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흔히 벤처기업의 본질은 “누가 소유하는 것인가가 아니라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수행하는 도전정신”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매우 시의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2006년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는 인터뷰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큰 적은 경쟁업체가 아니라 대기업 병에 걸린 것이라고 했다. 즉, ‘성공한 MS’가 가장 무서운 적이라는 것이다.
1990년 대 쓰러져 가는 IBM과 같은 거대 공룡기업을 일으켜 세운 것도 과감한 도전정신이었다. 해결사로 나선 루 거스너 신임 회장은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걷던 컴퓨터 하드웨어 제조사업에서 과감하게 서비스 중심회사로 업종 전환을 하여 당시 “코끼리” 기업이라고 조롱 받던 IBM을 춤추게 만들어 부활시켰다.
◆ 국내벤처기업의 M&A 장애요인
우리나라에서 일반기업들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M&A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990년대 중반 이후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 짧은 M&A역사에서 부작용으로 많은 기업들이 파산하였다. 그리고 1997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기업인수를 위한 M&A보다 살아남기 위하여 기업 혹은 사업부를 처분하는, 기업매각을 위한 M&A가 매우 활발히 전개되면서 기업구조조정이 일반적으로 넓게 전파됐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 국내 기업들간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업인수와 합병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삼보컴퓨터는 왜 부실화되기 이전에 기업매각을 추진하지 못하였으며, 휴대폰 제조회사인 팬택과 브이케이는 왜 살기 위한 합병을 하지 못했을까? 그리고 지금도 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 제조사업부는 세계시장 1위인 노키아에 대항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합병하지 않을까?
국내에서 M&A가 활발하게 일지 않는 것은 대체로 다양한 인식 부족이 복합적으로 엮여있기 때문이다.
특히, M&A에 대한 잘못된 인식, M&A에 대한 부정적인 기업문화, 재테크 혹은 머니게임 성격의 M&A 문화, M&A 전문가의 부족, 경영전략으로서의 Win-Win Game에 대한 이해 부족, 기업가치평가에 대한 이해 부족, M&A 활성화를 위한 제언, 유연한 사고와 개방적 경영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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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김종훈 사장은 자신이 창업한 유리시스템즈사를 1998년 과감하게 루쓴트테크놀로지사에 약 10억 달러에 매각하고 계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국내 DMB 칩셋 전문기업인 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사의 고범규 사장이 2006년 미국 Analog Devices Inc.에 매각하고 디지털TV사업부의 사장으로 취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종훈 사장과 고범규 사장은 자신이 직접 창업하여 성장시킨 회사를 매각하고 벤처정신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더 큰 경쟁자와의 경쟁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위하여 큰 조직으로 들어간 것이라 보는 것이 오히려 현명할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유동성을 확보하고 리스크를 낮출 수 있었다는 것도 일종의 보너스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국내 수 많은 벤처기업가들은 오로지 기술적인 측면만을 보고 경영적인 마인드를 잃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왜냐하면 기술을 개발하고 나더라도 정작 대량생산 시설의 확보 혹은 마케팅을 위한 자금이 필요할 때가 되면 자금조달에 애를 태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 조기에 수시로 M&A 전문가와 상담
M&A라는 것은 최고경영진이 내려야 하는 의사결정 가운데 “가장 복잡하고 어려우며 가장 위험한” 비지니스로 꼽힌다. 따라서 M&A를 직접 실행하는 것 보다 수시로 주위의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때 전문가는 회계 혹은 법률전문가가 아니라 경영전략과 재무적인 이론과 경험으로 무장된 전문가이어야 한다.
그리고 많은 벤처기업들이 사업이 어려워 지거나 자금에 쪼들리게 되면 그 때서야 M&A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는 이미 M&A를 하기에는 너무 늦거나 시간이 촉박하여 M&A전략 수립이나 협상력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성공적인 M&A를 위해서는 상시 관심을 갖고 전문가와 상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제해진(블루아이콘 대표, 서울대 경영대 및 동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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