 정부관료들을 처벌하고 불법적인 외환은행인수를 원천무효화하고 론스타의 대주주자격을 박탈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론스타가 수사결과도 나오기 전에 외환은행을 매각해 거대한 수익을 챙겨 도주하려는 의도를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과정, 뭐가 문제= 1991년 미국에서 설립된 뒤 주로 부실채권 정리, 부동산 운용, 구조조정 등에 투자하는 론스타는 한국에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예금보험공사로부터 5000억원 이상의 부실채권을 사들이면서 진출했다. 1998년, 이름도 생소했던 론스타는 국내에 처음 얼굴을 선보인 것이다.

이후 조흥은행(7600억원), 평화은행(4600억원) 등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도 잇달아 인수했다. 부동산 분야로도 눈을 돌려 동양증권 여의도사옥, SKC 여의도사옥, 현대산업개발의 역삼동 아이타워(스타타워)도 인수해 차익을 남겼다. 한마디로 부실화된 채권을 저렴한 값에 인수해 정상화시키고 수익을 남기고 팔아넘기는 고난이도의 사업수완을 IMF 이후 휘청거리고 있는 한국에서 발휘한 것이다.

그런 론스타는 2002년 서울은행 인수에 뛰어들다 실패한 뒤 2003년 금감위와 협상을 통해 외환은행 인수를 성사시키고자 했다. 앞서 2002년 11월 여신전문금융회사인 한빛여신을 3억2700만달러에 사들였는데 론스타의 사업 스케일로 볼 때 한빛여신은 성에 차지 않았던 것.

문제는 은행법에 따르면, 외환은행이 ‘비금융기관’인 투기펀드 론스타에 매각되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당시 금감위는 2003년 7월경 이른바 ‘비관적 시나리오’를 작성해 이를 토대로 외환은행이 ‘부실금융기관의 정리 등’의 특별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짜 맞추고, 미국계 투기펀드에 매각하도록 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이진구, 권영세 의원 등 12명의 공동 발의로 지난해 12월 감사원에 제출한 ‘외환은행 불법 매각 의혹에 대한 감사청구안’에 따르면 금감위 등 정부 당국이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기 위해 조직적인 개입을 통해 각종 경영지표를 왜곡해 외환은행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둔갑시켰으며, 이를 근거로 외국계 펀드에 불법 매각했다고 드러나있다. 당시 외환은행을 부실은행으로 간주할만한 이유는 전혀 없었는데도 말이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통계수치 조작 등으로 외환은행이 부실금융기관으로 둔갑하고, 우리정부 관료들이 발벗고 나서서 법령을 확대 해석해 현행법상 은행을 취득할 자격이 없는 론스타 펀드에게 은행을 넘겨준 전 과정은 조직적 범죄행위”라며 “외환은행의 매각은 명백한 불법행위로서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재매각할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투기자본 뭐가 문제= 노동계는 줄어드는 자본의 이익을 만회하기 위해 노동자의 이익을 공격하는 ‘신자유주의의 노동자착취의 전형적인 사례’를 투기자본으로 규정하고 있다. 투기자본의 문제는 단기간에 거둔 수익을 해외로 유출시킨다는 점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짧은 기간 내에 큰 이익을 내기 위해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비정규직양산을 통해 고정지출 비용을 줄인 후 주가를 높여 철저히 대주주와 경영진에게만 집중된 방식으로 이익을 분배한다는 데 있다.

이런 가운데 투기자본은 인수합병, 대량해고, 고배당, 주식시장 교란 등과 같은 이익추구방식을 통해 기존의 축적된 한국기업의 가치와 자산마저 차지했다.

결국 투기자본의 수익창출은 대량해고와 노조약화 등 고스란히 노동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국책은행이었던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실제 1000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감원과 비정규직화 같은 구조조정은 주가를 올리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수많은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으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외자유치라는 명목으로 투기자본이 온갖 불법을 저질러도 통제하기 어렵도록 각종규제장치를 없앴으며 당연히 해야 할 세금징수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 외환은행 노조 반발 움직임=이런 상황에서 외환은행 노조는 매각이 되더라도 외국 자본이나 다른 국내 은행보다는 독자 생존을 모색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 인수를 놓고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 노조는 이미 “하나은행은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매각과정에 잡음이 예상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은행이 주식교환과 같은 외상매입을 통해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그들 자신의 무능력을 반증하는 것인 동시에 특혜로 성장해온 저열한 습성을 아직도 못 버린 탓”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 하나은행은 ‘외국계 자본은 안된다’는 국민 정서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듯 하지만 적어도 하나은행 만큼은 외국계 자본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며 독자생존 가능성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매각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독자 생존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전망하고 있어 하나은행의 인수가 유력해질 경우, 양 은행간의 충돌도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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